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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감정을 미뤄두는 일이 생긴다. 연속적이지 않고 끝이 없는 감정을 다룬다는 것은 힘들지만, 언젠가 해결해야 할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감정들은 잠시 제쳐두었어도 결국 우리 몸 어딘가에 쌓여 예상치 못한 순간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트인사이트의 첫 번째 기획 전시 <틔움>은 이러한 일상 속 작은 감정들을 오롯이 바라보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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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주최: 아트인사이트

참여 작가: Mia, 나른, 대성, 유사사, 은유

전시 장소: MatMul 맷멀 (성수역 도보 10분)

전시 일정: 2025년 4월 4일 (금) ~ 4월 14일 (월)

전시 시간: 매일 10:00 ~ 20:00

 

 

전시는 성수동 2번 출구에서 8분가량 걸어가면 있는 지하의 작은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틔움>의 현수막 바로 옆의 계단을 내려가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계단 아래에는 바로 전시 서문이 있고 양 옆의 공간으로 작가분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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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문의 왼쪽으로 들어가면 나른 작가와 은유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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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 작가는 사랑을 나누는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 감정을 표현한다.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끝나기까지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회화에 담아 전달한다. 회화에서 느껴지는 쌉싸름한 분위기를 보다 보면 사랑 속에서 느껴지는 불안, 공허, 무력감이 잔잔하게 다가온다. <몸의 언어> 시리즈에서는 진한 스킨십을 통해 전달되는 언어들을, <아름 없는 마음>에서는 명명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담아내며 감정을 수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은유 작가의 <별바라기> 시리즈는 끝없는 사막과 그 속의 희망을 그린다. 가시 돋힌 선인장과 나무, 광활한 사막은 내면의 방어기제와 두려움을 표현하지만, 동시에 그림 속 한 송이 꽃, 빨간 점, 떠오르는 태양은 어딘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희망을 던진다. 막막하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 은유 작가의 모든 작품은 새로운 감정을 틔워낼 준비가 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전시 서문을 지나 오른쪽의 공간에서는 유사사, 대성, Mia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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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사 작가의 작품은 감정이 피어나는 찰나를 담고 있다. 그림과 함께 비치된 책 <숨죽여 빛나는 나의 우울에게>를 곁들여 보면, 세심하게 표현된 감정의 모양들이 더욱 눈에 들어온다. 식물과 빛, 점과 선이 무수히 얽혀 있지만, 그 안에서 완성된 하나의 이미지는 모호한 감정의 형태를 구체화시킨다. 작품을 보다 보면 어렴풋이 이 감정이 무엇인지 느껴지기도 한다.


대성 작가의 작품은 밝은 이미지로 반대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풍자하는 작품들은 경쾌한 인상을 주면서도, 제목을 통해 다시 한번 담긴 의미를 되짚게 한다. 특히 토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이 인상 깊었는데, 눈물을 흘리던 캐릭터가 슬픔을 딛고 불꽃처럼 타오르며 성장하는 모습은 사회 속 시련에도 다시 우뚝 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Mia 작가는 인간의 감정을 중심으로 화려한 색감의 회화를 통해 표현한다. 비슷한 듯 모두 다른 색감은 스토리의 분위기와 그 감정을 전달한다. 그림책 형태로 제작된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 는 양쪽에서 넘기며 감상자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 속 다양한 가능성과 독자가 만들어낼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오른쪽 전시관에서 더 깊숙이 들어가면 작은 굿즈샵이 있다. 작가분들의 다양한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공간도 마련되어있다. 각 작가분들의작품들이 다양한 굿즈로 제작되어 놓여있다. 전시 중에 흥미롭게 보았던 Mia 작가의 Bench 책이 굿즈샵에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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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의 또다른 매력이라고 하면 맘에들었던 작품의 온라인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을 보며 뜻밖의 영감을 얻게 되었다면 경매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전시에서는 감정을 주제로 삼고 있다. 특정 감정의 종류보다는 일상의 정의내리기 어려운 감정들을 차근차근 들여다보고 차분하게 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감정을 다룬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잘못된 인식일지 모른다. 작은 감정도 소중히 여기며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을 틔워서 결과적으로 개인의 희망을 싹틔우는 것이 우리가 취해야할 태도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있는 그대로를 소중히 여길 때에 다른 것을 틔워나갈 마음의 씨앗이 생겨나게 된다.

 

바쁜 성수역의 거리 속에서 나의 작은 감정들에 집중하는 시간들을 가져보길 바란다.

 

기획전 <틔움>은 4월 14일까지 성수역 맷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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