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계절 중 여름을 제일 힘들어한다.
유난히 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체력적으로 빨리 지치기도 하고 일이 한가해지면서 묘하게 늘어지는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는 맛있는 것을 먹어줘야 한다고 사실 매 계절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내가 여름에 먹었던 기억나는 음식들을 기록하고 싶다.
1. 초당옥수수
노란색 알갱이가 톡톡 씹히는 달달한 초당 옥수수.
입맛 없는 여름에 달달한 무언가가 당길 때 먹기 좋은 음식이다. 그냥 물에 씻어 먹어도 맛있고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먹어도 맛있고 고소한 버터에 볶아 먹어도 맛이 있었다.
내년에는 초당 옥수수 파스타를 도전해 봐야겠다. 요리를 해보고 싶다가도 흥미가 생기지 않은 나이지만 새로운 것들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기도 하고 익숙한 것이 좋아 그냥 지금처럼 있고 싶기도 하다. 요리도 그런 생각이 드는 분야 중 하나인데 말뿐이 아닌 내가 해보려는 행동이 중요한 것 같다. 초당 옥수수를 버터에 볶아 먹었던 나의 의지가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도 느낀다.
2. 라즈베리
강원도에 사시는 외삼촌이 심어준 라즈베리 나무가 점점 크더니 엄청나게 많은 열매가 생겼다. 그 덕분에 부모님이 라즈베리를 열심히 따 오셨다. 달콤 쌉싸름한 맛이 느껴지는 라즈베리도 오독오독 씨앗이 씹힌다. 생으로 먹고 요거트에 넣어 먹었던 기억이 있다.
라즈베리의 맛도 기억에 남지만 외삼촌과 부모님의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묘목을 심고 관리를 하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하나씩 톡톡 따온 그 마음이 좋다.
그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곱씹을수록 신기하다.
3. 살구
여름에 생각나는 살구. 이름도 예쁘고 색깔도 예쁜 살구.
달콤한 맛이 은은하게 나는 것을 글로 표현할 수 없어서 아쉽다. 통통하게 익었을 때 반으로 가르면 씨앗만 말끔하게 쏙 빠지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쓰다 보니 비록 대단한 음식들이 아니지만 여름을 잘 보낼 수 있게 도와준 음식들이다. 오독오독 톡톡 씹히는 식감이 좋고 부드러운 질감이 좋다. 다른 사람들은 여름에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 궁금하다. 콩국수, 평양냉면, 수박 이런 음식이 생각나기도 하고 타인과의 음식 취향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남은 여름도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 잘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