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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서울은 어때? [서간문]

물어봐도 될까?

by 길유빈 에디터
2026.08.26 13:06

서울이라. 지금의 나에게 서울이란 어떤 존재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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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너무 멀어. 통학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너무너무 멀어! 사람도 많고, 복잡하고, 시끄럽고, 건물도 높고, 조용히 살아갈 수는 없는 느낌이야.


그리고 아름다워.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 일곱 시 쯤 용산역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면, 그림 같은 한강이 펼쳐져. 그 순간을 기다리나 봐. 저녁 시간의 한강을 바라보기 위해서 힘든 하루를 보냈나 싶은 생각이 든다니까.


그럼 몇 년 전으로 돌아가 볼까?


너도 서울에 살지 않았지. 아, 그것도 역시 공통점이었네! 우리가 다른 공통점이 많았던가? 꽤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마 네가 맞춰준 거겠지. 넌 폭력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나한테만은 상냥했잖아. 아무래도 난 조금 머리아픈 사람인 것 같아. 그런 면에서 희열을 느꼈으니까.

 

그럼 물어볼게. 너는 어땠어? 너에게 서울은 설레고 두근거리는 공간이었어? 왜, 타지에 살던 사람이 서울에 처음 오면 그런 생각이 들잖아. 서울에 발을 들인 것만으로도 ‘서울 사람이 된 건가’ 하고 기대감에 부풀어버린다니까. 혹은 끝내 괴롭고 잊어버리고만 싶은 곳이 되어버렸어? 집으로 갈 때 보이던 푸른 한강의 물이 붉게 변해 있었어?


지금에서야 묻냐고? 어쩔 수 없었어. 나는 카르마를 믿는 사람이어서, 이후로 모든 것을 스스로 감당했다고 느꼈거든. 그러니까 이제서야 죄책감을 조금 씻어내렸다는 말이야. 나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걸 알잖아. 나밖에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알아. 그럴지도 모르겠다.


계속 생각했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고. 그래서 이렇게 글을 적어봐. 너 번호도 바꿨으니까. 달라질 건 없겠지만 드문드문 자책하고 있었어. 그리고 넌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똑같은 끝을 맞이했고.


돌아오고는 서울에 가기 싫어졌어. 질려버렸어. 단지 잠시동안 꿈을 꾼 것 같더라. 꿈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잖아. 일 년 정도가 흐른 뒤에는 너도 잊힌 사람이었어. 곧 복학이라 다시 서울에 가게 될 거야. 그래서 네 생각이 났나 봐.


서울을 알려준 건 너였어. 새로운 세상을 새겨준 건, 내가 몰랐던 것들을 알려준 건 너였잖아. 아, 혹시 이제는 아무렇지 않아졌어?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지. 그럼 끝까지 이기적으로 굴어볼게. 이제 우리는 똑같이 서울을 바라볼 수 있는 걸까?


위선자여도 안부 정도는 건넬 수 있잖아.


그래서, 넌 지금 서울이 어때?


됐어. 답은 하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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