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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홀로서기 [사람]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혼자 생각하고 살아갈 시간이 많아졌다. 사람은 결국 혼자가 편한 걸까? 아니면 결국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

by 김세진 에디터
2026.06.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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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약간 방황했었다. 나는 원래 혼자서도 잘 놀고 혼자가 더 편하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막상 혼자가 되고 나니 예전에 내가 어떻게 혼자 지냈는지가 잘 기억나지 않았다. 몇 달간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리듬에 맞춰 살다 보니 나 혼자만의 속도가 어떤 것이었는지 잊어버렸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예전의 감각을 되찾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동안 흘려보냈던 것들이 다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온전히 나에 집중하게 되면서 잊고 지냈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금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 나온 노래들 중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내는 것, 걷다가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멈춰 서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 따뜻한 햇살과 대비되는 시원한 바람. 이런 사소하고 따뜻한 순간들을 다시 눈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내가 조금씩 나로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외로움과 고독


 

하지만 나로서 온전하게 지내다가도 사람을 만나고 싶어지고, 문득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예전에는 이러한 외로움을 외면하고 나는 혼자서도 잘 산다는 생각을 더 단단하게 붙들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이 외로움을 인정해보려 한다.

 

외로움을 인정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단순하게 들렸다. 그냥 외롭다고 말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해보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외롭다는 감정을 마주하는 순간 내가 혼자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게 왜 부끄러운 일인가 싶다. 누군가가 보고 싶다는 것,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은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은 결국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우리에게 소속감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외로움을 외면하는 건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감정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정직해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외로움을 다룰 수 있게 되면 고독이라는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외로움과 고독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이 전혀 다르다. 외로움이 누군가의 부재에서 오는 감각이라면, 고독은 온전히 나 자신과 함께하는 상태에 가깝다. 나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들로 시간을 채울 수 있을 때에는 아무리 혼자라도 전혀 외롭지 않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려면 결국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나를 편하게 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그렇게 확신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꽤 많다.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뿐일 수도 있다. 그래서 혼자인 시간이 의미 있으려면, 그 시간이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혼자? 함께?


 

최근 미디어 및 사회에서 사람들은 혼자가 편하고 좋다며 혼자서도 잘 사는 일상 등을 공유하곤 한다. 물론 나도 앞서 말했듯이 결국 잘 살아가려면 나에 대해 잘 알고 나 혼자서도 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과 영원히 단절한 채로 살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잘 지내는 것 또한 우리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혼자가 편한 건 당연하다. 남의 기분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걱정해야 할 요소들도 없다. 스트레스 받을 원인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성장은 한계가 있다. 나는 고작 한 사람일 뿐이기에,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 나오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과 다른 모습에서 오는 갈등들이 생길 수 없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으로부터 온다. 내가 마음을 다해 아끼던 사람과 멀어지는 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마주하는 일. 그것들은 분명히 아프고 소모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가장 크게 변한다. 멀어짐은 내가 마음을 다루는 방식을 조금씩 바꿔놓고, 이해할 수 없는 누군가는 내가 혼자서는 영영 닿지 못했을 세계를 잠깐이나마 보여준다. 혼자였다면 만나지 못했을 변수들, 혼자였다면 겪지 않아도 됐을 감정들. 그것들이 결국 나를 조금 더 넓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다른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은 단순히 외롭지 않기 위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나 혼자서는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들 속에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내가 어떤 것에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인지 알게 되고, 어떤 순간에 내가 생각보다 단단해질 수 있는지도 알게 된다. 혼자인 시간이 나를 회복시켜 준다면,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은 나를 확장시켜 주는 것 같다. 그 두 가지가 번갈아 존재할 때 비로소 내가 조금씩 더 넓어지는 것이 아닐까.

 

결국 나의 외로움을 인정하고, 내가 필요할 때에는 사람들과 함께 잘 지내고 불필요하다고 느낄 때에는 혼자서 잘 보내는 그러한 삶의 균형이 제일 중요하다. 나 또한 그 균형을 완벽하게 찾았다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하지만 외로움이 찾아올 때 서둘러 덮으려 하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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