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유튜브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건전하면서도 재밌게 노는, '동심 가득한 어른들'이 있다. 바로 유튜버 "웃소"이다.
웃소의 대표적인 콘텐츠로는 "합숙", "혼밥회식", "하찮은 대회" 등이 있다. "합숙" 시리즈에서는 다양한 장소에서 모두가 잠옷을 입고, 하고 싶은 활동을 쪽지에 적어 한 시간 단위로 무엇을 할지 뽑기로 정한다. 예를 들어 '친구 집'에서 합숙을 하면, "집 주인 애장품 경매", "삼겹살 파티", "심심한 벽 꾸며주기" 등의 재미있는 미션을 수행하는 식이다. 이 콘텐츠에서 백화점도, 영화관도, 심지어 공항도 그들에게는 놀이터가 된다.
"혼밥회식"은 각자 다른 장소에서 영상통화를 통해 함께 식사하는 콘텐츠이다. 추석, 해산물, 치킨 등 테마를 정해 각자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메뉴로 회식 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한 멤버가 다른 여섯 멤버에게 아침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배달해 주는 "대천사 혼밥회식"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하찮은 대회"는 방한용품, 캐롤, 빵 만들기 등 다양한 종목을 '하찮아도 괜찮다'라는 명목으로 도전하고, 그렇게 만든 작품을 발표하는 콘텐츠이다.
이렇게 웃소는 오랜 시간 동안 모두가 편하게 웃을 수 있으면서도 창의력이 메마르지 않는 예능 콘텐츠들을 꾸준히 선보여온 팀이다.
웃소의 7명의 멤버들은 가족인 듯 가족 아닌 가족 같은 관계이다. 멤버들이 서로 혈연, 학연, 지연 관계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웃소는 리더 '고탱'을 주축으로, 그의 대학교 동기인 '디투'와 '해리', 그리고 아내 '성희', 친동생 '태훈', 그리고 서로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우디'와 '소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모인 이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좀 놀랍다. 복잡한 관계성 속에서 모두가 서로를 친구처럼 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11살 차이가 나는 웃소의 맏이 '해리'와 막내 '소정'이 서로 반말을 하는가 하면, 형수와 도련님 사이인 '성희'와 '태훈'이 서로 "야야" 거리며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렇게 나이와 전통적인 관습을 뛰어넘어 친구가 된 이들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르고 정다운 케미로 웃음을 선사한다.
이러한 그들을 상징하는 물건이 있다. 바로 빨간 소파이다. 웃소 초창기때부터 멤버들은 빨간 소파에 낑겨 앉은 채 영상을 찍었었다.
그렇게 빨간 소파는 우리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 소파는 웃소 멤버 모두가 앉기에는 다소 비좁았다.
촬영 중엔 서로의 몸이 밀착되어서 각자의 체온이 공유되었고,
촬영을 마치고 나면 엉덩이에서 땀이 난다며 하소연하는 멤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간 소파는 화면 속에서
언제나 튀는 컬러와 완벽한 구도를 만들어주었고,
더 나아가 웃소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 66p 성희의 마이크
웃소는 처음부터 승승장구했었던 것이 아니었다. 많은 유튜버들이 그렇듯, 유튜브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웃소 초창기 때에는 돈이 없어 벌어진 웃픈 사연들이 한가득이다. 빨간 소파도 사실은 가격이 만만치 않아 살지 말지 고민했으나, 웃소의 리더 '고탱'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빨간 소파를 사자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건 단지 소파 하나를 산 이야기가 아니었다.
고탱이 이사를 결심했던 순간,
그리고 우리 수준엔 과하게 비쌌던 그 빨간 소파를 들여놓은 일까지,
모든 선택이 웃소를 오래 이어가고 싶다는 간절함의 증표였다.
- 66p 성희의 마이크
그리고 스튜디오가 커진 지금도 여전히 그 중앙에는 빨간 소파가 있으며, 7명의 멤버들이 그 아래 위로 모여 앉은 채 영상을 찍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웃소 에세이의 첫 장에서도 빨간 소파 그림이 등장한다. 그렇게 멤버들은 소파 한 켠을 독자들에게 내어주며 도란도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런데 멤버들이 무려 7명인데,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에세이를 쓴 걸까? 바로 멤버들이 마이크를 돌아가며 들면서 한 챕터 당 한 명씩 이야기를 한다는 설정이다. 이 에세이는 단순히 '어느 잘나가는 유튜버의 성공담'이 아니다. 서로 다른 7명이 모여 하나의 팀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이 담겨 있다. 마이크를 든 멤버는 그 지극히 인간적인 우여곡절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어떤 멤버는 웃소를 잠시 떠났을 때 미안함과 조바심이 공존했었던 심정을 말하기도 하고, 어떤 멤버는 자신이 기획한 영상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뒤 자존심을 부렸던 일화를 말하기도 한다.
"이번 피하기 영상은... 좀 유치했던 것 같지 않아?"
누군가가 조심스레 꺼낸 말에 그 순간 방 안의 모든 공기가 정지된 듯했다.
..."유치하다는 기준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겠지?"
...회의는 흐름을 잃었고, 침묵 속에서 끝이 났다.
- 176p 태훈의 마이크
이렇게 웃소를 하면서 마음에 걸렸던 것이나 성숙하지 못했던 모습을 진솔하게 내보여주니, 마치 웃소 멤버들과 진실 게임을 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스크린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시청자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숨겨진 마음을 터놓고 함께 성장한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또한 이 책에서 멤버들은 "좋은 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지는 과정 속에서 내린 웃소만의 결론을 들려주며 10년 동안 롱런하는 팀의 비결을 슬며시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최우선 가치를 '웃음'에 두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 왜 이래? 뭔가 이상하지 않아?"
그 한마디가 분위기를 푸는 물꼬가 된다.
실제로 어떤 날은 촬영을 중단하고 세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눈 적도 있다.
억지로 웃는 것보다 진심으로 마음을 푸는 게
더 빠른 해결책이라는 걸 우리는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 189-190p 성희의 마이크
영상 속에서 언제나 화기애애하고 편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유튜버 웃소'일지라도, 그들도 사람이기에 언젠가 부딪히는 날들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웃소는 그 어긋난 공기를 풀기 위해 되도록 빠르게 어색함을 짚어내고 털어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사실 이것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괜히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무언가 서운한 것이 있어도 그냥 참고 넘어가며 속으로만 앓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그렇지만 웃소는 그렇게 하기보다 그 상황과 감정에 직면하고 그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멤버 모두가 웃을 수 있어야 시청자들도 웃을 수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속마음을 내놓고, 알아보려고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겨준다.
그리고 웃소는 실패를 마주할 때도 '웃음'이라는 공식을 내려놓지 않는다.
"야, 이번 영상 완전 배낚시다!"
"그거보단 낫지! 한... 3배낚시 정도?"
웃소는 기대보다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 영상을 '배낚시'라고 부른다. 웃소 초창기에 올린 배낚시 영상이 '망한 콘텐츠'의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멤버들은 그런 영상이 있을 때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배낚시'라는 그들만의 명칭으로 유쾌하게 웃어넘긴다. 그렇기에 실패 뒤에도 웃으며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배낚시'는 웃소에게 실패의 상징이 아니라 팀워크의 상징일지도 모른다.
- 227p 소정의 마이크
웃소 멤버들은 그렇게 돌아가며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하다가, 마지막엔 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그래서 나는 그 마이크를 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통해 더욱 사랑하게 된 웃소라는 팀에 대해서.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봐왔던 그들의 영상은 한때 심적으로 힘들던 나를 붙들었다. 우울할 때면 유튜브를 켜서 웃소를 봤다. 그러면 금세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세월을 함께한 존재이기에 나는 이제 웃소를 좋아하지 않는 방법을 모른다. 202만 명의 아코(웃소 구독자 애칭) 하고도 7명의 멤버들과 계속해서 빨간 소파에 앉아 있고 싶다.
웃소 에세이 "10년째 합숙 중"은 웃소가 시청자들에게 건네는 맑은 웃음에 담긴 그들만의 신념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이 전하는 진심 어린 웃음을 항상 응원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마이크 전원을 이만 꺼 본다.
(사진 출처 : 웃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