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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 싱 스트리트 [영화]

직접 부딪쳐보지 않으면 영영 알 수 없을 거야

by 김희정 에디터
2026.07.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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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향해 꾸준히 노력해 본 경험이 있는가? 솔직하게 말하면 난 그래본 적이 없다. 요즘 하루하루 고민이 많다. 나는 무얼 하는 걸 좋아하는지, 또 어딜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그리는 미래가 찬란하게 흘러 나갈 것이라는 알 수 없는 희망이 들기도 하지만, 또 나에게 펼쳐질 미래가 어둡게만 느껴질 때도 있다. 내가 하는 선택이 최선의 선택인지도 모르겠고, 나만이 나를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이 가끔은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본 싱 스트리트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영화 싱 스트리트의 배경은 80년대의 아일랜드다. 아일랜드는 당시 경제 불황으로 청년 실업률이 치솟았고, 주인공 코너의 집 또한 가계 상황이 어려워져 코너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그런데 코너가 전학 간 학교는 꼴통들만 모여있는 최악의 면학 분위기를 자랑하는 학교였다. 학생들은 대놓고 패싸움을 하거나 담배를 피웠으며, 선생님은 이를 알면서도 방치했다. 심지어 코너는 교장 벡스터 수사에게 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벌을 당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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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학교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모델 지망생 소녀 라피나에게 첫눈에 반한 코너는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우리 밴드 뮤직비디오 모델로 출연해 줄래?"라며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해버린다. 그렇게 거짓말로 시작된 밴드였지만 속전속결로 멤버를 구하게 되며 코너는 어느새 ‘싱 스트리트’ 밴드의 프론트맨이 되어 있었다.

 

코너가 꿈을 좇는 모습은 참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그리고 코너 옆에는 늘 든든한 형, 브렌든이 있었다. 코너가 음악을 좋아하게 된 건 형의 영향이 컸다.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브렌든은 코너와 저녁 8시에 하는 음악 프로그램을 챙겨보며 함께 음악적 영감을 나누었고, 함께 밴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브렌든은 코너가 쓰는 음악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며 적극적으로 코너의 꿈과 열정을 응원해 준다. 누군가의 꿈과 미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정말 큰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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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브렌든이 코너에게 덜컥 화를 내버리는 장면도 있었다. 브렌든도 사실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불화 속에서 음악의 꿈을 이루긴 어려웠고, 몰래 독일로 가서 음악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해서 결국 대학교도 자퇴하게 되었다. 브렌든이 거쳐왔던 불안정한 가정 속에서 태어난 6살 어린 동생 코너. 브렌든은 코너의 꿈을 응원하면서도 본인이 이루지 못한 진정한 ‘꿈’에 대한 분노가 쌓여있었을 것이다. 꿈을 향해, 또 좋아하는 여자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코너의 모습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본인을 더 작아지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브렌든은 끝까지 동생을 응원해 준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라피나와 코너는 꿈을 위해 런던으로 떠날 거라며 브렌든에게 털어놓는다. 런던까지 가는 방법은 부모님의 작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 그리고 코너는 ‘배가 있는 곳까지 태워다 줄 수 있어?’라며 브렌든에게 묻는다. 어떻게 보면 정말 터무니없는 말이지만 브렌든은 ‘당장 가자’라며 그들을 배웅해 준다.

 

코너와 라피나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브렌든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큰 소리로 환호한다. 그 환호는 두 사람을 향한 응원이자 자신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현실에 대한 해방감으로 느껴졌다. 코너와 라피나의 항해는 멈춰 있던 브렌든을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 장면을 보며 왠지 모르게 나도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코너와 라피나가 배를 타고 떠나며 나오는 노래의 가사가 참 좋았다.

 

 

Hey we're never gonna go if we don't go now

이봐, 지금 떠나지 않으면 우리는 영영 떠날 수 없어

You're never gonna know if you don't find out

직접 부딪쳐보지 않으면 넌 영영 알 수 없을 거야

You're never going back, never turning around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뒤돌아보지도 않을 거야

You're never gonna go if you don't go now

지금 떠나지 않으면 넌 영영 떠날 수 없으니까

 

 

배를 타기 전 브렌든은 자신이 직접 쓴 가사를 코너에게 건넨다. 영화의 마지막에 흐르던 노래가 아마 그 가사에서 탄생한 곡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의 내용은 브렌든이 꿈을 찾아가는 코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자, 본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맞는 말이다.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도 없다. 직접 경험하고 부딪혀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하고 싶은 걸 향해 나아가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쩌면 매번 실패가 두려워 회피를 택하고 있던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보며 가장 울컥했던 장면은 코너의 상상 속 ‘Drive it like you stole it’ 무대 장면이었다. 코너가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했을 때, 코너 부모님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져 별거하게 되었고, 형인 브렌든과는 큰 말다툼이 있었다. 그리고 코너의 뮤즈이자 뮤직비디오의 모델인 라피나는 런던으로 떠나버려 촬영 현장에 오지 않았다.

 

코너는 이 곡을 부르며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 순간을 떠올렸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라피나와 가족들, 그리고 본인의 곡을 칭찬해 주는 벡스터 수사까지.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코너는 모두가 행복한 순간을 상상하며 곡을 이어 나간다.

 

이 곡이 나올 때의 가사가 정말 와닿았다.

 

 

we get stuck in the dirt 

먼지 속에 갇혀

and we cant see where we're going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지 

we've faced all kinds of hurt 

온갖 상처와 아픔을 겪고

and the friction slows us down

갈등은 우릴 막아버리네

but I wont be waiting here for the world to end in gold

하지만 가만히 서서 좋은 세상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진 않을 거야

I leave your dust behind me stranded in the road

날 막고 있던 먼지들을 모두 뒤로한 채 난 떠날 거야

 

 

맞는 말이다. 가만히 기다려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픔과 상처, 그리고 갈등이 있을지라도 계속해서 알을 깨고 나아가야 한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뭐든 시작과 도전이 있어야 결과도 알 수 있는 법이니까.

 

 

this is your life you can go anywhere

이건 너의 인생이야 넌 어디든 갈 수 있어

you gotta grab the wheel and own it

운전대를 잡고 어디든 달릴 수 있지

and drive it like you stole it

훔친 듯 달리는 거야

 

 

난 정말 선택에 심사숙고한다. 내가 하는 결정이 맞는 결정일지 확신이 안 서서 늘 생각만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머무르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니 나 자신이 너무 답답해서 화가 났다. 그렇지만 또 바뀌는 것은 없었다. 요즘 그런 상태가 쭉 지속되는 느낌이라 왠지 모를 갑갑함이 몰려왔다.

 

이 가사를 보며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내 인생이다. 난 어디든 갈 수 있고, 내가 어디로 갈지는 내가 정하는 거다. 난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했던 것일까. 왜 그렇게 남 신경을 썼던 것일까. 왠지 세상 밖으로 한 발 내디딘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를 옭아맸던 하나의 사슬에서 풀려난 느낌이었다. 모든 게 불완전하고 서툴러도 처음엔 늘 그럴 수 있는 거니까. 이 모든 과정도 결국 성장통이니까. 다 괜찮다.

 

라피나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다가 극적인 연출을 위해 바다로 뛰어드는 장면이 있다. 놀란 코너가 왜 그랬냐고 묻자, 라피나는 이렇게 답한다.

 

 

“계속 계속 멈추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지금 가지 않으면 절대로 못가니까. 절대로 적당히 해서는 안 돼, 알았지?”

 

 

그래, 뭐든 적당히 하면 안 된다.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해야 한다. 나에겐 어떤 열정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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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끝났지만 왠지 끝나지 않은 기분이 든다. 내 안에 숨겨진 작은 열정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들었고, 지금 가보지 않으면 절대 갈 수 없는 그곳을 향해서 왠지 달려가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망가지고 깨져도 주저앉기보단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의 싱 스트리트. 대담하고 무모한 도전은 언제나 필요하다.

 

나도 이제 달려 나가야겠다.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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