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글 입력 2021.10.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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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까?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누군가의 진실된 모습을 인지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선명해지는 특성들이 나타나긴 할 테지만, 그래도 아직도 나는 나를 잘 모르겠다.

  

*

 

책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의 저자 찰스 화이트필드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채 성장한 사람들의 마음을 연구하는데 자신의 일생을 바친, 트라우마 치료의 선구자라고 한다.

 

그런 그의 저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은 그의 핵심 개념인 내면 아이를 중심으로,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고 진정 자유로운 내가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건넨다.

 

나는 내면 아이(child within)라는 개념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부분 때문이었다. 왜 하필 아이였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머지않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찰스 화이트필드가 정의하는 내면 아이의 특성을 간략히 살펴보려 한다.

 

 

 

- 진실하다.

-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 무조건적인 사랑을 한다.

- 직관적이다.

- 잘 믿는다.

- 보살핌 받기를 좋아한다. 

 

책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p.43

 

 

 

이보다 많은 내면 아이의 특성들이 존재하나, 이렇게만 보아도 아이에게서 보이는 특성들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저자의 말에 따르면,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내면 아이는 아무리 성인으로 성장했다 할지라도 여전히 아이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과감하게 아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던 것 같다.

 

내면 아이는 무척 연약한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쉽게 다뤄서는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이것이 저자가 본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이다. 책을 통해 그는 내면 아이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스스로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독일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 모두가 그의 상담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내면 아이에 생채기 하나 없는 사람이 과연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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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부모가 될 수 있는 이유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치부하기 쉽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갑작스럽게 척척해낼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따라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준비가 필요하다는 대전제가 사회적으로 공유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제야, 우리는 아무나 부모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현시점에서 법적으로 성인으로 불리는 사람들 중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상처 한 번 받지 않고 큰 사람은 없을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하물며 상담을 업으로 삼고 있는 상담사분들도 (우스개 소리일지 모르지만) 자신의 자식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어린 생명체를 키운다는 일은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어쩌면 상대적으로 우리 집은 꽤 화목한 가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평화롭기 그지없는 우리 집의 내면에는 롤러코스터가 운행되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부모님, 심지어 동생 때문에 울었던 적이 얼마나 많은지 손에 꼽을 수도 없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이 트라우마로 남아 지금도 생생한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지만, 문득 장면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다. 심지어 '만일 내가 부모가 된다면, 절대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하게 되는 장면들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이 꽤 의미 있게 다가왔다. 책에서 말하는 알코올 중독, 상호의존증, PTSD 등과는 큰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았음에도 말이다.

 

책에 실린 찰스 핀의 시가 참 인상적이었다. 이것이, 핵심적인 우리 공통의 욕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를 읽으며, 결국 나의 가면 속 나를 들여다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다 본 책을 읽으며, 결국 그 사람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진리를 되새겼다.

 

  

 

부탁이에요, 내가 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나에게 속지 마세요.

내 얼굴에 속지 마세요.

나는 수천 개의 가면을 쓰고 있답니다.

가면을 벗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일이에요.

 

나는 그중 어느 것도 아니랍니다.

 

(중략)

 

난 누구일까요? 알고 싶나요?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에요.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남자이자

당신이 만나는 모든 여자니까요.

 

책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p.47-53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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