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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2023년 4월 20일, 밴드 원위의 베이시스트이자 래퍼 기욱의 첫 솔로 앨범이 발매되었다. 당시 밴드의 보컬과 기타리스트가 군 복무로 인해 자리를 비우던 상황에서, 남은 세 멤버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활동을 이어갔다. 이에 막내 기욱이 선택한 것은 바로 솔로 앨범이었다.

 

인트로를 포함하여 8개의 노래로 이루어진 앨범은 모두 기욱의 자작곡이다. 평소 적극적으로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하는 멤버였던 기욱의 노래 스타일을 좋아하던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개인 사운드클라우드에 이미 업로드 된 곡을 이 앨범을 통해 정식으로 발매하면서 기존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발매된 첫 솔로 앨범은 '기욱 감성'의 결정체였다.

 

시간 여행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8개의 트랙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하나의 여정을 담았다. 노래마다 적힌 괄호 속 숫자는 연도를 의미하는데, 2번 트랙인 타이틀에서 3번 트랙으로 넘어갈 때 시간이 2100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몇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첫 번째는 2번 트랙에서 시간 여행에 성공하여 3번 트랙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며, 함께 다시 시간을 거슬러 2100년으로 온다는 해석이다. 두 번째 해석은 사랑하는 사람이 없던 2020년부터 어떻게 세상이 폐허가 되었으며, 왜 2100년의 지구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일대기라는 해석이다.

 

세 번째는 타이틀 소개에서 가져온 해석이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너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는지 나타내는 숫자이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세 번째 해석을 정설이라 믿는 편이다. 공식 소개로 실린 문구인만큼, 숫자에 대한 의미도 이 해석을 따라간다 생각한다.

 

감정이 완전히 마비되기 전, 사랑했던 그대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순간을 찾아 떠나는 기욱의 시간 여행. 이번 글은 트랙을 함께 살펴 보면서 그 시간 여행에 동행하는 글이 될 것이다.

 

 

 

01. Intro : 새 지구 (X)


 


 

절망 앞에서도

영원이라는 말

할 수 있을까

살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을 담은 인트로 트랙으로, 영원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영원의 불안감을 표현했다. 2번 트랙의 아포칼립스 상황을 암시하는 트랙으로, 전반적인 앨범의 분위기를 휘어잡는 노래이다. 순식간에 기욱의 새로운 세상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는 노래로, 새로운 지구와 새로운 시작 앞에서 불안한 마음을 가사로 표현했지만 밝은 분위기의 진행으로 설렘을 동시에 표현하는 독특한 형식의 구성을 취했다.

 

소설의 서문에 해당하는 인트로는 앨범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 점에서 해당 트랙은 완벽한 인트로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다. 시간 여행과 아포칼립스가 주요 주제인 앨범에서, 아포칼립스라는 배경적 주제를 드러냄과 동시에 시간 여행을 암시하는 듯 한 가사는 다음 트랙인 타이틀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유기성을 챙겼다.

 

인트로는 모든 트랙에 붙어있는 연도가 유일하게 문자로 표현된 트랙이기도 하다. X는 대체적으로 미지수를 뜻한다. 수학에서도 가장 흔히 쓰이는 미지수가 바로 X이고, 여러 상황에서도 미지의 존재 혹은 불특정 존재를 지칭할 때 X라는 문자를 자주 사용한다. 이 트랙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쓰였을 거라 생각한다. 특정한 연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새 미래, 현재의 방식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새 지구를 나타낸 것은 아닐까?

 

 

 

02. 제 0호선 시간역행 (TIME MACHINE) (2100) *Title


 

 

 

완전한 AI 시대가 되었고 점차 사라지는 인간들. 곡 소개에 나와있는 노래 속 상황이다. 그러한 시간 속 감성을 노래하는 해당 트랙은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너'를 찾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는 내용이다. 뮤직비디오는 계속해서 감정이 마비된, 화자가 살고 있는 미래의 지구와 사랑했던 당신과 행복했던 시간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개개인의 타임머신이 다를 거라는 나의 소소한 망상이 시작된 노래이다.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기차역에 있는 기욱의 모습은 마치 기욱의 타임머신이 기차의 형태라는 걸 보여주는 듯 하다. 곡 소개는 물론 가사에도 등장하는 '막차 없는 타임머신'은 현대의 대중 교통을 떠올리게 한다. 뮤직비디오 속 타임머신의 형태는 기계적인 고글 형태를 보여주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기차 오브제는 기욱의 타임머신이 기차의 형태라는 걸 암시한다.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노래의 진행 또한 하나의 짧은 시간 여행을 보여줌과 동시에,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이유가 뭐 있어

그냥 네가 보고 싶어서

어차피 너만 보고 뛰어든 나 

...

시간이 지나도 난

너 밖에 모르는 바보

 

 

상대방만을 바라보며 뛰어든 시간 여행은 어떤 마음으로 뛰어든 것일까. 얼만큼의 사랑을 갖고 있어야지 이만큼의 시간이 흘렀어도 상대방만을 바라볼 수 있는 걸까. 기욱의 노래는 항상 영화 같은 사랑을 보여준다. 현실을 살아가며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의 형태는 아닌 것이 확실하다. 기욱의 사랑은 늘 천문학적인 범주에서 일어난다. 그 거대한 범주에 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기욱의 감성은 마니아층을 확실하게 겨냥하는 기욱만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았다.

 

 

 

03. 꽃에 물 안 주고 피길 원하네 (UNBLOWN) (Feat.Aden) (2020)


 

 

 

사운드클라우드 출신의 세 곡 중 하나이다. 정식 발매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곡으로, 초창기 기욱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노래이다. 외로운 사랑을 표현한 노래로, 상대방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쓸쓸함을 비참하게 노래했다.


 

내 마음은 그렇게 쉽게

굴려도 돼 찢어도 돼

내 꿈은 네게 맡긴 지 오래지

 

 

노래는 과할 정도의 희생을 보여준다. 화자를 꽃에 비유하고, 상대방의 무심과 외면을 방치로 표현하며 이 사랑 속에 한없이 시들고 말라가는 꽃을 잔인한 사랑에 비유했다. 그럼에도 화자는 이 사랑을 놓는다는 태도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인용구에서도 볼 수 있듯, 이미 방치된 지 오래이지만 그렇게 굴려도 되고 찢겨도 되는 마음이라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던 네가 있는 시간대가 이 시간은 아닐 것이다. 그저 이런 잔인한 사랑도 있었지, 하며 추억 회상 정도로 넘길 수 있는 트랙이다. 그렇게 기욱은 계속해서 시간 여행을 이어간다.

 

 

 

04. 자기중심적 (EGO) (Feat.NIHWA) (2021)


 

 

 

3번 트랙과 마찬가지로 사운드클라우드 출신 노래이다. 그러나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다. 찢기고 망가진 사랑을 하던 3번 트랙과는 달리, 화자를 향한 조건 없는 사랑을 이용하는 트랙이다. 두 사람의 상황이 반전되었음을 나타냈을 수도 있지만,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연도로 봤을 때 3번 트랙에 대한 답신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고쳐지지 않는 이기적인 이 마음

내적으로 울린 내 휘황찬란 화음

내게서 도망가 도망가라고 해도

타투 하나를 더 새긴다

쓰레기 같은 사과 하나에 왜 미소 짓는데

슬픈 꿈인가

여전히 나태해

비상사태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상대방은 나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준다. 도망가라고 해도 상대방은 개의치 않고 타투를 추가한다. 이 타투는 사랑에 대한 상처이자 나를 향한 사랑이다. 이런 자기중심적인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고 이 사이가 정상적인 것은 아님을 알지만 그럼에도 나는 네가 필요하다. 이기적인 마음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떠나라 말을 해도 여전히 상대방을 필요로 하는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도 사랑이라면 사랑이다. 상처를 받지만 차마 떠날 수 없는 사랑. 그러나 3번 트랙과 마찬가지로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너'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제 시간을 조금 더 훌쩍 뛰어 넘어서 기욱은 계속 시간 여행을 한다.

 

 

 

05. LOVE VIRUS♥ (Feat.SUNWOO) (2050)


 

 

 

사랑은 불치병이 되었다. 백신도 없는 이 병은 오직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사랑에 빠지면 쉽게 고칠 수 없다. 이 바이러스는 변이이다. 사람들은 LOVE VIRUS라 부른다.

 

도입부의 내레이션은 뉴스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기욱은 뉴스 보도를 의도하고 내레이션을 넣은 거라 밝혔으니, 의도가 정확하게 전해진 셈이다. 사랑을 병이라고 표현한 만큼 상대방 때문에 늘 아픈 사랑을 보여준다. 상대가 '뻔뻔한 사람'이었어도 쓸쓸함은 남고, 보고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불치병이라 이름을 붙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이토록 지독한 사랑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나의 '건조한 언행'으로 인한 상대의 오해, '그 망할 순간'으로 인해 '병을 옮아서' 나의 가슴은 썩어간다.

 

 

사랑은 이별의 장작

넌 사람이 참 못됐어

내 말을 듣기도 전에 오해했어

치료할 방법도 없네

건조했던 언행 

...

파편은 살갗을 뚫고 심장을 망쳐

망쳐진 가슴은 아직도 너를 기억해

죽을 듯이 매일 밤 네 이름을 씹어 삼켜

 

 

마냥 설렘의 순간만이 있는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제는 눈치챌 수 있다. 말라 비틀어진 사랑에도 떠나지 못하는 마음, 그런 사랑을 주고 있음에도 상대가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결국에는 서로 상처를 주었음에도 끝끝내 사랑이라 부르는 마음. '내'가 보고 싶었던 '너'와의 추억은 모두 아픈 순간들만 가득하다. 그럼에도 망설임 없이 시간 여행을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시간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06. 멸종 위기종 (RARITY) (2062)


 

 

 

이제까지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던 걸까?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습을 그린 트랙이다. 이런 모습을 희귀종이라 일컫는 분위기 속, 딱히 신경을 쓰지 않으며 완전히 상대방과 이별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진정한 사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듯, 마지막으로 '너'의 모습을 보고 다시 돌아간다 해도 또 다시 고통이 반복되는 무한 패턴일 거라 정의한다.

 

 

쓰라려와 우리의 Tattoo

그럼에도 난 What Should I Do

점점 무뎌지는 너의 감촉

지금 내 마음을 넌 알 텐데

 

 

4번 트랙의 타투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우리의 타투가 쓰라리지만 그럼에도 무뎌지는 감촉은 완전한 이별이 가까워졌음을 암시한다. 늘 아팠던 사랑 속, 드디어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상대방과의 이별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이런 과정 속 어쩔 수 없는 설렘에 대한 부질 없음을 느낀다. 사랑은 마치 게임 속 공략이고, '나'는 계속해서 '너'의 Ex들을 험담한다. 이러한 모습을 '태생적인 찌질이'라며 스스로를 비하하지만 여전히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갈망은 존재한다.

 

기욱의 재치가 보이는 트랙이기도 하다. 이제는 하나의 스몰토크 주제로 자리 잡을 정도로 대중적인 관심사가 된 MBTI를 가사에 적절하게 녹여냈다. 'F 100%의 몰락'이 바로 그 부분이다. 실제로 MBTI에서 F 비율이 상당히 높은 기욱의 자전적인 감상을 담은 가사로, 진정한 사랑을 찾는 과정에서 받는 감정의 상처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센스라고 볼 수 있다.

 

 

 

07. XYBERNETIC (Feat.KAMI) (2077)


 

 

 

365 기계 속에 살아

Desktop에 돈다발 깔아

Analogue 바글 Trojan들의 반항

XYBER Cash 얼른 백신을 꽂아

 

 

어느덧 2077년까지 왔다. 해당 트랙에서는 점점 타이틀 속 시간적 배경과 비슷해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날로그는 철저하게 배제되고 우리는 점점 Cyber에 지배 당한다. 0과 1이 공존하는 네모 속에 갇힌 사람들은 더 이상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모니터 뒤에 숨어 서로 상처를 준다. 시간적 배경은 2077년이지만, 마치 현대 사회를 꼬집는 듯한 노래이다.

 

노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기계음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8개의 트랙 중 가장 이질적인 트랙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앨범의 시간적 배경을 잘 설명한 트랙이다. 대놓고 'AI의 시대'라 못 박아 둔 타이틀 소개를 시작으로 기욱은 끊임없이 아포칼립스와 사이버네틱 지구를 앨범에서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상대방을 찾아 떠나는 게 시간 여행의 주 목적이지만, 왜 타임머신을 탈 수 있었는지, 왜 상대방이 그리운지 등의 이유는 시간적 배경을 배제하고서는 절대 이야기 하지 못한다.

 

감정이 마비되기 전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너의 모습. 시간 여행의 목적이자 굳이 시간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앨범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이자 앨범의 전체적인 주제이다. 그렇다면 감정이 왜 마비되는가? 우리는 인간인데, 어째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지경까지 왔는가? 이는 멀리 가지 않아도 잘 보이는 지점이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진 여러 전자기기. 그 속에서 우리는 결핍된 감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화면 뒤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2077년이라는 다소 먼 미래를 설정했지만 어쩌면 가장 현대의 우리와 가까이 닿아 있는 트랙이다.

 

 

 

08. APOCALYPSE (2090)


 

 

 

시간 여행을 시작한 2100년에서 딱 10년 전의 시간선이다. 2100년과 가장 가까운 시간인 만큼 가장 삭막하고 암울한 세상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온몸을 피와 땀으로 온통 적셔도

짠 내 나는 피 바닥만 남고 정적 또

시체를 뜯어먹는 냄새에 또 홀려

...

生과 死 속의 공존

어떻게든 더 살아남는 법

처절한 비명, 집념, 아우성

 

 

유난히 배경적 설명이 많이 나오는 노래이다. 잔인하기까지 한 배경 묘사는 처절한 상황을 극대화한다. 서로 죽고 죽이는 상황, 삶과 죽음이 바로 옆에서 공존하는 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 마치 주인공이 위기를 견뎌내는 것처럼 화자는 살아간다. 다양한 판타지적 용어는 게임 속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얼마나 처절한 상황인지를 보여준다. 어째서 2100년에는 사람이 사라졌는지, 어째서 감정이 마비되기 직전까지 갔는지, 왜 AI에 의해 지배되어야 했는지 모든 상황의 개연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앨범의 두 주제 중 하나인 아포칼립스를 잘 드러내는 트랙이기도 한다. 인트로에서는 아포칼립스와 시간 여행을, 바로 다음 트랙인 타이틀에서는 시간 여행을, 그리고 마지막은 아포칼립스로 장식하면서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모든 앨범은 각각의 유기성을 가지면서 연결되어서, 처음부터 천천히 앨범을 모두 들으면 하나의 영화 내지는 소설을 본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욱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모든 트랙 사이의 연결성과 이야기의 완성도를 생각하여 구성한 앨범은 하나씩 따로 듣는 것보다는 함께 들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앨범이라는 형태를 가장 잘 이해한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단순한 사랑 노래, 그저 하나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느낌의 노래가 아닌 전반적인 주제를 타이틀에 제시하면서 동시에 작은 트랙 별로 하나의 이야기를 부여해주는 방식에서 소설 같다는 느낌을 확연하게 들게 만든다. 이 형식은 기욱의 다음 앨범에서 극대화 되는데, 이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첫 솔로 앨범은 각자에게 많은 의미를 준다. 오직 그 사람의 목소리로만 채워진 앨범을 듣는다는 기쁨, 내 취향의 음악만 가득 찼다는 설렘, 흔치 않은 단독 공연의 기회까지. 그러나 단순 팬의 마음을 넘어서, 기욱의 첫 앨범은 음악을 넘어 문화적 융합을 만들어내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기욱의 세 번째 앨범이 세상에 발매되기까지는 또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두 앨범만으로 그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린 개인의 역량은 결코 단순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음이 기대가 되는 가수, 기욱의 첫 솔로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2년이 넘은 시간동안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만큼 그 앨범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그 가치를 모두와 나누고 싶은 연말, 다음 글에서 기욱의 두 번째 솔로 앨범에 대한 이야기로 2025년을 마무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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