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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의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은 바로 <흑백요리사>이다. <흑백요리사>는 지난 9월 17일에 넷플릭스에서 처음 방영된 요리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맛은 최고지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재야의 고수 '흑수저'가 대한민국 최고 스타 셰프 '백수저'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경쟁하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프로그램 TOP 10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인기에 힘입어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의 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 코리아의 첫 요리 프로그램이라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전에 방영되었던 요리 프로그램과 <흑백요리사>가 달랐던 것은 무엇이었기에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칠 수 있었던 것일까.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서바이벌의 필수 요소, 서사


 

경쟁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서사다. 경쟁 프로그램에서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하는 출연진들은 그들만의 서사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반응한다. <흑백요리사>도 이러한 면에서 출연진들의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이 갔던 출연진은 만찢남, 철가방 요리사였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독학으로 요리를 배웠다는 점이다. 만찢남은 만화책에 나오는 요리를 따라 해보며 요리를 공부했고, 철가방 요리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중식당에서 배달을 하다가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요리 실력은 매우 출중하다. 두 사람의 모습은 어느 분야든 독학하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학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따라서 어느 분야든지 독학을 하다 보면 과연 내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든다. <흑백요리사>에서는 독학으로 요리를 시작했지만 결국 흑수저 20인 안에 드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독학하는 이들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이외에도 아이들에게 맛있는 급식을 먹이기 위해 요리하는 급식대가와 비빔밥을 너무 좋아해서 비빔 문자까지 창제한 비빔대왕 등 다양한 캐릭터성을 가진 출연진들이 대거 등장한다. 모두 각자 다른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모두 요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든다.

 

 

 

심사위원 간의 케미


 

<흑백요리사>에는 두 명의 메인 심사위원이 출연한다. 두 심사위원도 흑수저와 백수저처럼 심사 스타일이 다르다. 백종원은 한국 외식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인물로, 대중적인 맛을 위주로 심사한다면, 안성재는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파인 다이닝의 오너 셰프로 디테일한 면을 중점으로 심사한다.


몇몇 시청자들은 심사위원이 두 명이라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심사위원이 두 명이라는 점이 흑백요리사가 더 흥행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경쟁 프로그램처럼 다수의 심사위원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 조금이라도 사회적으로 더 파워가 센 심사위원의 선택이 최종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각각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다른 심사위원 두 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을 때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반된 두 사람의 케미가 더 돋보이는 듯하다.


<흑백요리사>를 보며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두 심사위원이 참가자들의 요리를 존중해 준다는 점이었다. 만약 심사위원이 음식의 맛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혹평만을 남겼다면 보는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져 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심사위원이 음식을 맛보고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유쾌하게 피드백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이 조금 더 프로그램을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보며 따뜻한 노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불렸던 '싱어게인'이 생각났는데, 실제로 <흑백요리사>는 싱어게인을 기획한 윤현준 PD가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독설만이 난무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원하지 않는다. 인간적이면서도 서로 존중할 줄 아는 프로그램을 원한다.

 

 

 

오로지 맛으로만 승부한다


 

흑수저 20인이 결정되고 흑수저 20인과 백수저 20인은 일대일 요리 대결을 했다. 이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점은 완성된 요리를 안대를 착용하고 맛본다는 점이었다. 보통 블라인드라 하면 만든 사람만 비밀로 하지만 <흑백요리사>에서는 심사위원이 안대를 착용함으로써 먹기 전까지는 메인 재료를 제외하고 사전 정보를 알 수 없다. 특히 이러한 블라인드 테스트 흥미로운 점은 장사천재 조사장과 이영숙 셰프의 대결에서 잘 드러났다.

 

 

내가 10년 동안 되게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달려왔다 생각했는데, 참 덜어 냄의 미학을 몰랐다는 걸  오늘 진짜 너무 크게 깨달았어요.

 

- <흑백요리사> 4화 에피소드 중

 

 

두 셰프는 우둔살을 메인 재료로 한 음식을 선보였는데 이때 장사천재 조사장의 요리 비주얼이 화려했다면 이영숙 셰프의 비주얼은 상대적으로 소박했다. 하지만 맛으로만 승부했기 때문에 이영숙 셰프가 승리했다. 심사위원들도 해당 대결이 끝난 뒤  요리의 비주얼에 관한 언급을 했는데, 만약 블라인드로 맛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심사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점에서 흑백요리사 심사 기준이 얼마나 공정한지를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결국 뭐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겉모습보다 본질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며 시청자들에게 뜻깊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팀경쟁에서 느끼는 동질감


 

3번째 미션으로 주어진 것은 고기와 해산물, 두 가지 재료 중 자신 있는 재료를 선택해서 대결하는 흑수저 대 백수저 팀 대결이었다. 이 미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셰프들의 팀전이었다. <흑백요리사>에 참가한 출연진들 대다수는 한 레스토랑의 오너로 팀원보다는 팀을 이끄는 리더의 포지션에 위치해 있다. 오너 셰프들끼리하는 팀전은 과연 어땠을까. 순탄하게 흘러가기만 했을까.


미션에서 큰 마찰은 없었지만 사소한 마찰은 있었다. 대부분 그 마찰은 리더와 팀원 간의 마찰이었는데, 이러한 팀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카리스마와 리더의 의견을 잘 따라가는 팀원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마찰이 있던 팀들은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았고, 리더들은 팀원들을 잘 이끌지 못했다.


팀 내의 분위기가 요리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고기 대결, 해산물 대결 모두 승리한 팀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와 그 리더를 잘 따라가는 팀원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학창 시절을 보내며 조별 과제를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별 과제를 떠올리면 PTSD가 온다고 하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별 과제를 선호하지 않는다. 팀원 모두가 열심히 과제를 수행한다면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셰프들도 팀경쟁을 하며 마찰을 겪는다는 것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동질감은 우리를 더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만들고, 조별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하는 팀을 응원하게 만든다.

 

 

 

아직 남은 에피소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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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흑백요리사>가 많은 관심을 얻게 된 이유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이라든가, 경쟁이라는 소재 자체에서 오는 재미 등이 있을 것이다. 이전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유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혹시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면 [Opinion] 그래도 여전히 시청하는 이유를 검색해서 읽어보길 바란다.


지금까지 공개된 에피소드는 7화까지로 앞으로 총 5개의 에피소드가 남아있다. 앞으로의 에피소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이전 에피소드에 공개된 요리을 향한 셰프 100인의 열정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되면서 오늘 인기 있었던 것이 내일이면 인기 없다고 느껴지는 요즘, <흑백요리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보면 오랜만에 정말 제대로 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제작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흑백요리사>를 통해 K-POP처럼 K-FOOD도 전 세계인들에게 더 널리 알려지길 바라며, 아직 <흑백요리사>를 안 본 이가 있다면 시청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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