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의 결과물보다는 작업 과정의 서사에 몰입해 여러 크리에이터의 작업 과정에서 대한 태도, 생각, 맥락을 전시 관람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창작자의 창작 의도, 배경, 생각을 조금 더 알고 이해하면서 작품을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전시 <울트라 백화점 | Vol. 2>에 다녀왔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수집해온 플레이리스트를 같이 들어보고, 작가들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책을 읽어보면서 작가들의 세계관을 잠깐 엿보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더불어 전반적으로 전시 작품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수집하고, 읽어보면서 전시 관람자가 능동적으로 전시에 참여해서 볼 수 있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자신의 관심사가 생기게 되고, 그 관심사를 찾아보고 즐기면서 본인만의 취향을 만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가 좋아하는, 메이저 장르가 아닌 마이너 장르를 좋아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의 취향 역시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기보다는 혼자서 어떤 장르를 좋아했던 경험이 많아서 서브컬쳐가 아닌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한다.
학창 시절 대부분의 친구들은 K-pop 아이돌의 음악을 좋아하고, 이른바 덕질을 했었다면 그 시절의 나는 뮤지컬과 연극 공연을 보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음악 시간에 본인이 할 줄 아는 악기로 연주하는 수행평가에서도 대부분 피아노를 치거나 기타를 쳤다면, 바이올린으로 연주했었다. 정말 지금까지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생각해 보면 주류보다는 비주류의 것을 보고, 듣고, 직접 경험하며 나만의 취향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서브컬쳐 스트릿과 텍스트 에비뉴

이 순간을 통해 매거진과 작가들이 자신들이 관심 있어 하고, 쓰고 싶은 글을 써서 수많은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
그 수많은 글 중에서 나의 관심사나 마음에 드는 글을 직접 수집하면서 전시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이번 전시를 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매거진마다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하고, 작가들이 낸 책 또한 작가만의 색채가 뚜렷하게 나타나서 수많은 작가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형서점의 존재만 알고 있었다가, 독립 서점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대형서점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새로운 개성을 가진 독립 출판이 된 책을 위주로 독립 서점의 사장님들이 자신만의 취향이나 관심 있는 분야를 책으로 큐레이팅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느꼈다.
텍스트 에비뉴 코너에서는 대형서점에서 보기 힘든, 정말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만날 수 있었다.
비사이드 레코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밴드 루시가 참여하기도 해서, 이 밴드 멤버들이 생각하는 '음악'은 무엇인지 알아가고 싶었고, 어떤 생각으로 음악을 대하고 작업을 진행하는지 알아가고 싶었다.
창작자의 마음을 알고 나서 그들이 만든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그들의 음악적 세계관을 이해하고 음악을 향유한다는 것이기에 이 전시를 통해서 새롭게 알 수 있었고, 이름만 들어보고 음악은 잘 몰랐던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음악적 세계관을 또 새롭게 알아가는 순간이었다.

비주류의 것을 오랜 시간 동안 계속해서 지속하다 보면, 그 비주류의 것은 어느새 그것만의 색깔과 특징, 그리고 고유성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비주류의 것을 계속해서 선택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주류를 선택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자신만의 색을 버리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꼭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취향을 남들의 시선이나 기준에 맞추려고 위해 일부러 본인이 삶을 살아오면서 쌓아온 시간을 부정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비주류의 방향으로 작업을 지금까지 해왔기에, 그 방식을 좋아했기에, 오랫동안 걸어왔던 발걸음 자체를 부정하는 일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개성을 찾기 어려운 세상에서 본인만의 시선과 취향으로 가득한 것을 진심을 좋아하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