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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시네마 천국. 내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영화들 중 하나이다.

  

영화가 삶이 된다고 느낄 때마다 종종 떠올리는 영화이기에 이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꼭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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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전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너무 많지만 처음 전시장을 들어가는 순간부터 잠시 추억 여행을 다녀오는 기분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티켓을 발권하면 필름 모양의 시네마 천국 티켓을 주는데 이런 점들이 다른 전시와 차별화되는 부분인 것 같다. 그 필름 티켓을 받아 전시장을 들어가면 나오는 시네마 천국에서 쓰였던 소품들. 전시장의 입구부터 그 영화를 봤던 때의 내가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 뒤, 소품들을 지나쳐 조금 더 들어가면 시네마 천국의 감독인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작업공간을 재현한 공간이 나온다. 누군가의 작업공간, 어쩌면 가장 고독하면서도 가장 창조적인 순간이 발현되는 그 공간이 내겐 아주 거대하게도 느껴졌다.

 

헤아릴 수 없는 고뇌와 고독의 시간이 그 공간에서 다시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런 작업 공간 이외에도 영화에 쓰였던 영사기 혹은 마리아상 같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져있는 소품들을 고스란히 전시해놓아 과거와 마주하고 있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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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온 사방에 스크린을 띄워 시네마 천국 속 장면들이 나오는 공간인데 그 공간을 들어서면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 전시장에 들어오면 잠시 추억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라면, 그 공간은 나를 잠시 어디론가 데려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치 영화의 촬영지였던 시칠리아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영화를 보고있고, 그 옆에는 토토와 알프레도가 앉아있을 것만 같았다. 이제는 가물가물해졌던 영화에 대한 기억들이 그 공간에 들어서자 다시금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나 아름답고 추억이 되살아나서 그 공간을 빠져나가기 싫었던 것 같다.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온 사방에 투사되는 그 공간을 넘어서면, 토토와 엘레나가 사랑을 나눴던 그 갈대밭을 재현해놓은 공간이 나온다.

 

시네마 천국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영화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토토라는 아이가 커가면서 느끼게 되는 그 사랑의 감정을 영화와 함께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갈대밭 또한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장소라고 생각해 그 곳을 재현해놓은 그 공간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또한 뭉클하게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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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디소’라고 쓰여진 그 상징과도 같은 네온사인이 벽에 걸려져있는 그 공간에 들어섰을 때는 영화 속에서 그 마을 광장의 영화관이 붕괴되는 순간이 떠올랐다. 한 시대가 저무는 듯한 어떤 정서가 그 파라디소라는 네온사인을 볼 때 다시금 스쳐지나갔다.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자신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계속 그곳에 산 것 같다는 토토의 말이 내겐 영화가 세상밖으로 나온지 30년도 더 됐지만, 그 긴 세월이 무색할정도로 여전히 그와 관련한 전시가 열리고 전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모습과 맞닿는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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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전시가 내게 또 한번 준 감동은 바로 엔니오 모리코네에 관한 공간이었다.

 

이 영화가 유명해졌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ost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제는 이 작품을 넘어 영화사의 상징이 된 것도 같은 그 ost를 작곡한 엔니오 모리코네를 기리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공간에 들어서면 나오는 그 친숙한 ost를 듣자마자 자연스레 토토와 알프레도가 자전거를 타는 장면, 영사기를 돌리는 토토의 모습,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영화감독이 되어 다시금 그 마을을 찾았을 때 알프레도가 남기고 간 필름을 영화관에서 틀고 눈물을 글썽였던 중년이 된 토토의 모습이 스쳐지나가는 듯 했다.

 

세월의 무색함, 어제 일같은 일들이 지나고나니 세월의 흔적을 맞고 먼 일이 된 것에서 느껴지는 그 괴리.

 

영화를 소재로 추억과 소중한 이들, 마치 어제일 같은 그 긴세월에 관한 추억담을 들려주는 이 영화 ‘시네마 천국’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전시는 그들로 하여금 아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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