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의 에디터 활동이 끝이 났다.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7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지원서를 쓰느라 일주일을 고민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가 지나가고 돌아올 새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새로움과 익숙함의 경계에서
아트인사이트를 독자의 시점에서만 바라볼 때는 머릿속에 쓰고 싶은 소재가 정말 많았다. 작품 하나를 보면 글이 쓰고 싶고, 여행 한 번 다녀오면 내 이야기를 아트인사이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막상 아트인사이트 안에서 [에디터]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나니, 뒤따라오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단지 '나를 위한 기록'으로 여겼다면,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글을 기고할 때는 누군가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글을 쓰기 위해 애썼던 것 같다.
같은 작품을 보고도 사람들은 모두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런데 가끔, 그 생각들이 얽히고설켜서 결국 나를 괴롭게 할 때가 있다. 그리고 내 글이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식으로 다가가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내 글을 살펴보면, ' ~ 생각한다'로 끝나는 문장이 많다. 내 생각과 당신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타인과 나의 생각이 완전히 일치할 수 없다는 나만의 착각 속에 갇혀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익숙한 생각과 고정관념을 떨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쩐지 그 주변을 여전히 맴돌고 있는 것만 같다. 새로움과 익숙함의 경계, 내게는 평생 풀어야 할 숙제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는, 내가 앞으로도 글을 써야하는 이유이다.
에디터에서 컬쳐리스트로
아트인사이트에서 활동한 에디터들은, 이후 컬쳐리스트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에디터와 마찬가지로 7개의 질문을 던지는 지원서를 작성해야 한다.
에디터 활동의 끝에서 컬쳐리스트 지원서를 마주한 나는, 여러 고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독자들에게 닿게 될 문장을 쓸 자격이 되는 사람인가,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소재를 찾고 한 편의 글을 써낼 수 있을까. 이런저런 걱정과 고민들이 컬쳐리스트 지원을 망설이게 했다.
그리고 그 답은 지원서를 쓰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중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이 나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깊이 남겼다는 사실이다.
매주 한 편씩 새로운 소재를 찾고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힘들기만 한 줄 알았다. 하지만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컬쳐리스트 지원서에서 묻는 7개의 질문을 통해, 4개월 동안 나의 내면과 외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알게 되었다.
독후감 쓰기를 유독 어려워했던 내가 4권의 책 리뷰글을 기고하였고, 사랑과 관련된 글을 외면했던 내가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을 보고 한 편의 글을 써냈다. 이 모든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하지 않았더라면 나의 문장으로는 영영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어렵다는 이유로 피하고 모른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소재로 글을 쓰게 되면서, 이전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글쓴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는 단순히 글을 쓰고 기고하는 활동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조금씩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경험이었다. 앞으로 많은 변화와 일들이 내 앞에 펼쳐지겠지만, 그 모든 것들을 견뎌내고 해낼 수 있게 하는 데에 아트인사이트에서의 활동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일의 나를 뒤에서 밀어주는 작은 바람이 되어주지 않을까.
이제는 4개월간 뒤에서 나를 지지해주었던 에디터 활동을 청산하고, 컬쳐리스트로서 한 발짝 나아가보려 한다. 앞으로도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더 깊고 다양하게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끝으로, 이 글을 빌려 본 에디터 활동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