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라는 단어와 낯을 가리게 된 지 벌써 몇 년이 흘렀다. 기억하는 가장 최근의 버킷리스트 작성은 대학교 1학년 세미나 수업 과제였던 ‘대학 생활 버킷리스트’다. 이미 대학을 졸업해 1년이 넘게 지난 이 시점에서, 새내기 낭만이 가득찼던 리스트와 실제 현실은 어느 정도 격차가 있는지 확인해 보기로 결심했다.
리커트 척도, 즉 5점 점수 척도 시스템을 적용해 10개의 리스트 달성도를 평가하고자 한다. 달성도는 ‘매우 그렇다’는 5점, ‘그렇다’는 4점, 반은 달성했다면 ‘보통이다’로 3점, ‘그렇지 않다’는 2점, 마지막으로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로 1점이다.
![[크기변환]버킷리스트2020.pn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601/20260111223847_uwxlzvmi.png)
첫 번째, ‘교환학생’이다. 보통 최상단에 작성한 목록은 가장 큰 욕구를 반영한다. 제일 먼저 작성했다는 건 작성자의 머릿속에 우선적으로 떠올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첫 번째 목표부터 달성하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했다. 교환학생 대신, 전공과 전혀 다른 나의 꿈을 도전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혀 그렇지 않다’의 1점을 부여한다.
두 번째, ‘대학에서 마음 통하는 친구 사귀기’이다. 이 문항은 자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 손편지와 선물을 주고받았던 친구들이 바로 대학 동기들이다. 대학에서 스쳐 지나간 아쉬운 인연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졸업 후 꾸준히 안부를 물으며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한다. 동기들은 심리학과여서 그런지 ‘마음’이 잘 통한다. 따라서 두 번째 문항은 떳떳하게 ‘매우 그렇다’의 5점을 부여한다.
![[크기변환]KakaoTalk_20260111_195020647.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601/20260111223859_csqcznqo.jpg)
세 번째, ‘좋은 학점 유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우등 졸업을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의 4점을 부여한다. 성적 얘기와 이어지는 여덟 번째 항목도 함께 살펴보았다. ‘성적 장학금’을 받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타 장학금을 몇 번 받았기에 ‘보통이다’의 3점을 부여한다.
네 번째, ‘꾸준한 운동’이다. 대학 내내 한 가지 운동에 정착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1년의 휴학 이후 졸업한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을 이어온다는 점에서 발전했다. 그리고 대학 생활 동안 신체 건강의 문제를 느낀 적이 없었음을 고려해 ‘보통이다’의 3점을 부여한다.
다섯 번째, ‘진로 설정’이다. 다소 독특하게 매 학년 진로가 바뀌었던 케이스다. 1학년 때는 뇌인지 수업을, 2학년 때는 경영 수업을, 3학년 때는 인문예술 수업을 들었다. 마지막 4학년은 조기 졸업으로 모든 복수 전공을 포기한 채 급히 학교를 떠났다. 교양까지 합친다면, 그야말로 여러 전공을 마구잡이로 횡단한 셈이다. 졸업 당시에 꿈의 방향성을 정했으나, 지금도 진로에 확신이 없이 둥둥 떠있는 기분이 든다. 현재 시점에서 진로 고민을 지속하고 있기에, 또한 마땅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그렇지 않다’의 2점을 부여한다.
여섯 번째, ‘영어 공부’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꿈꾸던 새내기 시절, 영어 실력을 쌓아 해외에서 멋들어진 발음으로 대화를 나눌 미래의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러나 5년이 훌쩍 넘은 지금, 부끄럽게도 영어와 담을 쌓으며 언어 공부를 회피하기에 바빴다. 대학 입학 이후 지금까지 토플 공부를 두 달했던 것이 전부로, 영어 공부에 소홀했다. 올해야말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상기하는 의미로 ‘매우 그렇지 않다’의 1점을 부여한다.
일곱 번째, ‘중도 밤샘 공부’. 졸업한 대학은 중앙 도서관이 밤 12시 이후 출입이 통제되어, 학생들이 도서관 안에 강제 감금이 되는 시스템이다. 그런 도서관에서 밤을 새운다는 점이 꽤 스릴 있게 다가와 적었던 항목으로 추측된다. 집 안에서조차 밤샘 공부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달성 실패에 후회는 없는 유일한 항목이다. 역시 ‘그렇지 않다’로 1점을 부여한다.
아홉 번째, ‘혼자 해외여행 다녀오기’. 사실 나는 교환학생은커녕, 대학생 신분 동안 해외여행을 겨우 한 번, 그것도 짧게 다녀왔다. 물론 코로나19라는 큰 복병이 3년 가까이 이어진 영향도 컸다. 그러나 이 이유만으로 해당 사안을 설명하기에는 조금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다 보니 시간 및 금전적 여유가 생기지 않아 해외 여행을 미루게 됐다. 해당 지점은 꽤나 아쉬움이 남는다. 혼자 국내 여행은 다녀온 적 있으나 해외는 혼자 가본 적이 없어, ‘그렇지 않다’의 2점을 부여한다.
![[크기변환]KakaoTalk_20260111_195244794.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601/20260111223917_wcpbvakq.jpg)
마지막 열 번째, ‘인생의 나만의 기준점 세우기’.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지닌 성숙한 어른이 될 거라는 기대감을 품어왔던 듯하다. 그러나 아직은 기준점을 위한 막대기를 세우다 다시 뽑는 과정의 반복을 거치고 있다. 시행 중인 항목이므로, ‘보통이다’의 3점을 부여한다.
최종 점수
1. 교환학생 다녀오기 = 1점
2. 대학에서 마음 통하는 '벗' 찾기 = 5점
3. 꾸준히 좋은 학점 유지하기 = 4점
4. 운동은 취미로 꾸준히 하기 = 3점
5. 내게 맞는 진로를 설정하기 = 2점
6. 영어로 의사소통 자유롭게 하도록 만들기 = 1점
7. 중도에서 하루 종일 공부하기 = 1점
8. 성적 장학금 받아보기 = 3점
9. 혼자서 해외여행 다녀오기 = 2점
10. 인생의 나만의 '기준점'세우기 = 3점
최종 합산 = 25점
총 합산 점수는 50점 만점에서 25점이다. 점수로 수치화하니 정확히 반 타작이다. 또한 낮은 점수를 받은 1점과 2점 문항 내용을 볼 때, 새롭고 과감한 도전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여기까지 대학 시절 버킷리스트 리뷰를 마치며, 앞으로 남은 20대의 버킷리스트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20대 초반의 설렘으로 작성했던 버킷리스트는 이제 20대 후반의 막막함 앞에서 새롭게 시작된다.
먼저, 대학생 때 달성하지 못한 해외여행을 혼자 가보고 싶다. 특히 대학 생활의 낭만인 유럽 여행을 20대에 가보고 싶다. 두 번째, 직업과 직장을 갖고 싶다. 또한 적어두고 실행하지 못했던 영어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 영어 시험 준비 이후에도, 영어를 언어 공부의 ‘취미’ 영역으로서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고 싶다. 25점이라는 숫자가 제법 아쉬워서, 오답노트에 적은 문제를 다시 푸는 학생처럼 또다시 이전 버킷리스트를 복기하게 된다. 3년 후에는 최하위 1-2점 문항 점수들을 올려 버킷리스트 우상향 곡선을 얻고 싶다는 목표를 세워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