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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한국 사진 예술의 새로운 거점을 열다 [미술/전시]

사진에 진심인, 즐길 거리가 풍부한 미술관

by 황아영 에디터
2025.07.04 14:52

 

 

260503197_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사진 윤준환 (5).jpg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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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1층 카페 (우)1층 로비

 

 

약 10년간의 긴 준비 끝에, 지난 5월 29일 서울 도봉구 창동에 국내 최초의 사진 특화 공립미술관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사진의 기록성과 창조성 두 축을 모두 조망하며, 한국 사진 문화를 전방위적으로 아우르는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이어지는 건물 외관은 사진의 핵심 요소인 픽셀을 모티브로 삼았다. 빛과 시간을 형상화한 듯한 독창적인 디자인이, 이곳이 단순한 전시장 이상의 공간임을 단번에 보여준다. 내부에는 전시 공간은 물론 포토북 카페, 라이브러리, 교육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관객은 사진을 오감으로 경험하고 사유할 수 있다.

 

특히 1층 카페는 감각적이다. 사진의 주요 색상 빨강·초록·파랑(RGB)을 활용한 가구와 오브제들이 배치되어 있다. 로비에도 사진과 연관된 요소들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무심코 앉아 있는 순간마저 사진 예술의 세계로 스며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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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제 작가의 사진들

 

 

 

개관 특별전 1.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


 

개관을 기념하는 전시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은 한국 사진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예술로 자리매김해 온 여정을 되짚는다. 1880년대 이후 사진은 현실을 담아내는 창으로서뿐 아니라, 미학적 실험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예술로 확장됐다.

 

이번 전시는 정해창, 임석제, 이형록, 조현두, 박영숙 등 한국 예술 사진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낸 다섯 작가의 작업을 통해, 기술에서 예술로 넘어가는 결정적 순간들을 탐색한다.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이어지는 사진사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임석제 작가는 해방 이후, 1948년 한국 최초의 예술사진 개인전을 열며 리얼리즘 사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탐미적 형식의 살롱사진에서 벗어나, 노동과 현실의 현장을 정면으로 응시한 그의 시선은 지금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그의 사진 속 노동자들은 단순한 기록의 대상이 아닌, 역사의 한복판에 선 ‘시대의 주체’로 등장한다. 삶의 무게와 연대의 감정을 품은 얼굴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도구와 흔적은 관람자의 마음에 깊이 스며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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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진 작가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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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원 X 권지연 조경가의 <숲의 천이> 

 

 

 

개관 특별전 2. 《스토리지 스토리》


 

또 다른 개관전 《스토리지 스토리》는 미술관의 건립 과정을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원성원, 서동신, 오주영, 정멜멜, 정지현, 주용성 등 여섯 명의 작가는 창동이라는 장소성과 미술관의 탄생 이야기를 각자의 언어로 기록했다.

 

서동신 작가는 ‘보는 행위’와 ‘인식의 과정’을 탐구한다. 사진은 정보 전달 매체로서 즉각적인 해석을 유도하지만, 그는 이를 의도적으로 비틀었다. 사진을 나란히 두고, 겹치고, 색을 제거해 추상적인 형상을 만들어냄으로써, 관람자가 빠른 해석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머물게 한다.

 

원성원 작가는 수천 장의 사진을 디지털상에서 자르고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시공간을 구성한다. 사회 속 인간과 집단, 현상을 탐구하는 그의 작업은, 사진이 기록을 넘어 사유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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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라이브러리

 

 

 

전시를 다 둘러봤다면 ‘포토 라이브러리’로


 

4층에는 사진 전문 도서관 ‘포토 라이브러리’가 자리한다. 한국 사진사를 중심으로 사진집, 도록, 희귀 도서 등 약 5,000여 권이 소장되어, 사진 문화의 흐름과 경향을 깊이 탐구할 수 있다. 디자인, 출판, 인문서 등도 함께 비치돼 있어, 사진을 둘러싼 문화적 스펙트럼을 한층 넓혀준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콘텐츠는 다층적이다. 단순히 현실을 담은 정적인 이미지들이 나열된 공간이 아니다. 각 사진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 사유할 거리를 던져준다. 어떤 사진은 조각으로, 어떤 사진은 영상으로 확장되며 관람자의 감각을 일깨운다. 건물 외벽의 픽셀 디자인부터, 보존복원실에서 묵묵히 작업 중인 복원사들의 손끝까지. 이곳 곳곳에는 사진을 향한 깊은 애정이 배어 있다.

 

이번 주말, 사진을 다양한 방식으로 마주할 수 있는 이곳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듯, 당신의 일상에도 새로운 시선이 담길지 모른다.

 

 

Info.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주소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 13길 68

운영시간 화~금 10:00~20:00, 토~일 10: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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