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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외로움에 지친 사람들 - 또 여기인가

연극 <또 여기인가> 리뷰

by 김예은 에디터
2026.06.11 04:55


 

또 여기인가_포스터.jpg

 

 

연극 <또 여기인가>는 영화 <괴물>로 제76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사카모토 유지의 희곡 <또 여기인가>를 제작해 만든 극이다.

 

작품의 배경은 도쿄 외곽의 오래된 주유소로, 인물은 총 4명이 등장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던 작품이었다.


시간적 배경은 여름, 매미 소리가 들리고 차들이 지나다니고 주유소는 기름 냄새로 가득하다. 주요소에는 점장과 알바생이 있다. 연극은 이 주유소로 두 명의 인물이 갑작스레 찾아오며 전개된다.


주유소에 들린 두 명 중 한 명은 중년 남자로, 소설가이고 다른 한 명은 젊은 여자로, 간호사이다. 이들은 주유소와 또 주유소에 있는 이들과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중년 남자가 주유소의 점장을 향해 자신이 이복형이라 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형제가 예고 없이 만나며 이들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 형제에게는 각각의 결핍이 있는데 그것은 그들의 아버지와 관련돼 있다. 중년 남자는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의 부재로 외로워했고 주유소의 점장은 아버지의 입원 후 홀로 간병 생활을 이어가며 외로움을 느꼈다.


흥미로운 점은 주유소의 점장이 가진 성격이었는데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야 마는 잘못된 습관 같은 성격이 극을 보는 내내 의문을 품게 했다. 예를 들면 먹으면 안 되는 벌레의 먹이를 먹는다든가, 밥을 먹는 도중 바퀴벌레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든가 하는 것들이었다.


나중에 이 성격에 관한 복선이 풀리지만 이 남자가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된 데에는 남자가 살아오면서 계속해 느꼈을 고독함과 외로움이 큰 이유를 차지했을 것이라 보았다. 점장은 누구의 사랑도 받지 않으려 하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리라 짐작하며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형 앞에서만큼은 달랐다. 그는 자신의 편지조차 읽지 않았던 형을 그리워했다. 형이 어떤 목적으로 자신을 찾아왔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줬고 그의 생일을 챙기려 노력했다. 어쩌면 이 형에게만큼은 상처받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제목이 <또 여기인가>인 이유는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무리 앞으로 달려 나가려 해도 정신을 차려보면 자꾸만 같은 곳을 맴도는 것 같은 착각에 무력해지고 공허해지며 ‘또 여기인가’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우울이 짐작 가는 제목이었다.


그래서인지 과연 이 형제의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까, 연극에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연극의 결말을 말해줄 수 없지만 연극은 수미상관으로 끝난다. 첫 장면을 새롭게 재구성하며 천천히 네 명의 인물을 다시 보여주는 연출이 좋았다.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극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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