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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고립된 우주인처럼 - 2026 IMMERSION 몰입 [공연]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버린 추억들을 그리워하다

by 정현승 에디터
2026.04.18 12:10

 

 

“당신은 무엇을 잊고 살아가고 있나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늘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잃어버린 기억인지, 이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과거의 순간인지는 모르겠지만. 향수라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정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각자가 그리워하는 순간을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꽤 보편적이라고 해석하는 혹자들도 적지 않다.

 

오죽하면 과거의 순간을 넘어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느끼는 향수*까지 등장했겠는가.


*미국의 시인 존 쾨닉(John Koenig)이 책 『모호한 슬픔의 사전(the dictionary of obscure sorrow)』에서 처음 제시한 신조어 ‘아네모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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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IMMERSION 몰입>은 고립된 우주인의 이미지에서 출발한 공연이다. 난파된 우주선으로부터 고립된 우주인의 모습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내면을 투영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로 구성된 클래식 트리오와 신디사이저의 조합, 그리고 독백 및 목소리의 연기로 서사가 더해진 이번 공연은 다양한 구성을 통해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그리움의 정서를 담았다.

 

이번 공연은 음악과 서사를 함께 엮은 공연으로, 한 남자의 독백 뒤로 이어지는 트리오와 신디사이저의 연주의 구성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특히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한 첼로와 바이올린의 연출은 그리움과 고립된 정서가 더 크게 와닿을 수 있는 음향적 경험을 제공한다. 인간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효과적인 트리오의 연주 뒤로 신디사이저를 활용한 전자음이 미처 밖으로 내보이지 못하는 마음속 깊은 고립감까지 느껴지도록 만든다.


신디사이저의 전자음을 활용한 연출이 흥미롭다. 전파를 음으로 구현해 낸 것만 같은 전자음 소리는 작곡가의 의도에 따르면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신호와 같다. 공연은 프롤로그에서 ‘섬 집 아기’, ‘아리랑은 사라졌다’, ‘할머니와 여섯 살 아이’, ‘일출과 일몰은 다르다’, ‘피아노 공기놀이’, ‘바다의 지휘자’, ‘기억의 지배자’, ‘커넥트’에서 ‘몰입’으로 이어진다.

 

각 챕터에 따라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나타나기도 하고, 지금-여기의 현실을 살고 있는 모습을 그려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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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거 할머니와의 기억과 어렸을 적 까무룩 잠이 들던 순간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섬 집 아기’에서 이어지는 ‘할머니와 여섯 살 아이’는 청중히 단순히 서사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음악과의 연출적 결합을 통해 자신의 그리움을 떠올리게 만든다.

 

익숙한 자장가인 <섬집 아기>의 변주를 통해 잊고 있었던 정서를 떠올리면서 기억 저편으로 넘어갔던 추억을 건드는 것이다. 이제는 닿을 수 없는 손길 아래서 잠이 들었던 기억, 잘 들리지 않는 저편 너머로 아득해졌던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


국내에서는 잘 만나볼 수 없는 클래식 트리오와 신디사이저 조합의 공연이라는 점과 누구나 가지고 있을 저 너머의 그리움의 정서를 주제로 한다는 점이 해석 없이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이번 공연의 아쉬운 점을 상쇄시켜 주었다.

 

클래식의 경계를 벗어나 예술과 감각, 나아가서 추억까지 확장하는 창작 음악 공연인 <2026 IMMERSION 몰입>은 향후 내년인 2027년 음악극 CONNECT 커넥트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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