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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나의 짐을 버리러 갑니다 -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영화]

나의 짐은 마음이었던 것을

by 박가연 에디터
2025.11.0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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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엄마와 10년.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충격적인 제목과 상당히 대비되는 감성적인 포스터. 결국엔 엄마를 버리지 않으리라고 감히 예상되는 이 영화의 진짜 결말을 보기 위해 시사회에 다녀왔다. 행사엔 통역사님이 계셨고, 한국인이 드물었던 현장은 선개봉한 베트남에서의 흥행을 증명해 주는 듯했다.

 

환은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치매 엄마와 10년째 살고 있다. 병간호를 단 하루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10년을 치매 환자와 살았다는 건 엄청난 영화적 설정임을. 현실의 재구성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고통스러운 설정이었다.

 

어찌 되었든 인생을 갈아가며 함께하지만, 자신은 신경 쓰지 않고 과거와 형을 그리워하는 엄마에게 지쳐간다. 그의 건강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자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을 형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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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동 40-1.

 

엄마가 항상 외우고 지니던 종이에는 대한민국 한 곳의 주소가 적혀있었다. 그곳이 놀이동산임은 베트남에서 검색이라든지 브로커 친구에게 물어보았다면 이미 진작에 알았겠지만, 영화에서는 대한민국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던 것인양 보여준다.

 

한국인도 단번에 모르는 잠실동 40-1의 정체는 영화 중후반에 걸쳐 스토리에 녹아 전개되는데, 이 점을 영화의 눈물 나는 감동 포인트로 뽑고 싶다. 주소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이 극적임과 동시에 뭉클했기에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나는 그곳의 위치를 추적하는 흐름에 잔뜩 빠져 영화 상영시간이 생각보다 짧다고 느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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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베트남으로.

 

대한민국에서 형을 찾았지만, 눈물로 가득했던 10년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었을까 쉽사리 그 고통을 누군가에게 건네주지 못하고 다시 엄마와 베트남으로 돌아온다.

 

이건 착하다거나 순수한 심성 때문이라기보다, 자신의 지난 세월이 자유 없이 희생에 단단히 묶여버려 느끼는 무력 내지 자신감 결여의 결과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신은 평생을 엄마와 너무나도 함께였기에 절절하게 이별해 본 쪽의 마음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나는 그런 절절함으로 형이 베트남의 엄마를 찾고 환이 사는 집 앞에 있을 장면을 상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섰다.

 

사실 정말 그런 선택을 할지 몰랐다. 형과 환과 엄마가 서로 끌어안는 장면으로 끝나기를 내심 기대했다. 1시간 내지 환이 엄마를 돌보기 위해 얼마나 막막한 시간을 견디고 또 버텨왔는지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의 고통에 극도로 몰입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제목이 ‘엄마를 버렸습니다’가 아니라 ‘버리러 갑니다’에서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하여튼 내 소원과 반대라 어쩔 수 없이 눈물 한두 방울 넘게 흘릴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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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엄마를 잡아두던 밧줄을 풀고 길거리에서 함께 즐겁게 호객을 한다. 지겹던 공간을 벗어나 한국에서 보낸 추억 덕분일까 그들은 서로를 더욱더 애정으로 바라본다.

 

갑자기 평온해진 장면에서 이 영화가 전하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어떠한 교훈은 아닌 것 같았다. 적어도 내가 느꼈던 건 세상에서 가족의 의미. 나를 힘들게 하든, 내 눈에 보이지 않든 계속해서 나에게 얽혀있는 가족의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다행히도 엄마가 아니라 무거운 마음을 버리러 가는 모든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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