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취향의 발견 -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도서]

글 입력 2022.03.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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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정세랑 작가의 여행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를 읽고 다짐하게 된 것이 있다면, 훗날의 유럽여행에서 방문하고 싶은 미술관을 원 없이 방문하는 것이었다.

 

정세랑 작가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해당 도시만이 품고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회 등을 부지런히 다니고 있었다. 더하여 일전에 방문했던 장소를 몇 번이고 찾아가는 열정까지 지니고 있었으니, 그 모습이 퍽 멋있어 보였더랬다. 그 끈기와 열의가 자못 부럽기도 했고, 한편으론 궁금한 마음이 들었으므로 이전까지의 여행에서 보는 둥 마는 둥 지나쳤던 문화예술공간을 다시금 지독하게 탐미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미술관에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나서는, 별안간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막상 유명 미술관에 들르더라도 별 감흥이 없으면 어떡하지? 최소한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정도는 어느 정도 알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알고 있는 미술품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러이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얼마 전부터 한 달에 한 권 이상 미술 관련 책을 읽기로 스스로와 약속한 것은 이러한 이유와 관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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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에 관심이 가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일 테다. 365일 내내 돌려볼 수 있는 명화들이 책에 한가득 실려있는 셈이니 되도록 많은 미술품을 접하고 싶은 내게는 그야말로 최적의 기회나 다름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각 작품이 소장되어있는 미술관이 하나하나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에서는 총 25개국 125곳의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다. 개중에는 어릴 적부터 밥 먹듯이 들어온 이름도 있고, 한 번쯤 귓가를 스쳐 지나간 이름도 있었으며, 살면서 도통 들어보지 못했던 낯선 이름의 미술관까지 함께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365개의 명화, 219명이나 되는 예술가들을 소개해주고 있으니 이전까지 접하지 못했던 예술인을 새로이 알게 되었을뿐더러 작품과 저자에 관한 짤막한 교양 지식까지 함께 얻어갈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당최 어떠한 그림들이 실려있을지 몰라 걱정이 들기도 했다. 세계에 널린 그 수많은 미술품 중에서도 책에서 소개되는 365개의 명화에는 분명 작가 개인의 취향이 조금은 들어있으리라 생각했고, 혹여나 나의 취향에 맞는 그림이 거의 없으면 어떡하지, 라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찰나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페이지를 몇 넘기지도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들이 튀어나와 시도 때도 없이 띠지를 꺼내 붙여야 할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어떤 그림들은 오래도록 시선이 머무르기도 했고, 어떤 그림들은 보자마자 우와, 하는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으며, 어떤 그림들은 작품 속 세계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 보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기도 했다. 본래 알고 있던 그림도 몇몇 보이긴 했으나 처음 보는 작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더욱 즐겁고 새로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덧붙여 365개의 명화를 살펴보며 나의 미술 취향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 큰 이점으로 다가온다. 이전부터 좋아했던 화가에게는 더욱이 큰 애정을 느끼게 되었고, 취향에 꼭 맞는 예술가들도 새로이 알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훗날의 유럽여행에서 가고 싶은 미술관도 콕 집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기억하고 싶은 작품과 예술가가 많은 만큼, 해당 본문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유독 오래 시선이 머물거나 첫눈에 반했던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취향의 발견 - 풍경화, 겨울, 생동의 이미지


 

어릴 적부터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 중에서도 풍경화를 가장 좋아했다. 바다, 호수, 도시, 항구, 자연을 배경으로 한 풍경화는 더욱이 금상첨화다. 자연의 아득하고도 광활한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자연 속에 녹아든 인물들의 모습을 뚫어져라 관찰하는 것 역시 좋아한다. 아래 그림들은 책에서 소개된 대표적인 풍경화이며 오래도록 나의 시선을 붙잡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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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클라우스의 <스케이터들>(1891)

 

 

에밀 클라우스의 작품 <스케이터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나는 눈을 배경으로 한 풍경화를 무척 좋아한다. 여름보다 겨울을 선호하고, 눈과 비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겨울 분위기가 은은하게 전해지는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깊숙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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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의 <베퇴유 가는 길, 눈의 효과>(1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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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랄 솔베르그의 <겨울밤 산에서>(1914)



풍경화를 좋아하는 것이 취향의 재발견이었다면, 책을 읽으면서 ‘새로이’ 깨닫게 된 나의 미술 취향은 무엇보다 생동이 넘치는 작품들에 유독 오래 시선이 머무른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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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과일 먹는 아이들>(1670)



처음 <과일 먹는 아이들>의 그림을 슬쩍 보고서는 그저 ‘아이들이 과일을 먹고 있구나’라는 단편적인 생각에 머물렀다. 그러나 곧 작가의 설명란을 읽고 난 후에는 작품을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구멍이 숭숭 난 옷에 맨발 차림인 것으로 보아 거리의 아이들로 보인다. 한 아이는 포도를 송이째 들고 먹으며 작은 나무 의자에 앉아 자신을 내려다보는 또 다른 아이와 눈을 맞춘다. 그 아이 역시 입속 가득 멜론을 베어 문 채로 아이를 쳐다본다. 이리도 급하게 먹는 것은 훔친 과일이라 지체 없이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_p.97

 


그저 앉아서 과일을 먹는 줄만 알았던 장면이 실은 거리 아이들의 모습이었고, 심지어는 그것이 훔친 과일이라니! 어느새 급속도로 뻗어 나가기 시작한 상상의 굴레 안에서 나는 수십 가지 질문을 동시에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어떻게 거리의 아이들로 내몰리게 되었을까? 과일을 훔치다가 가게 주인에게 걸리지는 않았겠지? 부모님은 살아계실까? 배다른 형제인가? 아니면 그저 거리에서 만난 사이인 걸까? 이들에게 구원은 없는 걸까.

 

상상력의 가지가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바람에 책을 덮은 후에도 그림 속 아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질 정도였다. 이렇듯 그림 속의 장면이 금방이라도 눈앞에서 재현되는 듯하고, 다양한 상황이 예측 가능한 작품을 좋아한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화가의 발견 (1) 빈센트 반 고흐



선명하고도 짙은 색감과 붓 자국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고흐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가 그려내는 밤의 풍경을 유독 좋아하는 터라 지금까지는 늘 <별이 빛나는 밤>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내세웠다. 그러나 책에서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고서는 대번에 생각을 바꿔버렸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분명 봤을 터인데, 왜 이토록 아름다운 작품을 그동안 놓치고 있던 건지. 그림 속 도시의 아름다운 풍광과 밤하늘의 경치는 잊혀가던 낭만을 불러일으키며 나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기기 충분했다. 책에서는 고흐의 풍경화뿐만 아니라 정물화 작품도 드문드문 소개되는데, 역시 나는 고흐의 풍경화가 가장 좋다.

 

아래는 책에서 소개된 고흐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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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1888)


 

고흐는 밤하늘과 강을 짙은 코발트색으로, 별빛과 멀리 마을의 불빛들을 보색인 노랑으로 그려 강렬하게 대비시켰다. 별의 형태나 크기는 비록 과장되어 있지만, 별들의 위치는 정확해서 자세히 보면 북두칠성임을 알 수 있다. 왜곡과 과장이 심한 그림이지만 그는 꼭 현장에서 직접 그 장면과 대상을 관찰하면서 그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_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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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의 카페 테라스>(1888)


 

파리를 떠나 남프랑스, 아를에서 한동안 머물던 고흐가 단골 카페의 모습을 그렸다. 그는 여동생에게 이 그림과 관련하여 “검은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아름다운 파란색과 보라색, 초록색만을 사용했어. 광장은 밝은 노란색으로 그렸단다. 특히 밤하늘에 별을 찍어 넣는 순간이 정말 즐거웠어”라고 편지를 썼다. _p.283


 

 

화가의 발견 (2) 헨리 스콧 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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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우거진 6월>(1909)


 

튜크는 바닷가의 소년 누드로 유명한 화가이자 사진가이다. 그가 이번엔 6월의 호숫가, 초록이 우거진 물가로 막 수영을 마치고 올라오는 두 남자와 이제 옷을 벗고 강으로 뛰어들려는 남자를 그렸다. 만지면 손에 잡힐 듯 두텁게 바른 물감 때문에 초록의 깊이가 더 느껴진다. _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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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과 금빛>(1920)


 

바다가 이토록 짙은 것은 황금빛 태양의 힘이다. 물결이 일렁이면서 파란 바다 사이로 초록빛 그림자가 일렁인다. 화가는 여름날, 해변에서 물놀이 하거나 풀밭에서 쉬는 청년의 모습을 누드 혹은 세미누드로 표현하곤 했다. 건장하고 활기 넘치는 그의 피부는 태양을 닮아 황금빛으로 그을려 있다. _p.112

 

 

처음 <신록이 우거진 6월>을 보고 한동안 그 아름다움에 눈을 떼지 못했다. 거친 붓 자국 너머로 느껴지는 여름의 싱그러움과 눈앞에서 일렁이는 아득한 초록빛의 향연. 가까스로 눈을 떼고 책에서 그의 두 번째 그림 <녹색과 금빛>을 접했을 때 비로소 그의 내밀한 작품 세계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토록 아름답게 자연과 물과 호수와 인물을 그려내는 예술가라니.


<녹색과 금빛>을 보고서는 자연스레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 특정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튜크는 바닷가의 소년 누드 혹은 세미누드로 유명한 화가이지만, 그의 초기작들을 살펴보면 일상적인 풍경화나 어부의 삶을 배경으로 한 그림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책에서는 튜크의 두 작품만이 소개되었을 뿐이지만, 아쉬운 대로 그의 다른 작품들도 함께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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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발견 (3) 에두아르 레옹 코르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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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파리>(연도 불명)


 

코르테스의 그림 속 세상은 구겨진 투명 셀로판지 하나를 대고 바라본 것처럼 그려졌다. ‘뻬(paix)가’, 즉 ‘평화의 거리’는 파리 오페라에서 방돔 광장까지 이어진 거리이다. 그림 중앙 안쪽으로 나폴레옹이 전승지에서 약탈해온 대포 133개를 녹여 만들었다는 방돔 기둥의 모습이 보인다. _p.143


 

언젠가 핀터레스트 앱을 통해 ‘감성 사진’을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에두아르의 <비 내리던 파리>를 발견해 곧바로 저장 버튼을 눌렀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시의 나는 작가명은커녕 작품명조차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비 내리는 파리’의 짙은 잔상만이 기억 속에 유유히 남아 있을 뿐이었다.

 

몇 년 만에 명화 책에서 마주한 이 그림은 그래서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더하여 취향이란 것이 어디 쉽게 변하는 것이던가. 예나 지금이나 ‘비 내리는 파리’의 모습은 지극히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므로 나는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코르테스의 그림을 조금 더 살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의 작품이 적당히 감성적일 것이라고는 예상했으나 이토록 낭만과 예술이 흘러넘칠 줄은. 코르테스의 작품 대부분은 파리의 아름다운 정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고, 그림 속에선 파리를 향한 작가의 애정 어린 마음이 유구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비 내리는 파리>를 시작으로 코르테스가 그린 무수한 파리의 그림들을 접하며 나는 점점 더 그의 작품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파리의, 파리에 의한, 파리를 위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코르테스의 그림들을 나는 한참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지점을 보이는 그림들이 여럿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가 파리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코르테스의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오프닝이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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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발견 (4) 프레더릭 레밍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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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병-적 또는 아군>(1900~1905)


 

미국 예일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한 화가는 서부 여행을 하며 그곳 풍광에 빠져 카우보이나 인디언, 미국기병대 등 서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그림을 그리곤 했다. 지친 말에, 그 말보다 더 고단해 보이는 인디언이 눈 덮인 들판 끝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적일까, 아니면 아군일까? _p.240

 


<정찰병-적 또는 아군>을 보고 관심이 생긴 프레더릭의 다른 작품들을 살펴보며 나는 입을 떡 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가 서부 여행을 하면서 그린 카우보이나 인디언, 미국기병대의 모습은 실로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장관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동이 넘치는 강렬한 이미지와 유독 대비되는 따뜻한 색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말의 움직임을 거의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섬세한 그림 실력은 과연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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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기억에 남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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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소로야의 <해변을 따라 산책>(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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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파리, 퐁뇌프>(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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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의 <썰매 타기>(1953)

 

 

 

장소의 발견 – 파리 오르세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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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앞서 언급했듯, 각각의 작품이 소장되어있는 ‘미술관’ 정보가 개별적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책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는 즉시 작품명과 미술관을 메모장에 함께 기록할 수 있었다.

 

그렇게 가고 싶은 미술관을 차례차례 정리해나가다 보니 마침내 꼭 방문하고 싶은 미술관을 하나 찾게 되었다. 바로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다. 다른 미술관보다도 제법 많은 작품이 책에서 소개되긴 했지만, 소개된 작품들 대부분이 나의 이목을 끌었다는 점에서 훗날 ‘오르세 미술관’은 반드시 방문해야겠다는 인생의 목표가 생겨버렸다. ‘파리’하면 으레 떠오르는 ‘루브르 박물관’보다도 오르세 박물관을 향해 먼저 달려가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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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했음에도 앞서 <신록이 우거진 6월> <녹색과 금빛>을 그린 헨리 스콧 튜크와 같이 화가 개인이 미술품을 소장한 경우라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해당 그림을 원화로 만나볼 기회가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새로운 예술인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어디인가. 이전보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평이 조금이나마 넓어졌다는 의미에서 어찌 보면 내게 찾아온 나름의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원화는 상상의 자유에 맡겨두도록 하고, 아쉬움은 아름다운 그림들의 잔향 속에 묻어두도록 하겠다.

 

내가 이 책을 더없이 만족스럽게 끝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많다. 예상보다 취향에 맞는 작품도 많이 만나고, 좋아하는 화가도 몇 생겨났으며 무엇보다 처음 책을 펼쳐 든 원초적인 이유이자 목적이기도 했던 ‘미술관 방문’의 목표까지 구체적으로 생겨났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미술 관련 도서를 접하며 훗날 가고 싶은 미술관을 하나하나 늘려가는 재미에 빠져보고자 한다.

 

유럽여행을 떠나고, 파리 오르세 미술관을 방문하는 그날까지 두고두고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을 펼쳐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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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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