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Review] 사랑했기 때문에 후회하는 것들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사랑과 후회 사이에서 바라본 가족의 이야기

by 임혜인 에디터
2026.10.02 00:56
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이전에 읽던 글입니다.

      1000001208.jpg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 가족 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을 보면 표지에 있는 강렬한 색채의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이라 칼만의 그림과 함께 작가 자신의 가족,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예술가들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는 톨스토이 부부, 클라라 슈만과 같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한편, 작가 자신의 가족에 대한 기억도 담겨 있다.


      책을 펼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그림과 이야기 사이의 대비였다. 그림은 강렬하고 밝은 색채를 가지고 있는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마냥 밝지만은 않다. 사랑과 배신, 상실과 그리움, 가족 사이의 갈등과 후회가 등장한다. 밝은 그림을 바라보면서 슬픈 이야기를 읽게 되는 모순적인 면이 이 책을 더 인상 깊게 만든다.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에서 보이는 이러한 대비가 마치 가족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느낄 것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언제나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을.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더 큰 기대를 하기도 한다. 때로는 너무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중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책에는 행복한 가족과 불행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의 모습을 한 가지 모습으로 정의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행복한 가족과 불행한 가족을 나누어 생각하지만 실제 가족의 모습은 그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함께 웃었던 기억이 있는 동시에 다투었던 기억도 있고 사랑하면서도 미워했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서로에게 잘해주고 싶으면서도 그러지 못했던 순간도 있을 것이다.

       

       

      당신의 가족.

      나의 가족.

      당신의 회한.

      나의 회환.

      다 똑같지, 그렇지?

      회한으로 가득 찬 광활한 하늘.

      후회의 바다.

      하지만 이제 충분하다.

       

      p.132

       

       

      그래서 이 책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 '후회'라는 감정이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졌다.


      후회는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책은 후회를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살아왔기 때문에, 사랑했기 때문에 생겨나는 감정으로 바라본다. 결국 후회 역시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가족에서 느끼는 후회도 비슷하다.


      '그때 그렇게 말하지 말걸.', '조금 더 잘해줄걸.', '한 번이라도 더 같이 시간을 보낼걸.'


      가족은 우리가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닐 거다. 오히려 가까이 있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을 놓칠 때도 있다.


      책 속에서 작가는 남편과 크게 다투었던 기억을 이야기한다. 당시에는 분노와 실망이 휘몰아쳤지만,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그 싸움과 함께 상실감도 남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다시 돌아온다면 자신들이 더 현명해져서 싸우지 않을 수 있을지 묻는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후회'라는 감정이 꼭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소중했기 때문에 후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중요하지 않았다면 지나간 말과 행동을 계속 떠올리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다면 제목 속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은 무엇일까?


      책을 읽기 전에는 그것이 삶에서 마주하는 여러 기억과 감정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넘길수록 나는 그것이 가족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가족은 함께 웃었던 기억을 주기도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이인 만큼 상처와 후회도 남긴다. 언젠가는 함께했던 시간이 지나가고 평범했던 순간들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기억이 되기도 한다.


      가족은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사랑했기 때문에 후회가 남고 지나간 시간이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임혜인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콧물을 흘리는 맹구를 다시 만나기까지 [영화]
      2. 02 [Opinion] 새로운 이야기의 문 앞에서 [음악]
      3. 03 [Project 당신] 나를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의 [자기소개]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