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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가장 찬란하고 심오한 고백 - 연극 ‘전락’ [공연]

나는 삶을 사랑해요. 그것이 나의 진정한 약점입니다.

by 이진 에디터
2026.10.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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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선(僞善 : 겉으로만 착한 체함)도 선이다. 타인에게 드러나는 부분만큼이라도 좋은 모습을 유지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보여 주기 식 봉사 활동, 이미지 쇄신을 위한 기부, 자기만족을 위해 베푸는 선행들은 행위의 결과만큼은 떳떳하다. 악행을 저지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보다 가식이라도 떠는 게 낫다. 가식도 꾸준히 반복되면 진심 비슷한 모양새에 점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마지막 장편 소설 <전락>은 주인공 클라망스가 행하는 뒤틀린 선과 그의 심리·내면을 깊이 파고든 작품이다. <이방인>, <페스트> 등의 소설뿐 아니라 희곡, 에세이, 철학서까지 활발하게 집필한 카뮈는 인간 본성과 심연을 거울처럼 비추는 작가였다. 1957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카뮈는 생전 ‘비록 인간의 정의가 너무나 불완전하다고 해도, 인간의 정의를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선택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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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손프로젝트가 개발하고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제작하는 연극 <전락>이 10월 25일 서울 대학로 TOM(티오엠) 2관에서 막을 올렸다. 12월 6일에 막을 내리는 <전락>은 배우이자 연출가 손상규가 2022년 각색·연출·출연까지 도맡으며 더줌아트센터에서 처음 선을 보인 작품이다.


      2023년 더줌아트센터에서 재공연된 작품은, 2025년엔 국립극단 기획 초청 시리즈 Pick크닉에 선정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난 바 있다. 2026년 다시 관객을 찾은 연극 <전락>은 그동안 클라망스를 연기해 온 손상규가 이번엔 각색과 연출만을 담당하고, 윤나무와 이동휘가 새로운 캐스트로 합류했다.


      <전락>은 파리의 성공한 변호사 ‘장 바티스트 클라망스’가 홀로 등장해 암스테르담의 한 바에서 만난 낯선 이, 즉 관객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형식의 1인극이다. 자신의 능력, 인기, 스스로가 행하는 선행에 취해 살아가던 클라망스는 어느 날 밤 인생을 뒤바꾸는 사건과 맞닥트린다. 그날 이후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클라망스는 자신을 ‘고해 판사’라 소개하며 관객에게도 거울을 비춘다. 그가 내민 거울에 보이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위선이자 양심일 것이다.


      1인극은 무대에 오르는 배우 한 명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특히 연극 <전락>은 한 인간의 적나라한 심연을 비추며 관객에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에, 클라망스로서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작품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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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온 더 비트>, <썬더> 등의 1인극은 물론 <타인의 삶>, <쇼맨>, <더 헬멧>, <카포네 트릴로지>, <킬 미 나우> 등 여러 연극과 뮤지컬에서 오랫동안 재능과 실력을 증명해 온 윤나무가 <전락>으로 또다시 1인극 무대에 오른다. 밀도 높은 캐릭터 분석력과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늘 관객의 선택을 받아온 윤나무는,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의 발걸음을 또다시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


      2024년 <타인의 삶> 초연으로 14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던 이동휘는 <튜링머신>, <타인의 삶> 재연 등으로 꾸준히 무대에 올라왔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과 작품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달라지는 캐릭터와 연기력을 선보여온 이동휘의 클라망스는 그의 또 다른 페르소나가 될 것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1인극에 도전하는 이동휘는 90분 동안 홀로 작품을 이끌며,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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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나무와 이동휘가 연기하는 서로 다른 모습의 클라망스는 <전락>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겉으로 보기엔 가벼워 보이지만, 내면엔 양심과 이기심이 동시에 자리한 클라망스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인물이다. 한 인간의 입체적인 내면 심리를 정교하게 쌓아 올리며, 텅 빈 무대에서 관객을 집중시켜야만 하는 고도의 연기력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락>의 연극적 매력을 발견해 작품에 합류한 윤나무와 이동휘는 클라망스의 모순을 섬세하게 구현하며 그에게 깊은 연민을 품게 할 것이다. 치열하게 무대를 준비한 두 배우가 만든 클라망스는 2026년 가을과 겨울, 묵직한 울림으로 관객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작품 속 클라망스와 같은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그의 선택과 양심을 쉽사리 비난하거나 덮어놓고 편만 들 수 있을까. <전락>의 관객은 클라망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클라망스가 되기도 한다. 알베르 카뮈가 탄생시키고, 손상규·윤나무·이동휘가 이야기하는 위선과 양심의 민낯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전락>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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