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떠돌이 예술가, 고흐와 반고흐의 유토피아 [책 리뷰]

글 입력 2014.11.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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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고흐와 고갱의 유토피아 ] 이택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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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관련한 책은 무언가 재밌어 보이나(대부분 겉표지가 상당히 읽고 싶게끔 생겼습니다.), 큰 관심이 없으면 어려워지기 십상이거나 그걸 집어 든 본인에겐 어설픈 교양서적이 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 어떤가요. 내가 그쪽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당연히 어설플 수밖에 없죠. 교양서적은 말 그대로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추게끔 도와주는 것일 테니까요. 그건 나중에 큰 보탬이 될 거라 믿어요저도 이러한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일단 겉표지가 재밌어 보였거든요. 그리고 얼마 전에 다녀온 오르세 인상주의 에서 도시로 변모하는 프랑스 속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아주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기도 해서요절대로 인상주의를 공부하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 든 건 아니고(!) 고흐와 고갱이 동시대 작가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둘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고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들의 삶의 궤적을 적당한 깊이감으로 살펴보고 비교해봄으로써 고흐와 고갱의 그림을 즐겨 찾는 현대인들의 감상을 도울 것 같습니다.


 

반 고흐와 고갱. 반 고흐를 말할 때 폴 고갱을 빠뜨릴 수 없듯이 고갱을 말할 때도 고흐를 빠뜨릴 순 없는 것 같아요. 고흐가 종종 자신의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에서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데, 그는 아주 감성적이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그러한 마음의 표현을 그림에 많이 쏟아부은 작가라고 볼 수 있는데, 그의 그림들을 찬찬히 보면 고흐의 내면을 나타내주고 있는 것 같아요그리고 반대로 고갱은 고흐와는 상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본주의가 만연하는 파리의 정세에 맞게 비교적 적응을 잘 해나가고 있었죠독선적이면서도 계산적인 그는 현실감 없는 고흐에 비하면 꽤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른 그 둘을 연결해준 것은 역시 그림과 그들이 지향하는 유토피아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유토피아를 파리에서 실현하기 위해선 제약이 참 많았죠. 이미 인상주의라는 뿌리가 깊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은 인상파의 미학을 극복할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 둘이 아를에서 함께 거주하며 그림을 그렸단 것 자체가 아주 진전이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고흐와 고갱은 동상이몽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고 맙니다. 둘은 몇 번이고 같은 주제로 그림을 그렸는데 거기서 드러나는 서로 다른 스타일은 그들의 성격이 얼마나 다르고 정서가 어떻게 달랐는지 잘 설명해줍니다. 확실히 그걸 비교해보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결국 지향점이 달랐기에 둘은 파국을 맞이하게 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되죠. 고흐는 고갱과 같이 있었던 시간 덕분에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었고 고갱 또한 고흐 덕분에  그가 원하는 상징주의를 더욱 파고들 수 있었습니다. 아를에서의 꿈이 결코 헛되지가 않았음을 현대에 와서 증명하게 되었지만요.


항상 어딘가 음울한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고흐의 그림은 마지막 그의 붕대를 맨 자화상에서 그것을 극적으로 드러냅니다. 고갱이 아를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세상에 없었을 그림일지도 모르죠. 고흐의 자살이 고갱 때문이라는 건 지나친 억측입니다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예술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인상주의라는 큰 틀에서 시작했지만, 그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작품 세계를 구축하려고 했던 그들. 비록 그들의 이상이 자리 잡기엔 무척이나 희박했던 세상이었지만 그들의 고군분투가 지금의 예술세계를 풍부하게 해준 것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예술가는 사라지지만 예술은 남는다'

절로 수긍이 갔던 문구였습니다.


+ 영화 '반 고흐: 위대한 유산' 10 30일에 개봉하여 서울극장에서 상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거장의 연대기 영화를 별로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뭔가 그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져서 시간 나면 한번 보러 갈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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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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