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예술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나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볼 때. 가사 한 줄 음표 하나로 마음을 울리는 음악을 들을 때. 생각지도 못한 시각을 엿보게 될 때.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예술을 사랑하게 된다.

 

그렇다면 예술을 찾게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단순히 심심함을 달래려 할 때 일 수도 있고 위로가 필요할 때 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확고한 취향과 안목이 있어서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이 나오는 순간 보러 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타입의 사람은 아니다. 물론 나에게도 어느 정도 선호하는 장르나 이야기들이 있다. 그렇지만 나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람을 사랑할 때이다.

 

좋아하는 배우가 생기면 그 배우의 출연작을 도장 깨기 하고 좋아하는 가수가 생기면 하루 종일 그 가수의 노래만 듣는 것처럼.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추천하는 작품들을 시청하는 것처럼. 사랑에 빠지는 순간, 나의 문화적 관심도는 그 사람에게 쏠리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덕질을 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시작하여 다른 인물로 혹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으로 시야를 넓혀가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내가 예술을 접하는 주된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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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책은? 나에게 있어 책과 사랑에 빠지는 건 솔직히 조금 어려운 일이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사람을 매개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대중가요처럼 짧은 시간 동안 향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나에게 독서는 오랜 시간과 집중을 요구하는, 조용하고 긴 호흡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책을 싫어하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한 달에 한 권을 겨우 읽을까 말까 하는 낮은 독서율을 지니고 있지만, 도서관이나 서점같이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조용히 책을 구경하고 슬쩍슬쩍 읽어가며 시간을 보내는 일을 즐기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반짝 다가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민음사TV>였다. <민음사TV>는 출판사인 민음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로 민음사의 마케터와 편집자들이 다양한 주제와 콘셉트를 통해 일상과 책을 소개한다. 처음 이 채널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더 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영상을 보고 놀랐던 기억만은 생생하다. 출판사가 유튜브를 한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책 얘기가 너무나도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아마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줄거리를, 책에 담긴 시사점을, 그들의 감상을 나눠주는 사람 말이다. 내가 민음사 직원들을 '덕질'한다는 건 아니지만 책 소개에 묻어있는 그들이 가진 본연의 매력 또한 나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세계문학전집의 몇몇 책을 읽게 되었으니 적어도 나에겐 큰 수확이라 할 수 있겠다.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던 책마저 덕질 아닌 덕질을 통해 접하게 되니 전보다 좀 더 쉽게 느껴진다. 이런 나를 보면 내가 여전히 어렵게 느끼는 몇몇 분야들도 어쩌면 생각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우아한 문화예술 오타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취향으로 무언가를 꾸려갈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때까지는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사랑하고 사랑할 많은 사람들에게 잠시 신세를 져야겠다. 지금의 나에게 예술을 즐기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에는 사람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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