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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음악이란 무엇인가 [음악]

모작품의 창조

by 문아휘 에디터
2026.08.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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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란 무엇인가?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늘 논의의 대상이었다.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수시로 바뀌고 멈출 수 없는 물줄기가 목적지 없이 그저 흘러가듯 끊임없이 나아갈 뿐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 물줄기를 나누고 이름을 붙이고 형식을 만들어 틀에 집어넣고자 한다. 결국 변화하고 부서지고 새로 융합되기도 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유를 찾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이는 그저 근원을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된 것인데, 애석하게도 연주의 순간을 온전히 가지는 것이 본질인 음악에 있어서 이 본능은 비극에 가깝다. 근원에 대한 궁금증으로 연구를 이어가는 분야는 문학, 미술 등 많지만, 그럼에도 다른 분야와 차별점이 존재하는 게 음악이다. 음악의 정체성을 정립하고자 할 때에는 음악이라는 장르가 무엇을 추구해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해 왔는지 그 양상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음악은 시간예술이기 때문에 그 순간을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번영해 온 영역이다. 연주자는 청중의 시간을 얻고 청중은 연주자의 시간을 얻는 ‘등가교환의 장’인 음악시장에서, 청중은 기꺼이 그 찰나의 시간에 돈을 지불한다. 그렇게 발전한 클래식 음악이라는 것의 정체성은 ‘보존과 재현’이었다. 과거의 명작들을 시간예술인 음악은 보관해 두고 전시해 두는 것이 불가능하니 악보를 배포해 연주자를 양성하고, 백 년 전과 같이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곡을 연주해 주기 위해 훈련하였다. 이때 연주자들이 중점을 두고 연습하는 건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하는가이다. 그렇게 백 년 전 이 곡을 들었을 사람들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그때로 데려갈 수 있도록 클래식 연주자들은 연주를 한다. 그렇게 클래식 음악은 재현의 형태로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있다. 그렇다면 클래식 음악은 과거에 멈춰 있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늘 음악가들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고, 여태 음악의 역사가 그랬던 것처럼 아직 새로운 형식들에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할 뿐이다.

 

존 케이지(John Milton Cage Jr., 1912-1992)의 현대곡이 예술적이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들, 난해한 현대곡들이 결국 ‘듣기 좋음’을 근원으로 삼아야 할 음악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목소리들도 이전부터 늘 있어 온 목소리들이었다. 그렇게 비평과 함께 나아가다 보면 생각지 못한 형식이 다시 청중들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끌어모으기도 하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정확한 재현’이라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가? 악보는 분명 음악을 기록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리를 완벽히 고정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지시문에 가깝다. 동일한 악보를 가지고도 연주자마다 템포, 다이내믹, 프레이징, 심지어 침묵의 길이까지 다르게 해석하는 것은 결국 음악이 완전히 고정될 수 없는 예술임을 방증한다. 즉 클래식 음악이 추구해 온 ‘보존’이라는 가치 역시 역설적으로 끊임없는 ‘해석의 변화’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음악의 정체성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재현을 가장한 창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현대에 이르러 녹음 기술의 발달로 음악은 반복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음악은 더 이상 찰나의 순간을 선사하는 예술이 아니게 되었지만, 동시에 일회성이라는 시간예술의 본질을 일부 상실하게 된다.

 

결국 음악의 정체성은 하나의 고정된 정의로 수렴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상태 그 자체에 가깝다. 우리가 음악을 규정하려는 순간, 음악은 이미 그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존재하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명확한 답을 찾는 행위라기보다,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그 의미를 재구성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 정체성 또한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끝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과정 속에서만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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