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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사랑’이라는 소재는 어디서나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은가.
 
나는 영화 장르 중에서도 멜로 영화를 좋아하고 TV 프로그램을 볼 때도 연애 프로그램 전부 챙겨볼 정도로 매우 좋아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람을 가장 유치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연애 프로그램, 영화를 볼 때, 나 자신의 모습을 볼 때에 그러하다.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첫사랑’이라는 존재를 품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누구는 ‘첫’에 초점을 두고 누구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두어 정의 한다.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두고 ‘첫사랑’을 정의하는 편에 속한다.
 
인연이 끝났을 때 나중에 떠올려보았을 때 후회되지 않는, 조건 없는 사랑을 했다면 첫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나의 좋은 모습과 못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런 ‘첫사랑’이 이루어질까?에 대한 답변은 no다.

써니데이에서도 ‘첫사랑’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시골 완도에서 서울로 올라가 성공한 슈퍼스타 선희는 투자회사 대표 은탁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공만을 위해 선희를 이용하고 이를 견디지 못 한 선희는 이혼 소송을 하며 고향 완도로 내려오게 된다. 완도에는 부모님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시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 하고 고향에 틀어박혀 사는 동필이 있었다. 이혼 소송 후에 완도로 내려온 은탁은 첫 사랑이었던 동필을 만나게 되고 동필과 함께하는 완도에서의 생활에서 건강한 삶을 점점 되찾게 되는데.

써니데이 영화 속에서는 첫사랑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나는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마음 속에 묻어두는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 물론 첫사랑과 위기 없이 쭉 만난다면 다르다.  영화에서처럼 첫사랑이 끝난 후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 이루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첫사랑이라는 감정은 현재도 미래도 아닌 과거의 그 시절에 그 사람을 만났기에 가능했던 경험이다. 그 이후에 만났거나 그 전에 만났더라면 나의 첫사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절 나의 상황과 가치관, 취향, 성격 등 모든 것이 들어 맞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변한다. 나이가 먹고 ‘연애’라는 경험 이외에 여러 상황들을 맞이하면서 성장하고 가치관이 변화하기도 성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게 변화가 된 상태에서 첫사랑의 존재를 다시 마주한다면 과거에 느꼈던 ‘첫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건 힘들거 같다. 하지만 써니데이에서는 시간이 흐른 후 선희와 동필이 만나 이루어지지 않았던 그 때의 관계를 다시 이루어낸다. 첫사랑이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같다.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써니데이 속 선희와 동필이 이루어졌을 때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필이 곁에 있을 때에 선희의 모습이 참 편안해보였기 때문이다.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건강한 삶을 나아가야하는 것이, 독립적인 사람만이 이상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타인의 영향을 아예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사람이 내 곁에 있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은탁의 옆에 있을 때 선희의 모습과 동필이 옆에 있을 때 선희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내 주변에 있는 타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첫사랑에 대한, 사람냄새 나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써니데이>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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