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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세계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만화]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

by 김지연 에디터
2026.10.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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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나가노 작가가 그린 작품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 – 치이카와)’가 귀엽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개봉한 극장판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을 것이다. 제초와 토벌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삶. 특히 토벌 중 역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항상 안고 살아가는 만큼, 그들의 일상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먼작귀족에게 가장 두려운 일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아마도 언젠가 몬스터가 되어 모든 것을 잃는 순간이지 않을까. 그들은 언젠가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몬스터화에 대한 공포 그 이상의 무언가


       

      작가가 만화에서 묘사한 내용을 보면, 먼작귀족이 몬스터화하는 원인이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면 몬스터가 되는지 먼작귀족 자신도 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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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만화는 찻집에서 일하던 한 먼작귀족이 갑자기 몬스터가 되어 손님들이 도망치는 장면이다. 여유롭게 차를 마시던 시사는 갑작스러운 봉변에 다른 손님들을 따라 도망친다. 크게 놀랐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기도 한다.

       

      몬스터는 먼작귀족에게 토벌 대상이자 공포의 존재다. 과거에는 같은 종족이었다 해도 몬스터가 되는 순간 적으로 취급된다. 찻집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갑자기 몬스터로 변한 장면에서 손님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문득 갑자기 몬스터가 되어 홀로 남겨진 먼작귀족을 떠올렸다. 분명 찻집에 출근해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괴물이 되어버렸다. 조금 전까지 함께했던 먼작귀들은 이제 자신을 피해 도망친다.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변해버린 데다, 자신이 속해 있던 세계에서도 밀려나게 된 것이다.

       

      몬스터가 된다면 무엇이 가장 두려울까. 달라진 외형 그 자체일까. 어쩌면 더 큰 공포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나라고 인정하는 존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소중한 친구들, 그리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친구들은 괴물이 된 나를 여전히 나로 인식해 줄까?

       

       

       

      변해버린 모습에도 우정은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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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치와레는 예전부터 몬스터화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캐릭터다. 작가는 몬스터가 된 하치와레의 모습을 일러스트와 만화로 꾸준히 공개해 왔다. 주연 3인방 중 하나인 하치와레의 몬스터화 가능성이 이토록 반복해서 제시된다는 것은, 그 역시 언제든 지금의 모습을 잃을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하치와레가 몬스터가 된다면 치이카와와 우사기는 그를 알아볼 수 있을까? 독자의 눈에는 푸른 가르마만으로도 하치와레라는 사실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먼작귀족에게는 다를 수 있다. 겉모습이 완전히 달라진 존재가 자신이 친구라고 주장한다면,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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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만화는 하치와레가 악몽을 꾸는 장면이다. 꿈속에서 하치와레는 구덩이에 빠지려는 치이카와를 구하려 하지만, 치이카와는 오히려 하치와레를 피해 도망치려 한다. 마치 괴물이 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렇게 하치와레는 꿈속에서 친구를 잃는다.

       

      한낱 꿈에 불과한 에피소드지만, 하치와레의 몬스터화 가능성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우사기 또한 몬스터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만약 두 친구가 몬스터가 된다면 치이카와는 그들을 여전히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겉모습이 달라져도 우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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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노코처럼 자신이 몬스터화한 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먼작귀족도 존재한다. 강해진 모습이 마음에 들고, 예전보다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존재의 삶보다 언젠가 괴물이 되어버릴 ‘가능성’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

       

      몬스터가 된 뒤의 삶이 이전보다 편할지는 실제로 몬스터가 된 후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모든 먼작귀족이 몬스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다른 먼작귀가 갑자기 몬스터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언젠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불안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가능성이 언제 현실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데 있다. 지금 열심히 제초하고 토벌하며 돈을 모아도, 내일이면 지금의 일상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먼작귀족은 오늘과 같은 내일이 반드시 찾아오리라는 보장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당연하게 느껴지는 일상이 사라질 수 있다면, 그 일상은 가볍게 느껴질까, 아니면 더 무겁게 느껴질까? 내일 내가 모든 것을 잃는다면, 오늘의 행복을 더 소중하게 느낄까?

       

      누군가는 언젠가 사라질 행복이라면 허무하다고 느낄 것이고, 누군가는 오히려 더욱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나는 이러한 생각이 먼작귀족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고, 자격증 공부로 고생하는 모습이 인간의 삶과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일까. 문득 하치와레가 유독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직 작가가 드러내지 않은 그의 속마음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하는 하치와레의 태도


       

      하치와레는 유독 성장을 갈구하는 캐릭터다. 그렇기에 아마 자신의 미래를 한 번쯤은 그려보지 않았을까 싶다. 자신의 우상인 랏코를 닮고 싶어 하고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지닌 하치와레는 자신이 그리는 미래에도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있을까.

       

      먼 훗날일지 가까운 내일일지 알 수 없는 미래를 그리며, 하치와레는 매사에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훈련도 열심히 하고, 돈도 열심히 벌며, 친구인 치이카와와 우사기를 소중히 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 세계에서는 지금의 모습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하치와레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그의 성실함은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세계에서도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려는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어지는 일상과 행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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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에서 드러나는 것은 이미 몬스터가 되어버린 결과뿐이지만, 먼작귀족에게 더 중요한 것은 내일을 알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일 것이다. 불확실한 삶 속에서 그들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언젠가 지금의 삶을 잃게 된다면, 오늘의 행복은 의미 없는 것이 될까. 어차피 끝이 정해져 있다면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끝이 있기에 오히려 아직 끝나지 않은 지금을 더 소중하게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 친구가 몬스터가 될 수도 있고, 출근길에 나 자신이 괴물이 될 수도 있는 세상. 이러한 불확실성은 현재의 행복마저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할 수 있다. 행복을 느끼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누릴 여유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행복은 불확실성을 이겨 내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도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먼작귀족은 몬스터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 그렇다고 모두가 매 순간 그 가능성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제초와 토벌을 하고, 돈을 모으고, 자격증을 공부하고, 친구와 시간을 보낸다.

          

      이들의 일상은 불확실성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해서 오늘의 행복까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행복이란 불확실한 미래를 확신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알 수 없는 지금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서 비롯되는 것일지 모른다.

       

       

      * 이미지 출처: 먼작귀 'X' 공식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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