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복스가 돌아왔다. 23년 만에 단독콘서트 소식이 들린다.
지난해 KBS 가요대축제에서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뒤, 유튜브 인기 급상승 1위에 오르며 1000만 뷰에 육박하는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 이후 방송과 무대를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97년 7월 3일, 한국 최초 아이돌 걸그룹으로 데뷔한 베이비복스는 H.O.T를 연상시키는 힙합 사운드, 은유적인 사회 비판, 주체적인 여성상을 앞세운 파격적인 1집을 들고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노래 구성과 당시 대중의 기대를 벗어난 이미지로 인해 고배를 맛본다.
청순을 내세우는 핑클과 S.E.S가 성공하자, 베이비복스는 ‘야야야’로 노선을 변경하여 대중적 인기를 얻는다. 반등 이후, 이들은 다시 1집에서 의도했던 본래의 색을 찾아간다. 바로 베이비복스의 대표곡 ‘Get Up’이다.
파워풀한 퍼포먼스 중심의 무대 구성, 무표정하거나 카메라를 노려보는 듯한 강렬한 시선 처리, ‘나를 데려가’라고 말하는 도발적인 가사까지. 당시 걸그룹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걸크러시’ 컨셉이었다.
독자적인 컨셉을 유지하며 차별화된 포지셔닝에 성공했지만, 투팩의 미발매곡을 샘플링한 힙합곡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베이비복스의 새로운 시도는 환영받지 못했다. 3집부터 활동 내내 섹시 컨셉을 못마땅해 하는 안티팬의 눈살에 시달려야 했다. 그들은 확실히 시대를 앞서갔다.
그리고 시대가 흘렀다.
베이비복스가 돌아왔다. 당시 대중의 가치관을 벗어났던 새로운 시도는 현재까지 강한 생명력을 발휘한다. 현 시대 K-POP 걸그룹은 모두 ‘주체적인 여성’을 표방한다. 에스파는 “완전한 나”를 찾아가고, 르세라핌은 “Fearless”하게 자신을 증명하며, 아이브는 “솔직히 내가 난 맘에 들어”라고 당당히 말한다.
사운드와 퍼포먼스도 달라졌다. YG가 힙합 걸그룹의 계보(2NE1-블랙핑크-베이비몬스터)를 이어가고 있고, JYP는 ITZY를 4세대 대표 퍼포먼스형 그룹으로 키워냈다. 후대에 이어지는 걸그룹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는 섹시 걸그룹의 시초를 연 베이비복스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은 과거가 아닌 현재의 흐름에 다시 섰다.
2000년대 전성기 메이크업, 과거 예능 프로그램 재현 등 추억의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베이비복스가 그 시절 그대로 돌아왔다. Z세대가 열광할 만한 복고 콘텐츠다. 베이비복스의 마지막이 있었나? 그들은 언제나 다시 시작될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베이비복스의 귀환을 환영하며, 대표곡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 Get Up
대중들이 기억하는 베이비복스 완전체의 시작. 전작 '야야야'를 작곡한 김형식이 프로듀싱했다. 펑키한 사운드와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특징이다.
2. Killer
'Get Up'의 후속곡. 한층 더 강렬해진 이미지로 등장했다. 특히 심은진의 카리스마가 인상적이다.
3. 우연
월드컵과 맞물려 인기를 얻은 곡. 지금 계절에 어울리는 빠른 템포의 신나는 곡이다. 레게머리의 김이지가 중독적인 랩핑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