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신성한 보드-결투에 참여하라 - 보드게임 '벚꽃 결투'

글 입력 2022.09.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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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보드-결투에 참여하라

무지성 게이머 4편 : 보드게임 '벚꽃 결투'

 

 

놀이문화에 대한 관심 증가로 보드게임이 게임산업의 중요한 주축 중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보드게임 관련 콘텐츠에 대한 꾸준한 질 개선과 테이블탑 시뮬레이터와 같은 좋은 보드게임 툴 개발로 모든 사람들이 관심만 있다면 언제든 여러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누구나 어디서든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보드게임 플레이어들이 오프라인 플레이를 선호한다. 오프라인 플레이가 더 선호되는 이유는 보드게임 특유의 손맛과 사회적 상호작용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손으로 여러 요소를 만지는 것을 즐기고, 테이블의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즐긴다.

 

오늘 무지성 게이머에서는 보드게임을 소개한다. '벚꽃이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이하 벚꽃결투)는 최근 국내 카드게임 유저에게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보드 게임 중 하나다. 벚꽃결투니는 전략과 액션 두 가지 특성이 적절하게 결합된 독특한 컨셉으로 국내에서 빠르게 인기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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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벚꽃 결투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참가하는 일대일 카드대전 게임이다. 각 플레이어는 두 여신의 힘을 빌린 미코토가 되어 상대와 결투한다. 플레이어는 상대와의 거리를 계산하여 공격이나 행동할 수도 있고, 벚꽃의 오라를 둘러 방어하거나, 벚꽃의 힘을 흡수해 더 강력한 기술을 쓸 수 있다. 플레이어가 상대의 라이프를 0으로 만들면 승리한다.

 

각 여신의 독특한 컨셉이 플레이 스타일과 승리 조건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예를들어 유리나와 히미카는 특정 거리에서 강력한 공격카드를 사용하고, 치카게나 신라는 상대의 핸드를 통제하여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낸다. 이외에도 카드가 점점 강화되거나, 상대를 속여서 이득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결투를 시작하기 전에 플레이어는 여신의 특성을 고려하여 자신의 덱을 수정하거나 새로 구성할 수 있다. 흔히 덱 빌딩 카드 게임의 가장 큰 재미는 카드를 수집하고, 플레이 도중 일정한 수의 카드를 모아 놓은 덱에 카드를 채워 넣으면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데 있다. 하지만 벚꽃 결투에서는 수집과 트레이딩 요소가 제외되어 있다.

 

기존의 카드 대전 게임에서 부스터를 뜯거나 이미 만들어진 덱을 사용하도록 했다면, 벚꽃 결투에서는 처음부터 모든 카드를 제공한다. 덱빌딩 과정에서는 간격, 각 카드간 시너지, 승리전략 등을 고려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얼마나 게임을 잘 구성하였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라진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두 여신을 선택해 총 22장의 카드 중 7장의 통상패와 3장의 비장패를 선택한다. 통상패는 조건이 갖춰진다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카드고, 비장패는 특정한 자원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게임을 시작하면 통상패는 섞은 다음 3장을 뽑고, 비장패는 플레이어만 볼 수 있도록 세팅한다. 게임은 각 플레이어가 턴을 돌려받으면서 카드를 드로우하고, 손에서 카드를 내는 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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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내기 위해서는 '간격'이 맞아야 한다. '간격'은 벚꽃 결투에서 가장 중요한 컨셉 중 하나다. 두 플레이어 사이에는 10개의 벚꽃이 놓여져 있다. 게임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일대일 전투의 포지셔닝과 결투 장면을 추상화했다. 두 명의 펜싱 선수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총을 쏘거나 칼을 휘두르는 거리가 다른 것처럼, 상대와의 간격(거리)에 따라 낼 수 있는 카드가 다르다. 간격이 맞지 않는다면,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각 플레이어나는 전진을 통해 간격을 줄이거나, 후퇴를 통해 간격을 넓혀야 한다. 이러한 행동에는 매턴 회복되는 '집중력'을 사용하거나, 손에 있는 카드 한 장을 버려야 한다.

 

전진을 하게 되면 그 간격에 있던 벚꽃이 전진하는 플레이어에게 붙어 '오라' 즉 방어막이 생기게 되고, 후퇴를 하게 되면 '오라'에 있던 벚꽃이 간격으로 옮겨져 방어가 약해지게 된다. 0~2간격인 달인의 간격에서는 특정 카드 없이 가까이 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라의 감소없이 후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근거리 간격을 사용하는 여신이 많을 뿐만 아니라, 후퇴의 리스크와 달인의 간격으로 인해 게임은 주로 4~5 간격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공격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상대 플레이어는 데미지를 오라(방어막)로 받거나, 라이프(목숨)으로 받을지 고를 수 있다. 오라는 전진이나 휘감기를 통해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0이 되어도 패배하지 않은 자원인 반면, 라이프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회복하기 어렵고 0이되면 패배한다. 하지만 라이프로 데미지를 받으면 비장패를 사용할 수 있는 플레어가 차기 때문에, 전략적인 데미지 분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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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안, 깊은 수심


 

개인적으로 벚꽃 결투는 두 가지 방면에서 놀라운 인상을 준 게임이다. 첫번째로, 시각적인 요소다. 붓터치가 도드라지는 일러스트는 카드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의 요소를 직접 만지고 조작하는 보드게임에서 구성품은 실제 경험에 관여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벚꽃 결투는 보드게임의 구성품도 아름답다.

 

구성품 중 가장 시각적 만족감을 준 부분은 벚꽃 토큰이다. 게임판에 올려지는 10개의 벚꽃 잎은 실제 신성한 결투를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벚꽃 토큰은 나무나 가벼운 플라스틱 질감 토큰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쪽 다 적당한 무게감에 부드러운 질감으로 마무리 되어있어 쉽게 옮길 수 있다. 게임 보드나 추가 판은 질 좋은 보드지로 구성되어 있어 적당히 내구성 있다.

 

두번째로, 트레이딩이 없다는 점이다. 모든 여신의 카드를 모은다고 계산하면 십만원 이상의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런 기술이 의문스러울 수 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일대일 대전 덱빌딩 카드게임에서 '팩을 까지 않는다'라는 것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스스톤이나 매직 더 개더링, 유희왕과 같은 카드 게임은 일반적으로 트레이딩 요소가 강조된다. 이 중 매직 더 개더링과 비교해보자면, 우선 카드 풀에서 큰 차이가 난다. 매직 더 개더링은 카드의 풀도 몇 만장을 넘어가는데 다가, 카드별 성능차이가 심하다. 이에 따라 정말 강한 덱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사람들과 적당히 주고받을 수 있는 잘 돌아가는 덱을 하나 짜기 위해서는 몇 십만원이 깨진다.

 

나는 매직 더 개더링을 위대한 카드게임 중 하나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트레이딩 요소가 소모적이라고 느껴왔다. 재미있지만, 최소한 더 많은 사람들과 ‘캐주얼’한 게임을 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등급에 따라 카드간 성능차이가 심한 카드 대전과 달리, 벚꽃 결투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효과를 만들고 매력적이다. 효율적인 카드는 있지만, 가장 좋은 카드는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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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벚꽃 결투는 캐주얼한 일대일 덱빌딩 카드 게임을 찾아 헤맨 내가 찾은 답같은 존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카드풀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뻗어나갈 수 있는 전략이 적은 것도 아니다. 어떤 여신을 상대하느냐, 어떤 여신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느냐, 승리 플랜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처럼 벚꽃 결투는 매력적인 카드게임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레이 옵션을 제공하는 좋은 보드게임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플레이어들은 전체적인 카드풀에 대해 이해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실 이런 부분이 이 게임의 진입장벽을 더 높게 만든다.

 

처음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각 여신의 독특한 매커니즘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덱 빌딩이 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카드 풀에 대한 지식의 차이가 심한 경우에는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파고들 요소가 충분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이 숙달된다면 더 멋진 결투가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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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종합하면, 벚꽃 결투는 처음 매력을 느끼고 입문하기는 쉬운 게임이지만 숙달은 어려운 게임이다. 사실 미소녀가 등장하는 이미지 때문에 시작하기가 조금 부끄러울 수 있다. 여성 플레이어는 요즘 같은 시대에 지나치게 사랑스러운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 과연 정치적으로 얼마나 올바를까하는 윤리적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게임을 몇 판 하다보면-이 아래 부분은 주변 플레이어의 말을 빌리겠다- 미소녀는 어디가고 서로의 심장을 노리는 냉혹한 듀얼리스트 둘이 남는다. 그리고 솔직히, 딜레마에 오래 머무르기에는 너무 여신들이 아름답고 매력적이지 않은가.


혹시나 이 글을 보고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든 사람이라면 몇 가지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우선 되도록 비슷한 수준의 사람과 함께 시작하도록 해라. 그리고 실물 보드게임으로 하는 것이 가장 즐겁지만, 구매하기는 부담스럽고 보드게임 카페에 잘 비치되지 않는 게임이라 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게임 판이 열리는 곳을 열심히 찾다보면 게임을 맛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좀 더 첨언하자면,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방어적으로 플레이하거나 대응하는 카드들의 가치가 높은 편이다. 공격 카드말고도 여러 카드를 과감하게 사용해보자. 어나더 여신들이 어렵다는 평이 있지만, 의외로 나와 잘 맞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취향을 찾기위해 여러 여신을 플레이 해보는게 가장 중요하다. 게임을 조금 해봤다면 여신을 추천해주는 테스트도 있으니 해보길 권한다.

 

벚꽃 결투는 마음만 맞다면 하루종일 해도 질리지 않는 게임이다. 카드 게임에 익숙하고 전략을 빠르게 배우는 경우 당장 이 게임을 권해주고 싶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한번쯤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멀리서 혼자 총 쏘는 히미카나 중거리에서 묵직한 일격을 먹이는 유리나와 함께 라면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처음에는 게임하는 것도 어렵고 규칙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만, 계속해서 하다보면 잊지 못할 경험을 주는 게임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벚꽃 결투에 참여하길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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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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