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리내가 반짝이는,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

다양한 시각을 불어넣는 상상력의 향연
글 입력 2022.10.08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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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_최종.jpg

 

 

애니메이션은 매력적이다. 언어가 없이도, 오직 그림과 움직임만으로 세계를 창조하고 메시지와 감동을 전한다. 작가가 화면 위에 펼쳐내는 세계를 알아가는 것은 흥미롭고 틀을 깨는 과정이다. 작년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1에서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듬뿍 빠졌던 것처럼 올해도 인디애니페스트를 찾았다.

 

2022의 메인 주제는 미리내.

 

미리내는 '은하수'라는 제주 방언이다.

 

공식 트레일러는 작년 인디애니페스트 '인디의 별' 수상자 에릭 오의 작품이다.

 

 

 

 

끝없이 펼쳐진 길 위를 달리고, 강을 건너,

산을 올라 결국 정상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가슴 안에 품고 있던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거야.

 

이제 눈을 감고, 너의 빛을 타고 힘껏 날아올라.

찬란하게 반짝이는 색의 향연. 이야기의 은하수.

 

너무 수고했어. 이제 숨 한번 돌리고.

우리가 함께 만든 미리내를 따라 천천히 함께 걷자.

 

 

작은 덩어리는 길을 지나고 강을 건너고 절벽도 오르며 울퉁불퉁한 길을 내지른다. 어두운 색이었던 덩어리는 절벽을 오르며 긁히고 겉표면이 벗겨지며 점차 밝게 빛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덩어리는 하늘로 오른다. 구름 위에 오른 반짝이는 덩어리는 혼자가 아니었다. 주위의 반짝이는 덩어리들은 이제 함께 같은 방향으로  모여 하나의 은하수를 이룬다.

 

이렇게 빛나는 은하수들. 인디애니메이션 작가들, 예술가들이 모여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임을 암시한다. 벅차오르는 트레일러였다.

 

이번에 본 섹션은 아시아로4다. 아시아의 작가들의 여러 단편 작품들을 보았다.

 

 

 

까마귀 The Crow


 

어두운 숲속에 썩은 고기를 뜯는 까마귀 무리, 한 점이라도 얻어먹으려 한 마리 두 마리가 모여든다. 그곳에서 떼낸 고기 한 점. 그것을 또 낚아채는 다른 까마귀.


이 상황을 지켜보는 까마귀 한 마리. 그 까마귀는 땅 위의 한심한 까마귀들의 일엔 관심이 없다. 대신 하늘 위를 올려다본다. 하늘 위엔 하얀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간다.

 

까마귀는 곧 하늘 위 독수리를 향해 날아간다. 독수리와 함께 비행을 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거센 바람과 높은 고도, 까마귀는 독수리를 쫓으려 작은 날개를 휘적여보지만 이내 힘이 다 빠져 버린 건지 추락해버린다.


까마귀를 시험하듯 계속 어려운 비행을 하던 독수리는 이 모습을 보고 까마귀를 한 번 도와준다. 한 번의 큰 실패를 이겨낸 까마귀는 이제 더 이상 이전의 까마귀가 아니다. 날개도, 눈빛도, 몸집도 이전과는 다르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하늘 위로 날아가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꿈을 꾸는 것, 역경에 마주하는 것과 닮아있다.

그리고 역경을 이겨낸 후 우리는 성장해 있기에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있다. 경험 면에서도 사고의 측면에서도 외모적인 모습에서까지도, 알게 모르게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있다.

그리고 그렇게 달라져서 내가 있던 집단에 돌아왔을 때, 다른 까마귀들은 달라진 까마귀를 공격한다. 변화가 두려운 까마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성장한 까마귀는 도망치지만 이 모습을 보던 또 다른 까마귀가 바뀐 까마귀가 날아간 하늘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우리가 성장을 하는 것은 나만을 위한 일은 아니다. 누군가 나의 모습 보고 성장의 열의를 다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변화는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온다.

작가의 거친 선과 움직임을 잘 표현해낸 작화는 더욱 몰입감 있게 애니메이션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다양한 시각을 불어넣는 상상력, 인디애니페스트


 

충격적인 작품도, 공감 가는 작품도, 귀엽고 공감 가는 작품도 있었다.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표현으로 창의성과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유명하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특정 회사의 애니메이션을 가장 많이 보곤 했다. 이번 인디에니페스트는 대중적인 세계관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 시각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각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반짝이는 상상력을 불어넣어 주는 인디애니페스트가 오랫동안 계속됐으면 좋겠다. 

 


[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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