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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인류의 DNA를 흡수한 오징어와 문어들의 이야기 - 스플래툰 시리즈 [게임]

무거운 디스토피아를 색깔로 덮고, 적에서 완벽한 동료가 된 오징어와 문어의 여정

by 황지윤 에디터
2026.07.11 08:05

 

 

닌텐도의 대표 자체 IP 중 하나인 슈팅 게임 시리즈 ‘스플래툰’이 7월 23일, 신작인 ‘스플래툰 레이더스’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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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래툰은 일본에서 1편부터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지만, 국내에서는 1편의 정식 발매 불발과 2편의 한글화 부재로 인해 오랫동안 진입 장벽이 높았다. 그러다 2022년,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된 '스플래툰 3'를 기점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본격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한 시리즈이다.

 

연어와의 싸움을 그리는 이번 신작, ‘스플래툰 레이더스’는 과연 어떤 매력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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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쾌해 보이는 게임의 이면에는 사실 꽤나 무겁고 비극적인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스플래툰의 배경이 되는 곳은 이상 기후와 환경 파괴로 인해 해수면이 계속해서 상승한 지구이다.

 

인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5차 세계 대전이라는 거대한 전쟁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남극에 핵폭탄을 발사하게 된다. 폭발의 여파로 남극의 얼음이 녹으며, 해수면이 겉잡을 수 없이 높아지게 되었고 결국 지상이 물에 잠기며 인류는 멸망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설정이 스플래툰의 세계관을 이루고 있다.

 

당시 멸망을 예측한 한 박사는, 기르던 고양이에게 불사의 약을 투여해 캡슐에 넣어 1만 년 뒤에 깨어나도록 만들었고, 이것이 인류가 남긴 유산의 전부일 정도로 인류는 전쟁으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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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멸망한 뒤 지상의 생물들은 자취를 감췄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바닷속에서 고도의 지능을 가진 오징어와 문어들이 지상으로 올라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바다 생물들이 인간의 DNA가 섞인 기묘한 결정체를 섭취하게 되면서 진화가 가속화되었고 결국 인간의 형태와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


처음엔 지상에 상륙한 오징어와 문어가 나름대로 평화롭게 공존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땅이 좁아지자 결국 생존을 건 거대한 규모의 영역 배틀을 벌이게 된다. 바로 이렇게 시작된 배틀이 스플래툰의 가장 기본적인 배틀 형식으로 자리 잡게 되며 플레이어들 역시 영역 배틀을 즐기게 된다.

  

인류가 남긴 유전자 때문인건지, 이들 역시 좁아진 구역을 차지하기 위해 앞선 인류와 쏙 빼닮은 다툼을 벌인다. 이 배틀 중, 옥타리안이라고 불리는 문어족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패배하여 결국 햇빛이 들지 않는 척박한 지하 세계로 쫓겨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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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어둡고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에도 불구하고, 스플래툰의 세계는 특유의 톡톡 튀는 색깔과 미장센으로 가득하다. 친근한 무기들로 형형색색의 잉크를 칠하며 싸우는 시스템은 이 게임만의 고유한 정체성이다.

 

여기에 새로운 음악과 패션에 열광하는 힙한 캐릭터들의 디테일한 설정이 더해져 스플래툰 시리즈만의 독보적인 비비드함을 완성 시킨다. 이 생동감이 주는 시각적 쾌감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폭발력 있는 게임과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키는 훌륭한 장치로 작용한다.

 

이 화려한 색 위에서 스토리가 이어짐에 따라, 오징어와 문어 두 종족은 과거의 앙금을 씻어내고 점차 화해하며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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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머물던 문어 중 일부가 지상으로 올라와 오징어들의 사회에 점차 통합되는 과정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서사를 통해 드러난다. 문어족의 전투 요원 출신 이이다가 오징어족 히메를 만나 종족 간의 원한을 뛰어넘어 '텐타클즈'라는 최고의 아이돌 듀오를 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음악을 통한 교류뿐만 아니라, 극한의 환경 속에서 피어난 생존과 협력의 서사 역시 두 종족 간의 장벽을 허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거시적인 종족 단위의 혐오와 전쟁이라는 무거운 역사의 굴레를, 개인 간의 교류와 협력이라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스플래툰의 방식은 게임의 서사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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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3편에 이르러서는 잉클링과 옥토링, 그리고 제3의 생물인 만타가오리가 모두 섞여 결성한 혼성 그룹 '삼합파'가 등장하며 화합은 다양성의 형태로 상징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연대와 다양성의 서사는 곧 발매될 시리즈 최초의 스핀오프 신작 '스플래툰 레이더스'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역시 주목되는 부분일 것이다.

 

'스플래툰 레이더스'는 과거 치열하게 영역을 다투던 오징어와 문어가 이제는 완벽한 동료가 되어, 미지의 환경을 개척하고 난폭한 연어 무리에 맞서는 여정을 다룰 것으로 예고되었다.

 

서로를 향했던 무기를 거두고 척박한 세계를 향해 함께 발을 내딛는 이들의 모습은, 스플래툰 시리즈가 여태껏 쌓아온 시각적 만족을 넘어 새로운 감동과 탐험의 쾌감을 선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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