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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취향을 수집하는 공간 -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전시]

우리는 어떻게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가

by 임혜인 에디터
2026.03.29 11:07

 

 

우리는 살면서 저마다의 취향을 찾아간다. 그렇게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그 취향이 주류인지 비주류인지 스스로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온다. 흔히 유행되는 대중적인 문화에서 벗어난 문화를 '서브컬쳐', 혹은 하위문화라고 부른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듯하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일, 인디밴드를 듣는 일, 독립 출판이나 독립 영화를 접하는 일은 더 이상 특정한 사람들만의 취향이 아니다.

 

오히려 한 번쯤은 누구나 경험해 본 문화가 되었고 '서브컬쳐'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범위 역시 자연스럽게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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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이 다양한 서브컬쳐 취향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전시,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 2 포스트 서브컬쳐>가 주목받을 수 있던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시는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와 브랜드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취향을 쌓아온 이들의 감각이 공간 곳곳에 담겨 있다. 또한 전시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관람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실제로 전시를 관람하는 내내 직접 참여하며 나의 취향을 발견하고 '서브컬쳐'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약 2시간 정도 머물렀지만 지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취향과 문화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어 즐겁게 느껴졌다.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 종이를 수집해 자신만의 '서브컬쳐 매거진'을 만들 수 있는 스크랩북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이게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시장에 들어서며 그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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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섹션인 '서브컬쳐 스트릿'에서는 자신의 취향을 탐색할 수 있게 한다.

 

이름처럼 길거리처럼 펼쳐진 공간 양옆으로 다양한 서브컬쳐 플랫폼의 인사이트가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은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콘텐츠를 골라 수집할 수 있는데 전시를 둘러볼수록 손에 들린 종이 뭉치가 점점 두꺼워졌다. 그만큼 공감되는 문장과 좋아하는 취향이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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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엘르보이스의 글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한 문장을 읽고 멈추고 다시 읽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각각의 키워드별로 음반에 적힌 문구만을 보고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시간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비사이드 레코즈'에서는 노래를 듣지 않고 짧은 문장 하나를 기준으로 음악을 고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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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음반에 적힌 문구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고민해 봤을 질문들이었고 그에 대한 다양한 아티스트의 시선이 담겨 있었다. 이는 음악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고르는 느낌에 가깝다.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편인데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을 발견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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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독립 출판사들의 큐레이션을 만날 수 있는 '텍스트 에비뉴' 공간이 이어진다.

 

단순히 출판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향한 질문에 책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여러 출판사 중 특히 알고 있던 출판사인 '허블'과 '안전 가옥'의 공간을 만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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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최근에 재밌게 읽었던 도서 『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와 관련된 무드보드 앞에서 발걸음이 오래 머물렀다. 읽었던 이야기의 분위기가 다시 공간으로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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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전시는 계속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취향을 탐색하게 만든다. 타인의 리뷰를 통해 나에게 맞는 독립 영화를 찾아보기도 하고 패션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기도 한다.


전시를 관람하며 느낀 게 있다면 이제 '서브컬처'라는 말이 더 이상 특정한 영역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각자의 취향이 모이고 연결되면서 그것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결국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포스트 서브컬쳐>는 취향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취향을 발견하고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 가까운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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