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나의 ‘Happy Things’

나의 행복한 삶을 구성하는 행복의 조각들
글 입력 2025.01.21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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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행복’을 물어볼 때, 자연스럽게 제이레빗의 노래 ‘Happy Things’를 떠올린다. “둥근 해가 뜨면 제일 먼저 기분 좋은 상상을 하지”를 첫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 속 행복은 매우 사소하다. 상쾌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여유를 부리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걷고, 아주 맛있는 걸 먹는 별일 아닌 일상을 ‘행복한 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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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도 이 노래 속 화자의 ‘Happy Things’와 유사하다. 나의 첫 번째 ‘Happy things’는 ‘엄마의 아침 쪽지’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엄마는 나와 동생을 위해 미리 해둔 아침 메뉴 및 집에 있는 음식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애정이 담긴 짧은 문구를 적어둔다. 예를 들면, ‘사랑하고 믿고 의지하는 잘 될 두 딸들, 오늘은 된장찌개를 했어.’ 등의 응원과 사랑이 담긴 메시지다. 내 하루는 이 쪽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바쁜 아침에도 두 딸을 위해 매일 30분은 더 일찍 일어나 음식을 만들고, 따뜻한 문구와 귀여운 햇님 그림도 잊지 않는 엄마의 사랑이 내 하루의 시작을 행복하게 만든다.


엄마에게 ‘아침 쪽지’가 있다면, 아빠에게는 ‘아침 포옹’이 있다. 출근 전, 혹은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서 마주쳤을 때 아빠는 이 아침 포옹으로 아침 인사를 대신한다. 내가 침대에서 자고 있을 때도 예외는 없다. 내 방에 들어와 이불 속 나를 안아준 뒤 집을 나선다. 아빠의 포옹 때문에 종종 잠에서 깨기도 하지만, 이 포옹은 내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준다.


최근 추가된 아침 일정 중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단연 ‘운동’이다. 운동을 가는 날엔 귀찮아도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진행한다. 이후 귀찮다고 투정하는 몸을 이끌어 터벅터벅 체육관으로 향한다. 체육관으로 걸어갈 때는 무겁기만 했던 발걸음이, 운동을 끝낸 후 나올 때는 뿌듯함이 더해져 조금 가볍게 느껴진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에도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 주는 시간이 있다. 바로 바쁜 일과를 마친 후 불 꺼진 방 침대에 누워 동생과 시덥지 않은 대화를 나눌 때이다. 오늘 하루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혹은 침대에 누워 잠에 들기 전 슬그머니 떠오른 생뚱맞고 엉뚱한 상상들을 공유하는 상대로 동생만큼 적당한 사람은 없다. 동생이 집에 늦게 들어와 혼자 침대에 누워 먼저 잠이 들 때에는 아쉽고 심심할 때도 있다.


이외에도 나의 ‘Happy Things’는 다양하다. 한밤에 야식 혹은 간식을 참고 다음 날 일어나 먹는 아침은 얼마나 맛있고 행복하던가. 평범한 아침도 한밤의 기다림 이후 맞이한다면 그 어떤 때보다 맛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또 기다리던 택배가 왔을 때, 유튜브에서 내 마음에 쏙 드는 플레이리스트를 우연히 발견했을 때,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왔을 때 등의 사소한 순간들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 가장 즐거운 건 내 하루에 있던 소소한 행복을 ‘기록’하는 행동이다. 내가 겪은 행복의 조각들을 노트에 하나하나 새겨 놓으면, 순간의 기억이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는 ‘일화’로 바뀐다. 언제든지 다시 펼쳐보고 추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나를 구성하고, 내가 만들어내는 여러 작품으로 변모하며 뻗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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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다룬 책에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는 말을 보았다. 근래의 내 삶은 어떠한 큰 목표도, 꿈도 이루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낀다. 일상 속 ‘소확행’이 모여 나를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을 유지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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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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