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MU(One Source Multi Use : 하나의 콘텐츠를 영상, 게임, 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하여 판매하는 전략)가 가능한 탄탄한 콘텐츠는 어느 시장에서나 환영받는다. 잘 만들어진 하나의 이야기로 웹소설·웹툰·게임·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까지 장르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매력적인 스토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이다.
카카오페이지 ‘추공’ 작가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을 원작으로 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뷰를 자랑하는 세계적 메가 히트작이다. 동명 콘텐츠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고, 넷마블에선 액션 RPG 게임 시리즈로도 선보였다. 해당 콘텐츠는 몰입형 전시 <나 혼자만 레벨업 전(展)>으로도 개발됐으며, 넷플릭스 시리즈로도 실사 제작될 예정이다. 이처럼 <나 혼자만 레벨업>은 원 소스 멀티유즈의 대표 성공 사례다.
2025년 12월 24일, 목동아이스링크장에서 액션 퍼포먼스 뮤지컬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가 개막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 기반으로 제작된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는 아이스쇼와 뮤지컬이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콘텐츠다. 작품엔 아이돌 출신 배우, 뮤지컬 배우, 전·현직 피겨 스케이팅 선수, 현직 아이돌이 출연해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K-콘텐츠 세계화 흐름에 발맞춰 시즌제를 꿈꾸며 탄생한 작품은 웹툰 1화부터 45화까지의 내용으로 재구성했다. 작품은 인류 최약병기 E급 헌터 성진우가 이중 던전을 만나 각성하고 성장하며, 그림자 군주가 되는 과정까지를 아크로바틱 액션·피겨 스케이팅·뮤지컬을 결합한 형태로 선보였다.
스토리 전개에 중요하게 활용되는 상태 창은 영상 그래픽으로 구현했고, 최근 공연계에서 많이 선보이는 라이브 캠 또한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서커스와 불 쇼 또한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화려한 퍼포먼스였다.
출연진 이력이 다양하기에, 이들은 각자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역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뮤지컬 배우·아이돌 출연진은 스케이트화를 신지 않고 연기와 노래, 대사 위주로 스토리를 전달했고,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연진은 빙판 위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인공 성진우에 캐스팅된 이호원과 김진환은 대사와 연기, 노래, 스케이팅, 액션까지 다방면으로 소화하며 장시간의 노력과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을 증명했다.
정식 개막 전인 12월 23일엔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전막 시연 후 질의응답 시간엔 송동일 라이브아레나 대표 및 총괄 프로듀서,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을 만든 우진하 연출,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뮤지컬 넘버를 쓴 이강현 음악감독, 김해진 피겨 안무감독이 제작진 대표로 참여했다.
또한 주인공 성진우 역의 이호원(엠비셔스)과 김진환(iKon), 차해인 역의 김예림(피겨 스케이터), 유진호 역의 최우혁(뮤지컬 배우), 성진아 역의 김채연(트리플에스), 이그리트 역의 이시형(피겨 스케이터), 이주희 역의 김선경(배우) 또한 질의응답에 참석했다.
우진하 연출은 “링크장을 누비는 스케이터가 순간을 돌파하는 긴장, 속도감, 즉시성의 쾌감은 스크린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레이저, 조명, 영상, 배우들의 속도감이 하나의 유기체로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연출 컨셉을 잡았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한 우 연출은 “원작 이미지에 맞는 배우들을 우선으로 캐스팅했다”며 “차해인과 이그리트 역은 처음부터 피겨 선수를 캐스팅하기로 했으며, 유진호와 성진아 역은 나레이터와 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스케이트화를 신지 않고 무대 내·외부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연출했다”고 말했다. “주인공 성진우는 이미지, 연기, 노래, 스케이팅 등 모든 부분을 고려했다”며 캐스팅 기준을 설명했다.
송동일 총괄 프로듀서는 “처음부터 해외 무대를 겨냥해 공연을 기획했다”며 “이번 공연이 잘 된다면 점점 업그레이드되는 시즌 2, 3, 4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성진우가 그림자 군주로 거듭나는 것까지의 이야기가 이번 공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작가·연출과 협의 후 공연을 만들었다”고 작품 기획 의도와 제작 과정을 이야기했다.
성진우 역의 이호원은 “이번에 스케이팅을 처음 배웠지만 연기할 때 스케이팅만 생각하지 않도록 평소 걷고 뛰는 것처럼 열심히 연습했다”며 “아이스쇼지만 퍼포먼스 위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닌, 깊이 있는 드라마와 캐릭터 연구에 노력했다”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말했다.
같은 역할을 맡은 김진환은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지만, 그림자 군주가 된 성진우가 ‘일어나라’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메인이라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춤을 췄던 이력이 액션과 안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연습 과정을 이야기했다.
차해인 역의 김예림은 “2월에 선수 은퇴 후 이번에 뮤지컬 아이스쇼에 도전하게 됐다”며 “많은 분과 뮤지컬을 기반으로 아이스쇼를 선보이는 건 처음이라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성진아 역의 김채연은 “트리플에스 멤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 질문을 해준다”며 “뮤지컬 노래, 성량에 대해 멤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며, 기회가 된다면 멤버들에게도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송동일 라이브아레나 대표 및 총괄 프로듀서는 타 인터뷰에서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가르는 속도감과 직진 성장 서사가 어울려 <나 혼자만 레벨업>을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성공한 웹소설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원작이다. 작품 초반에 사망 후 다시 태어난 주인공이 전생의 기억을 갖고 성장하는 것, 약해 보이는 주인공이 실은 비범한 능력과 인성을 갖췄다는 것, 주인공 성장 정도를 명확히 수치화한 상태 창, 캐릭터성·능력치가 강한 빌런들을 해치우며 주인공의 능력치도 고속 성장한다는 점이 그렇다.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는 다양한 필드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모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점에선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것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한 작품이기에, 웹툰 대사·그래픽을 활용하며 웹툰 팬들에겐 뮤지컬 아이스쇼란 장르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하지만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로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겐, 전문 공연장이 아닌 환경에서 비롯되는 대사·가사 전달의 한계로 작품 이해가 쉽진 않아 보였다. 또한 뮤지컬을 기대하고 간 관객에겐 적은 넘버 수 또한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연출적 고민이 담긴 화려한 퍼포먼스는 더없이 매력적인 요소였다. 차해인을 연기한 전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예림의 말처럼, 각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 OSMU 성공 사례들에 뮤지컬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또한 이름을 올리며 해외까지 IP를 확장 시킬 수 있길 바란다.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는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장에서 2025년 12월 31일까지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