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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 있다는 것 [사람]

다들 좋아하는 장소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

by 이수민 에디터
2026.10.2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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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이번 글은 그동안 제가 기고했던 영화, 드라마, 책 리뷰가 아닌 조금은 사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기회로 시작하게 된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이 어느덧 끝을 앞두고 있는데요.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하기 위해 자주 찾아보던 사이트에서 제가 직접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때는 다른 에디터분들의 글을 읽으며 공부하고 참고하곤 했는데, 이제는 제 이름으로 글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누군가에게도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에디터로서 마지막이 될 이번 글에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소 한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저는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오래오래 좋아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요. 좋아하는 마음에 유효기간이 없었으면 좋겠고, 가능하다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정리하는 일이 유독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쉽게 놓지 못하는 관계가 있고, 이제는 낡아서 버려야 할 물건인데도 한참을 고민하며 버리지 못할 때가 있어요. 좋아했던 시간과 그 안에 담긴 기억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일까요?


      그런 제가 오래도록 좋아해 온 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건대 커먼그라운드에 있는 인덱스숍이라는 공간인데요.


      인덱스숍은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자주 다니던 곳입니다. 고등학생 때는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이상하게 좋아하는 장소에 가면 평소보다 집중이 잘되는 거, 다들 한 번쯤 경험해 보셨나요? 집에서는 미루기만 하던 일도 마음에 드는 카페에 앉으면 왠지 술술 풀리는 기분이 들잖아요. 저에게 인덱스숍이 딱 그런 곳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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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가득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고, 마음에 드는 책을 구경하고,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곤 했어요. 꼭 무언가를 대단하게 해내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책을 읽다가 잠시 쉬어도 되고, 생각이 많아지는 날에는 그저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도 괜찮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저는 여전히 이곳을 좋아하고 있어요. 몇 달 뒤면 졸업 학년이 되는 지금도 종종 인덱스숍을 찾는데요. 사실 지금 이 글도 인덱스숍에서 쓰고 있답니다! 고등학생 때 이곳에서 공부하던 제가 이제는 에디터로서 마지막 글을 쓰고 있다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공간은 그대로인데 그곳을 찾는 저는 조금씩 달라졌어요. 고등학생 때는 입시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사이에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일도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순간도 있었어요.


      그런데도 인덱스숍은 여전히 제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건 단순히 커피가 맛있고 책이 많아서라기보다,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쌓이면서 저만의 추억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활동한 시간도 제게는 비슷한 의미로 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준비하던 입시에 실패한 뒤 한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하니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도하고 그동안 노력했던 시간과 제가 해왔던 일들이 과연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평소 좋아하던 문화예술을 제 글로 소개하고, 작품을 보며 느꼈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작품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도 하고, 평소라면 지나쳤을 이야기에 관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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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이 활동을 하면서 제 세상이 조금 더 넓어졌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입시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시간 이후에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고, 예상하지 못했던 경험이 또 다른 가능성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니까요. 계획했던 길을 걷지 못했다고 해서 그동안 노력했던 것들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는데요.


      "헤맨 만큼 네 땅이야. 네가 노력했던 것들은 변하지 않아. 이번에 네 땅이 이만큼 넓어진 걸 축하해."


      이 말은 지금까지도 제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많다는 생각에 다시 용기를 내어 움직이게 되기도 하고, 지금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도 이 말을 떠올리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언니 고마워.


      당장 눈앞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제가 노력했던 시간까지 부정하지 말고 예상했던 길에서 벗어났더라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 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트인사이트에서 보낸 시간도 제게는 그렇게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준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른 뒤에도 인덱스숍을 찾아와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때는 지금과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여전히 이곳을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그대로였으면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무언가를 오래 오래 좋아하고 싶어요. 시간이 흘러도 문득 생각나는 장소가 있고, 다시 꺼내 보고 싶은 기억이 있고, 여전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장소가 있나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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