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Opinion] 불완전할 용기 [도서]
줌파 라히리의 첫 번째 산문집이자 정체성에 대한 고백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20살,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교에 입학한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당혹감과 의심에 휩싸였다. 전공이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확신에 차 들어온 곳에서조차 온전히 속할 수 없다는 사실은 무기력으로 이어졌다. 결국 2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결정했다. 이때의
-
[오피니언] 그 세계에선 끊임없이 열매가 열린다 - 세계의 주인 [영화]
주인이 만들어 온, 만들어 갈 세계
영화를 보는 내내 섣불리 알려고 했던 나 자신이 떠올라 참을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 주인에게 성명서가 날아 들어온 순간부터, 그 세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순간까지 말이다. 나이대답게 활발한 주인의 모습을 따라가는 초반부로 영화가 열린다. 누구보다 열심히 공을 던지
-
[Opinion] 쓰는 행위를 다시 느끼게 한 전시 -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전시]
다시 펜을 들거나, 아무 생각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순간에 문득 떠오르면서.
나는 그동안 ‘쓰는 행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써야 할 것이 있으면 쓰고, 기록해야 할 것이 있으면 기록했다. 쓰기는 늘 목적을 향해 있는 행동이었고, 그래서 굳이 돌아볼 이유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를 보면서, 그 너무
-
[Opinion] 한 획은 끝으로 - 작별하지 않는다 [도서/문학]
그들의 완성되지 않은 한붓그리기
붓을 떼지 않고 선을 이어간다. 기억해 둔 모든 점을 하나씩, 한 번씩 거쳐 간다. 결코 붓을 들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느낀다.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도 앞으로, 하얗게 눈 덮인 지면紙面 위를 발자국을 꾹꾹 남기며 걷는다. 아직 시작점으로는 돌아가지 않았다.
-
[Opinion] 눈을 떴더니 낯선 세상이다! [문화 전반]
로판이 낯선 독자를 위한 장르 입문서
사고가 나서 그대로 죽은 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이곳은 내가 읽었던 소설 속 세계?! 흔한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시작 문장이다. 이제는 웹소설의 주류 장르가 되어버린 로맨스 판타지, 일명 '로판'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점점 그 규모가 성장하는 중이다.
-
[Opinion] 나의 플레이리스트 : Kelly Clarkson - 대중의 선택으로 시작된 시대를 대표하는 팝 보컬 [음악]
평범한 시민이 세계적인 보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존재
2000년대 미국 음악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과 흥행일 것이다. 2002년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여진 ‘American Idol’을 필두로, ‘The Voice’, ‘X Factor’ 등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구사하였다. 이에 따라
-
[Opinion] 한복을 입은 남자에게 [공연]
꿈을 건네는 이야기
지난 12/28일 뮤지컬 <한복을 입은 남자>을 관람하고 왔다. 극에 관한 호불호가 꽤 있다고 들어 후기를 작성해 보고자 한다. 한복을 입은 남자 뮤지컬 <한복을 입은 남자>는 뮤지컬 제작사 EMK의 10번째 창작 뮤지컬로 이번에 첫 공을 올렸다. 2025.12.02
-
[Opinion] 몸이 먼저 반응하는 관계의 전시 - 언폴드엑스 2025 [전시]
몸이 먼저 반응하는 관계의 전시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4회 서울융합예술 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5'는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해해야 할 전시’라기보다 ‘이미 어떤 관계 속에 들어와 있음을 자각하게 만드는 전시’에 가까웠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영상 속 인물들은 모두 축제의 한
-
[Opinion] 기다림마저 설렘으로 바꾸는 이름들, 2026년 팝스타들의 신보 [음악]
Lana Del Rey부터 Charli XCX까지. 2026년 새해, 발매를 앞둔 팝스타들의 앨범을 소개한다.
2026년. 시린 계절임에도 1월의 겨울 공기가 춥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건, 새해라는 단어가 주는 특유의 온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묘한 자신감과 올해에는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예감. 이런 설렘을 증폭시켜주는 가장 큰 행복
-
[Opinion] 대만에서 맞이한 연말과 새해 [여행]
현지 문화 속에서 느낀 대만의 연말연초
퇴사 후, 12월부터 2월까지 석 달 동안 대만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전에도 대만 문화를 좋아해서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기가 우연히 연말연초와 겹치게 되어, 지내는 기간 동안 대만의 크리스마스와 신년 문화를 경
-
[Opinion] 영웅은 평범한 인간이었다 [미술/전시]
영웅은 평범한 인간이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조각은 우아하고 기품이 있지만, 청동으로 된 조각은 위압감과 힘이 있다. 로댕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칼레의 시민>은 청동으로 주조된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본 작품은 세계에 11개 주조되었으며, 프랑스 파리 로댕 미술관 정원에 설치되어 있는 작
-
[오피니언] 내일 먹을 밥을 짓는 일 [사람]
무색무취의 삶 앞에서 실망하기보단 그래왔던 대로, 내일 먹을 밥을 짓자.
어렸을 적부터 나는 유독 이벤트가 좋았다. 하루 차이인 오빠와 나의 생일을 꼭 분리해서 케이크를 준비해달라고 요구했으며, 부모님의 생일, 결혼기념일, 친구의 생일 등을 먼저 챙겼다. 선물과 편지를 준비하는 과정이 설렜고, 서프라이즈에 기뻐하는 이들을 보는 게 낙이었다
-
[Opinion] 나의 플레이리스트 : John Lennon - 대중음악의 존재 이유를 노래한 그의 유산 [음악]
존 레논은 대중음악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철학을 담을 수 있음을 증명한 예술가였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밴드 중 하나인 비틀즈는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스트리밍 횟수 상위권에 오른 곡들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곡들이다. 그중에서도 ‘Let It Be’, ‘Yesterday’, ‘Hey Jude’ 등 상위권 곡들은
-
[Opinion] 우리는 모두 별의 무덤에서 태어나 [문화 전반]
우리는 별의 먼지로 이루어진 별의 자손이다
어두운 밤. 하늘을 올려다보면 밝게 빛나는 별이 보인다. 공해와 소음으로 가득한 도시에선 쉽게 눈에 들어오진 않지만, 사실은 ‘수없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의 별들이 우리의 머리 위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매번 큰 의식 없이 이 풍경을 지나친다. 가끔 간절히
-
[Opinion] 결속과 구속 사이 온기 찾기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영화]
나의 뿌리, 나의 힘, 나의 족쇄에 대하여
다시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동안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을 해보고자 마음을 먹곤 했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릅니다. 연말의 감각도 연초의 감각도 조금은 무뎌진 채로 시간을 보내고 있거든요. 매년 첫날부터 개시해 왔던 일기장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작년까지 받아
-
[Opinion] 콧물을 흘리는 맹구를 다시 만나기까지 [영화]
이번 짱구 극장판은 빌런이 된 맹구를 통해 '맹구다움이란 무엇인가'와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는다. 노래와 춤이 가득한 뮤지컬 같은 구성 속에서 강함보다 함께하는 마음의 가치를 전한다.
* 본 글은 영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훈이는 겁이 좀 많은 편이고 유리는 리얼 소꿉놀이에 푹 빠져있고, 부자랑 결혼하길 원하고 짱구는 종잡을 수 없는 아이지만 예쁜 누나랑 액션 가면만 보면 사족을
-
[Opinion] 지구의 멸망은 내 손에 달려 있어 [영화]
이와이 슌지, 피크닉을 보고
나는 지구가 언제 멸망하는지 알아. 그건 있잖아... 내가 죽을 때야. 지구는 내가 태어나면서 시작됐어. 그러니까 내가 죽으면 지구도 함께 없어질 거야. 게시글을 내리다가 우연히 이 대사가 담긴 사진을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검은 원피스를 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