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ROTEA] THE STRENGTH: 황금 갑옷으로 무장한 늙은 왕이 마주한 더 강력한 힘

글 입력 2019.02.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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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OTEA]
THE STRENGTH:

황금 갑옷으로 무장한 늙은 왕이

마주한 더 강력한 힘

 
 

전차를 타고 나간 청년을 기억하는가? 젊은 소년은 청년이 되어 아름다운 꿈을 꾸며 당당하게 시대를 나아갔다. 불타는 눈과 허벅지에 들어간 단단한 힘. 그는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모두 그 청년을 알고 있다. 알고 있기에 사랑한다. 활기를 가진 그는 어쩌면 거대한 국가 통합한 왕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위대한 왕자의 앞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왕좌가 아니다. 그는 그가 만나왔던 아버지-왕-처럼 불안하게 왕좌에 앉아있는 대신, 처음과 같이 길을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청년은 7번 카드까지 사회의 역할과 의무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만나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형용할 수 없는' 없는 것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 여정은 외부가 아닌 내부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지하세계에는 신비로운 것도 있지만 두려운 것도 많다. 하지만 나이든 청년은 나아간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카드로 진입하는 시기를 청년기의 종료라고 생각한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일방으로 편향되어 있던 삶의 태도가 중년기에 와서 자기원형의 힘에 의해 균형을 이루고, 마침내 자기실현(혹은 개별화)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다. 개별화는 온전히 '독특한 개인', 하나의 동일체적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은 청년기에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과정이다. 소년이 청년이 되어 모든 사회적 역할을 완수해도 수많은 역할극을 잘 수행했을 뿐, 정말 그 자신이 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실 칼 융이 말하는 궁극적인 개별화는 노력하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예수와 석가와 같은 성인이 개별화된 성격이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개별화를 위한 노력으로 우리는 생애 전반기에 지침이 되었던 행동, 가치, 사고 방식을 버리고 무의식 부로 도달해야 한다. 우리는 보류나 억제 없이 대담하게 마음을 문을 열고 그 두려운 무의식과 대결해야 한다. 심연의 소리를 인식으로 끌어들여 듣고 받아들이고 따라야 한다. 중년이 된 청년은 개별화를 위한 첫번째 문을 통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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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핏줄과 전차를 타고난 왕자 앞에 나타난 인물은 수수하다 못해 허름해보이는 옷을 입은 여인이다. 장미 화관을 쓴 이 여성은 뻔뻔하게도(?) 중무장을 한 위대한 왕 앞에서 '힘'에 대해 가르치려 한다. 영단어 strength는 힘, 정신력, 지력, 능력, 설득력, 장점, 지주 등으로 열거 되며, 이 카드는 사실 육체적 힘이라기보다는 강력한 정신적 힘을 상징한다. 사자는 강력한 육체적 힘을 가진 상징물로,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현명한 사자 아슬란처럼 지혜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강력한 본능도 상징한다.  카드 속 여인은 무척이나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차분하다. 여인은 순한 양을 다루는 것처럼 사자의 눈을 내려다 보며 크고 억센 사자의 입을 가만히 다물게 하고 있다. 그녀의 손에는 아무런 무기도 없다. 사자는 그런 여인의 행동에 불만이 없는 듯 순한 강아지처럼 여인을 올려다보며, 다리 사이로 꼬리를 숨긴다.

여인의 머리 위에는 마법사의 그것이 그랬던 것처럼 무한을 상징하는 뫼비우스의 띠가 그려져 있다. 이는 여인이 가진 무한한 정신력과 힘을 상징한다. 수수한 옷은 깨끗한 정신을 의미하고, 머리와 허리에 걸친 꽃과 덩굴은 자연스럽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그녀는 자연의 꽃에서 맡을 수 있는 향기처럼 부드럽고 은은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자는 압도되거나 길들여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따르도록 유도된 것이다. 사자의 욕구를 이해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사실 두려운 맹수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여인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전략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과 조용한 용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사자는 지혜와 동물적인 욕구 둘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무의식 안에서 숨쉬는 강력한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를 언제든지 덮쳐들어 파괴해버릴 수 있는 힘, 억압된 기억과 끔찍한 자상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것은 마주하고 확고한 정신력과 신중함으로 접근한다면 부드러운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의식의 맹수는 때리고 억압한다해서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다. 이 두려운 맹수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앞서 말한 개별화 과정에 해당하기도 하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는 연인카드와 같은 인간의 욕망을 의미한다. 어둠은 항상 우리와 함께 존재하며, 언제든 우리를 파괴할 수 있다. 우리는 심연을 들여다보면서 동화된다고 믿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강력하지만 부드러운 힘은 그의 입을 닫고 친구로 만들 힘을 가지고 있다.

여인에게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 사자는 그자체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를 행동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 살아가는 이유가 모두 본능에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거칠고 야성적이지만 끝없는 초원을 내달리며 초원의 왕으로 군림하는 사자, 우리는 여인이기도 하지만 길들일 수 없는 거친 사자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서 야성은 쉽게 무시되고 거세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좀 더 받아들이고 사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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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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