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림으로 건네는 위로 -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글 입력 2023.02.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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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여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3년 동안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보건 목적으로 시작한 마스크 착용은 이제 자기를 감추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으며 관계의 선을 긋는다.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지금, 밖을 다니다 보면 아직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행위가 관계에 대한 무관심과 소극적인 태도임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마스크를 벗는 것이 타인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의 출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출발이 어려운 법이다. 나 또한 마스크를 벗고 타인을 대하는 것에서 약간의 어색함과 두려움이 있다.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55점의 그림으로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사랑에 대한 아픔을 어루만진다. 책을 읽다 보면 심리 상담을 받는 느낌이 든다.

 

상담가에게 진실을 툭 내뱉는 것처럼 그림을 보고 글을 읽다 보면 어느덧 부정했던 우리의 마음속 깊이 내재된 진심을 비로소 두 눈으로 마주하며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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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주로 다루는 관계는 바로 ‘사랑’이다.

 

사랑에 대한 두려움은 저마다 있다. 저자는 그림을 통해 ‘양가감정’을 언급하는데, 행복함과 애틋함이 가득한 사랑이지만 그 사랑에서 불안함과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상반된 감정의 불균형이 두려움을 키우고 우리들은 ‘사랑’에 있어 울고 웃는다. 그런 사랑에는 다양한 추억과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좋았으면 추억이고 나빴으면 경험이라는 말이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그림들을 보다 보면 유독 눈에 띄고 마음에 와닿는 그림이 보인다. 그러곤 자신의 추억과 경험을 떠올린다. 만약 분에 차고 눈에서 눈물이 흐를 것 같다면 그때, 저자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우리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그림을 통해 우리를 직시하며 위로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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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현실이 드라마라고 하지만 그림은 더 극적이다.

 

화가가 중요시하는 것이 더 과장되어 나타나며 현실을 초월하기도 한다. 그림은 현실적인 우리의 이야기를 각색해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림을 봤을 때 무게중심에서부터 전해오는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그림에서 공중에 떠있는 인물은 행복함을, 길게 늘어진 몸과 그림자는 무력함을, 짙은 어둠은 우울함과 두려움을 우리의 마음속에서 끄집어 낸다. 그래서 저자가 위로를 건네기 전에 우리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부정했던 감정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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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을 닦고 당신의 길로 꿋꿋이 걸어 나가세요.

 

 

책은 이별과 지나간 관계 등,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마무리한다.

 

즉, 사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남을 얼마나 사랑하고 남에게 얼마나 잘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위로와 응원은 더욱 무게감을 더해가며 사랑의 화살표를 자신에게 돌린다.

 

단순히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지 않고 그 눈물을 스스로 닦도록, 그리고 당당하고 꿋꿋하게 우리의 길을 걸어나가도록 한다. 책의 마지막 챕터는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한다 해도’로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이와 어울리게 마지막 그림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인데 그녀는 자존감이 아주 높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을 들여다보며 그리는 자화상같이 우리 또한 우리를 직시하며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영화 ‘바빌론’을 봤다. 영화를 보고 느낀 건 우리의 인생은 짧지만 영화는 길다는 것이었다. 그림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소멸되고 손상되지 않는 한 영원히 존재하지만 우리는 유한한 존재다. 저자는 안 좋은 기억과 경험은 그림에 묻어두고 짧은 우리의 인생을 즐겁게 살자고 한다.

 

그렇다. 사랑에 울고 이별에 울던 그런 경험은 그림에 던져두고 앞으로 찾아올 새로운 사랑과 우리의 인생에 웃어보자. 책을 덮을 때 또 다른 나의 삶이 시작된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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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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