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최인 기타 리사이틀 'Traveler'

클래식 기타와 콘트라베이스의 합주
글 입력 2019.11.25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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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기타 리사이틀

'traveler'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2019.11.23 07:30PM

 

 

 

광화문역 8번 출구 바로 왼쪽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의 체임버홀에서 진행된 '최인 기타 리사이틀'. 공연은 110분, 1부가 끝나고 15분간의 쉬는 시간이 주어진다.

 


포스터.jpg

 

 

[PROGRAM]

 

1부

산-바다

석풍수

바람과 나

 

2부

공간 1-2-3

Blue hour

함께...

To the unknown land...

 

 

전체 곡의 구성은 위와 같다.

 

모든 곡을 시작하기 전마다 곡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마치 토크 콘서트의 느낌이 들어서 더 재미있고 보다 쉽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곡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듣고 연주를 감상하기 시작하면 머릿속에 그에 맞는 장면들이 그려지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정말 연주에 홀리듯이 빠져들게 되었다. 또 매 곡마다 조율을 다시 하는데 그 이유는 환경적인 이유도 있고 연주를 하면서 계속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객석의 의자는 앞, 뒤 간격이 넓고 지그재그 형식으로 엇갈리게 배치되어 있어서 앞사람으로 인해 무대가 가려지거나 불편함 없이 온전하게 잘 보였다.


각 곡에 대한 감상은 아래와 같다.

 


공연자료사진1-2.jpg

 

 

가장 처음 연주한 곡인 '서'라는 서예의 시간성과 퍼포먼스적 요소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설명을 듣고 서예를 떠올리며 연주를 감상해서인지 정말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듯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다.


산-바다

말 그대로 산과 바다를 연상케하는 곡이다. '산'은 사람들이 그에게 대중적인 음악을 하라고 했을 때 난 내 길을 가겠다며 지은 곡이라고 한다. 산을 묵묵히 오르는 느낌과 잔잔한 바다의 물결, 일렁이는 파도를 표현한 게 보이는 곡이었다.

 

석풍수

건축가 고 유동룡의 작품인 석풍수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딱 듣자마자 동양적 음악 특유의 느낌,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ost들이 떠올랐다.

 

바람과 나

궁금했던 메인 포스터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역풍이 불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요트를 보며 쓴 곡이다. 메인 포스터에 있는 봉에 달린 리본이 마치 목에 스카프를 하고 바람을 맞으며 서있는 사람 같기도 하다고 했다. 정말 그렇게도 보이는 재미있는 상상이었다.

 

공간1-2-3

가장 인상 깊었던 곡이다. 콘트라베이스와 기타의 조합이 전혀 상상되지 않았고 어떻게 어우러질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매일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는 문외한이라 더 세밀한 묘사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아직도 귓가에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맴돌 정도로 정말 매력적인 연주였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던 곡이었다.

 

Blue hour

해가 지고 나서 하늘이 어두워지기까지의 시간을 뜻하는 Blue hour. 최인 연주자는 노을 지는 순간을 좋아한다고 한다. 노을이 지는 순간에 가족, 친구, 아내와 같이 고마운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가장 감미롭고 아름다운 곡이었다.


함께...

Blue hour에 이어 가족, 친구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곡이다. 감사의 마음을 담은 곡인 만큼 그들을 생각하는 연주자의 따스함이 느껴졌다.

 

To the unknown land...

삶은 기대와 실망의 연속으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여정이지만 그럼에도 한결같이 묵묵히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곡이라고 한다. 악기 편성은 기타와 콘트라베이스로 악기를 두드리거나 짓이기는 듯 연주하시는 등 처음 본 기법들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공연자료사진3.jpg

 

 

중간중간 미소를 띠며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무대가 끝이 나고, 사람들의 점점 커지는 박수와 함성, 앙코르 요청에 '공간 3악장'과 '바람과 나'를 한 번 더 연주했다. '공간'을 연주하던 중, 두 분이 갑자기 눈빛을 주고받으시면서 이건 아니라는 듯 웃으며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했다. 어떤 부분이 잘못된 건지 전혀 몰랐지만 두 분이 웃는 모습에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보게 된 공연이라 혹시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질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누가 공연 중에 몸을 묶어놓기라도 한 것처럼 숨까지 조심해서 쉬면서 집중해서 감상했을 정도로 11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감명 깊게 본 공연이라서 꼭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메일링 리스트를 작성하면 공연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메일과 번호를 작성하면 예쁜 사진엽서도 제공한다.

 

클래식 기타의 독주는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로운, 힘이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기타와 콘트라베이스의 합주는 충격적일 정도로 멋있었다. 묵직하고 낮은 듯하면서도 웅장하고 세련된 소리를 내는 콘트라베이스와 기타의 조화가 상상 그 이상으로 듣기 좋아서 집에 와서도 지금껏 계속 여운이 남아있다.

 

 

공연자료사진2.jpg

 

 

 

아트인사이트 태그.jpg

 

 

[이송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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