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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쿤스트할레의 'New Management, Simon Denny'

글로벌 시장의 대한민국, 그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by 문경란 에디터
2026.06.11 20:45

 


사이먼 데니의 설치 작품인 New Management는 “프랑크푸르트 선언(Frankfurt Declaration)”으로 알려진 회의를 주제로 다룬다.

 

1993년 당시 삼성의 CEO였던 이건희와 경영진들은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켐핀스키 호텔 그라벤브루흐’에서 회사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발표한다.

 

새로운 글로벌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재설계된 기업의 구조 속에서, 자회사들이 매각되고 회사는 전자, 화학 산업, 건설 기술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슬림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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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Management는 해당 기업의 역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참조를 제공함과 동시에, 프랑크푸르트 선언 당시의 실제 회의실의 모습과 당시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구현해낸다.

 

물류 박스처럼 보이는 삼성 박스 위에 솟아 있는 초고층 탑의 형상은 거대한 초국가적 기업이 생산과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몸집을 불려나갔다는 기업의 시초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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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실제 에어컨을 그대로 가져온 레디메이드 오브제에는 기업 신화를 풍자적으로 그려놓은 카툰과 성과주의적인 문구들이 적혀 있다.

 

“we are still 2nd class”, “we must change to survive”와 같은 호전적인 문장들은 성공을 향한 열망과 동시에 불안과 열등감이라는 성공 이면의 감정들 또한 드러낸다.

 

이는 1993년 당시 타 기업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삼성 내부의 위기의식을 텍스트와 모형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차가운 냉기를 뿜어내는 에어컨처럼, ‘기술 전쟁(technology war)’ 시대 이후 차가운 냉전의 서막을 암시하는 매체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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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세계화가 심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획일화되고 있는 권력과 영향력의 표현 방식을 반영한다.

 

세계화로 인해 기업의 활동 영역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로 확장되기 시작하며, 기업의 “성공”에 대한 인식이 집착적으로 통일되기 시작한 비극을 일컫는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지 삼성이라는 한 기업 내부의 비극으로 한정하기 어렵다.

 

권력의 문제는 국가적 차원의 이슈로 확장된다.


기업과 국가 등의 거대한 권력 주체들이 오로지 하나의 방식으로 성공을 말하고 권위를 드러내는 것은 차가운 자본주의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안의 “개인”이라는 각각의 존재들에게도 이러한 전염성 강한 슬로건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를 형성한다.

 

급속한 산업화와 세계화 아래에서 대한민국의 “언어”들은 차갑게 얼어붙어 갔고, 그 속의 개인들은 거대한 기계 안의 부품처럼 그것들을 소화하고 표현한다.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경쟁 서사와 “혁신”, “완벽”이라는 슬로건은 대한민국을 강한 성과주의로 매료시키는 동시에 세계화 시대 아래의 “레플리카”로 재조립시킨다.


우리는 신격화된 기업의 성공 신화를 보며 국가적인 열정과 자부심에 동조한다. 그리고 동시에 절망한다.

 

대한민국은 너무 급속도로 성장을 이뤘고, 연속적인 성과의 자극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자극하는 요소를 그저 “성공”으로 단정 짓는 위험에 맞닥뜨리기 쉽다.

 

개인의 삶과 그것이 작용하고 마찰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 개인의 개성과 독자적인 언어들은 마모되고 소멸되기 쉽다.


앞으로도 지속될, 또는 더욱 심화될 세계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슬로건을 만들고 지킬 것인가.” 이것은 계속 생각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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