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1차 포스터02.jpg

 

 

영화 <써니데이>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2월 19일 개봉될 예정인 <써니데이>는 인물들의 새출발과 그럴 용기, 그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영화 <써니데이>의 주인공 ‘오선희’는 한국의 슈퍼스타이다. 그녀는 이혼 소송 후 자신의 고향 완도로 돌아가 첫사랑 ‘조동필’과 고향 친구들을 마주한다.


이 영화는 ‘선희’가 잊고 지냈던 기억을 현재로 끌어와 다시 마주한 인연에게 용기와 믿음을 주는 작품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잊고 있었던 옛 친구들과 내가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의 형태가 내 마음속에서도 그려졌다.


영화의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배경이었다. <써니데이>의 배경은 ‘완도’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완도 구석구석의 모습이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가본 적 없는 완도의 배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펼쳐지는 완도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자연과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화의 배경이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인물들이 완도에 가진 애착만큼이나 영화를 관람하는 나 또한 애착이 생긴 느낌이었다. 완도는 인물들의 고향이자 중심인물의 안식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며 끝나는 곳이다.


새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을 찾은 주인공 ‘오선희’는 자신이 외면해 왔던 고향에서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녀에게 있어, 그녀의 고향인 완도는 멈춰있는 과거이면서 재생되는 현재일 것이다.

 

 

02.jpg

 

 

영화의 초반부, ‘선희’의 모습은 불안정하다. 절대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는 슈퍼스타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녀는 고향과 먼 타지에서 많은 상처를 받은 상태로 고향에 내려오게 된다. 과거의 인연만 존재할 뿐, 연락을 이어오는 인연은 없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터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향하는 일탈을 감행한다.


‘선희’는 과거와 달라졌다. 그녀는 유명해졌고 어른이 되었으며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이다. 그러나 자신처럼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 고향 완도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완도에 도착한 후 과거를 살며시 꺼내어본다. 그곳에는 옛 기억과 똑같은 간판의 식당이 있고 집이 있고 사람들이 있었다.


‘선희’의 멈춰버린 줄 알았던 시간은 고향에 도착한 순간부터 느리지만 조금씩 흘러갔다. <써니데이>는 고향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 준 영화였다. 나에게 있어 고향이란 어디일지, 오랜만에 찾아간 고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희’의 변화가 더 눈에 들어왔고 그녀가 변화하고 끝내 성장하는 시간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다.


<써니데이>에는 ‘선희’뿐만 아니라 완도에 살고 있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과 그녀의 첫사랑, 고향 친구들, 고향 사람들까지……. 이러한 인물들의 조화가 영화에 잘 드러나 보는 내내 즐거웠다. 선한 영향을 주는 고향 사람들이 ‘선희’에게 용기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고향에 내려오기 전 ‘선희’는 사람에게 상처받는다. 그리고 고향에서, 그녀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게 된다. 선희를 힘들게 했던 이유는 사람이었지만 그런 그녀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이들도 결국엔 ‘사람’이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녀의 고향 친구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고향에 남아있었다. 그녀에게 그들의 존재는 든든한 방파제이자 안식처였을 것이다. <써니데이>에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여러 인물을 조명해 주어 좋았다.


여러 인물이 완도에 있었기에 ‘고향’의 의미가 더 단단해지고 완벽해졌다고 보았다. 고향이란, ‘완도’라는 배경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써니데이>를 보며 고향의 존재를, 삶에 필요한 용기와 변화를 깨닫게 되었다. 예쁜 풍경만큼이나 영화에서 전달하는 메시지가 반짝이는 느낌이었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