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과 함께 나의 여름휴가가 돌아왔다. 서울에서 쉬는 것보다 강원도에 내려가서 쉴 때 진짜 쉬는 느낌이라 강원도의 휴가를 많이 기다렸다.
내려와서 한 거라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먹고 잠을 잔 거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충전을 잔뜩 했다. 보려던 영화, 읽으려던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이 휴식 덕분에 남은 2026년의 바쁜 일정도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남았던 일정은 셋째, 막내 외삼촌과 외숙모들과 함께 계곡 근처에서 저녁을 먹은 순간이다. 연세가 많은 외가 친척분들은 시간이 있을 때 만나려고 한다. 어릴 때 함께 했던 추억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언제 만나도 편안하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먹은 백숙이 기억에 남는다. 외삼촌, 외숙모들 맛난 밥 사드리려고 열심히 일한다고 하니 웃으면서 언제든 나에게 밥을 사줄 수 있다고 말하는 가족들 덕분에 따뜻함을 느꼈다.
가게도 한가한 시기라 일을 하는 시간이 적었지만 묘한 불편감으로 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휴가 덕분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답답하면 산책을 하러 갔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끝없이 나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끝없는 생각들이 나라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은 생각을 멈추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온전히 쉬는 시간을 만들어줘야겠다고 느낀 휴가이다. 서울로 올라가서 또 내 일상을 차곡차곡 채우겠지만 그 중간중간 어떻게 해야 잘 쉴 수 있을지도 잘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