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PRESS] 인간이 된 여신들 -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리부트’ [공연]

헤라·아프로디테·아르테미스를 오늘날 현실로 소환하다

by 이진 에디터
2026.08.16 08:11

신화와 고전의 유통기한은 영원하다. 2026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신화와 고전을 읽고, 그를 기반으로 재생산된 콘텐츠들을 보고 듣고 느낀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야기는 신화와 비극에서 시작돼 수많은 형태로 변주됐다. 따라서 이야기의 원형을 보지 못한 이들일지라도 이미 몸으로 알고 있다. 고전과 비극과 신화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사상 깊숙한 곳에 이미 녹아든 삶 자체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신화와 고전을 모방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창작집단 LAS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리부트’되어 6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그리스 신화 여신들 헤라·아프로디테·아르테미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현대적 시선을 더한 페미니즘 입문극인 작품은 10년 전 초연 때와 달라진 시대상을 살피며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리부트>로 재탄생됐다.

 

 

헤아아_포스터_인스타사이즈.jpg

 

 

가정의 여신 헤라, 아름다움·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순결·다산·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그저 ‘여신’으로만 불리는 게 아닌, 들끓는 욕망과 고뇌와 인간성을 가졌단 걸 증명한 극은 여러 담론을 제시하며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초연으로부터 10년이 지났기에 변화한 시대상과 인식을 더 치밀하게 반영하여 오리지널보다 진화한 형태로 돌아온 것이다.


창작집단 LAS의 대표 레파토리인 작품은 2016년 초연 후 앙코르 공연과 연장 공연 모두 전석 매진 되는 기염을 토했다. 극은 2017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에 선정되기도 하며, 그 해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좌석 수가 줄고, 공연 중단이 이어졌던 공연계 암흑기에도 무대에 오르며 관객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졌다.

 

 

2026산울림고전극장_포스터_최종2.jpg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리부트>는 소극장 산울림의 대표 기획 프로그램인 ‘산울림 고전극장’의 마지막 작품이다. 8월 6일부터 23일까지 공연되는 극단 플레이위드의 연극 <플레이위드 햄릿>, 8월 27일부터 9월 13일까지 올라오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연극 <쿠쉬나메 - 끝나지 않는 이야기>에 이어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리부트>는 9월 16일부터 10월 4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관객을 만난다.

 

헤라 역엔 한송희, 아프로디테 역엔 이주희, 아르테미스 역엔 김희연이 이름을 올렸다. 제우스·아레스·아폴론 역할엔 이강우, 헤르메스·헤파이스토스·알페이오스·아도니스·오리온엔 김한빈이 캐스팅됐다.

 

 

헤아아캐스팅.jpg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희곡을 집필하기도 한 한송희는 이번에도 배우로서 무대에 오른다. 한송희는 2017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 당시 페미니즘 이슈로 주목받을 거라곤 예상 못 한 채 극본을 썼다고 밝혔다. 여자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게 페미니즘으로 연결돼 놀랐다는 한송희는, 계몽할 의도로 극을 쓴 것이 아니기에 관객이 느끼는 대로 작품을 봐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고전을 새로운 시선으로 무대에 올리며 관객과 함께 고전의 현대적 의미를 탐색한 산울림 고전극장은 2013년부터 계속됐다. 지난 여정을 통해 동시대 연출가와 배우들, 주목받는 신진 단체를 발굴하며 총 50여 편의 작품을 공연한 산울림 고전극장은 서울 마포중앙도서관과 연계한 강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리부트>와 연관된 ‘그리스 신화와 여신/여성(부제 : 여신은 어떻게 여성이 되었는가)’ 강연은 8월 20일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되며, 3명을 추첨하여 연극 초대권도 증정한다.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조성원이 강연자로 나선다.


작품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극작가의 의도대로, 관객을 가르칠 의도로 집필되지 않은 극은 다양한 여성과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며 보는 이를 스스로 생각하게 할 뿐이다. 자연스럽게 담론을 제시했을 뿐인데 페미니즘 입문극으로 불리며 10년간 파란을 일으켰단 점은 씁쓸하기도 하다. 여성들이 살아가는 현실은 오늘날까지도 그만큼 고통스럽단 뜻이기도 하니 말이다.

 

새롭게 태어난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리부트>, ‘헤아아’는 2026년엔 어떤 화두를 던질까. 9월 16일 소극장 산울림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진_PRESS.jpg

 

 

이진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Interview] 3년 만에 돌아온 베토벤 2.0, 시크릿은 없다 - 뮤지컬 ‘베토벤’ 길 메머트 연출
  2. 02 [PRESS] 난 너를 사랑하겠노라, 죄가 될지라도 - 뮤지컬 ‘아몬드’ [공연]
  3. 03 [PRESS] 널 사랑하기 전 해야 할 일 - 연극 ‘보이즈 인 더 밴드’ [공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