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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우리가 죄를 지었다 말하지만 - 레위기 [영화]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를 구원하고

by 조현정 에디터
2026.10.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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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위기’는 성경의 세 번째 권으로 히브리어 제목은 ‘봐이크라’, 뜻은 “그가 부르셨다”이다. 레위기는 어떻게 예배할 것인가, 그리고 예배자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교육하는 교본이라 할 수 있다.¹⁾ 그 안에는 동성애를 금지하는 내용 또한 포함되어 있다.

       


       

      구원 치유 의식


       

      <레위기>는 작고 보수적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종교적 색채가 진한 그곳에서, 나임과 라이언은 동성애자임이 들통나 구원 치유 의식을 받게 된다. 흔히들 하는 말뿐인 의식이라 생각한 것도 잠시, 아이들은 의식 도중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진다. 그때부터 그들은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하고 나를 죽이려 하는 무언가에게 시달리게 된다.

       

      종교와 얽혀있고 명확한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점 때문인지, 그것은 ‘악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종교가 금기시하는 동성애자들을 ‘치유’하기 위해 악마를 부른다니. 아이러니하다.

       

      의식을 받았던 다른 학생이 그것에게 살해당하자, 나임과 라이언은 이전 피해자를 찾아가 그것에 대한 단서를 얻는다.

       

      그것은 혼자 있을 때 나타난다.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 가까이 있을수록 사랑할수록 점점 더 정교한 형태를 갖는다.

       

      그 설명을 듣고 있으니 머릿속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어쩌면 '그것'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괴물 같은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가 SNS나 뉴스에서 숱하게 마주쳐온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고.



       

      우리가 죄를 지었다 말하지만



      사실 영화를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 왜 그들이 고통받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자꾸 맴돌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그리 잘못했다고 죽을 만큼의 공포에, 그리고 실제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해야 하는가.

       

      동시에 나임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에게도 화가 났다. 영화의 후반부, 나임은 그것을 피해 가까운 동네 마트에 들어가게 된다. 피가 묻은 채 겁에 질려 아무나 같이 있어달라 부탁하지만 끝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어쩌면 그러한 외면에 여러 이유를 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아이를 책임지기 싫었을 수도 있겠다. 늦은 시간이라 본인도 무서웠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로선 그들의 무정함을, 나임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밖에 없다.

       

      더해서, 나임의 엄마는 의식의 결과를 어느 정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허락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 구원 치유사에게 의식을 의뢰했던 모든 부모들이 비슷한 과정을 거쳤으리라.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아들에게 고백하고 있음에도 엄마의 표정은 한결같다. 죄책감도, 미안함도 아니라 오로지 단조롭고 어딘가 단호한 얼굴. 

       

      나를 이해할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지도 않는, 오로지 특정한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이 어떤 면에서는 그것의 존재보다도 끔찍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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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에서 나임은 다시 그것의 존재를 보게 되지만 두려움도 놀라움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옆에 있는 진짜 라이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댈 뿐이다. 아마 이것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아니었을까. 그들을 둘러싼 세상의 많은 소음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기꺼이 사랑을 선택하겠다고.

       

      어찌 보면 가장 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결말이 섬뜩하기보단 희망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그래서일지 모르겠다. 마을을 떠나 자유롭게 사랑하러 가는 둘 때문에.

       

       

      1) "[특별기고] 교회를 위한 헌장, 레위기 제대로 읽기 (1)레위기, 수면제인가 영양제인가",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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