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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비이성적 증권가의 이야기 - 네이버 웹툰 '샤MONEY즘' [만화]

여의도 증권가 한복판의 굿판

by 김승주 에디터
2026.08.01 08:56

여의도 마천루 아래의 기원, 우리는 왜 샤머니즘에 끌리는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이내 커다란 낙폭을 그리며 하락했다. 환호가 지나간 자리에는 이내 깊은 탄식과 허탈감이 남았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주식이나 가상자산 같은 투자 수단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월급만 모아서는 번듯한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하나의 상식처럼 자리 잡으면서, 재테크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시장을 견인하던 종목들의 폭발적인 상승세는 수많은 대중을 투자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뒤이어 찾아온 급락은 수많은 이들이 품었던 경제적 자유의 희망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눈여겨볼 만한 변화가 관찰된다. 본래 주식 투자란 기업의 내재 가치를 분석하고, 산업의 흐름을 읽으며, 거시경제의 변수를 고려해 위험을 관리하는 이성적인 행위다.

 

그러나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자 투자의 본질은 가려지고, 그 자리에 요행을 바라는 원초적인 심리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장이 열리기 전 주식 앱을 열어보며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은, 사실 매주 로또를 사며 신의 은총을 기대하는 구복(求福)의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샤머니즘_포스터.jpg

 

 

 

여의도 한복판의 굿판


 

네이버 웹툰 <샤money즘>은 바로 이 지점을 정밀하게 포착해 낸다. 가장 차갑고 이성적인 논리로 작동할 것 같은 여의도 금융가 한복판에 '무당'이라는 비이성적 존재를 배치한다.

 

작품 속 여의도 무당들은 살굿을 통해 특정 기업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폭락시키고, 축원굿을 통해 종목을 폭등시키며 거대의 증권사들로부터 천문학적인 로열티를 받는다. 지극히 주술적인 행위가 현대 자본주의의 최전선에서 가장 유용한 도구로 작동하는 셈이다.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단순히 설정이 기발해서가 아니다. 자유시장경제가 표방하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시장'이라는 명제가 지닌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장이 수급과 정보에 의해 합리적으로 움직인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실제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 중 하나는 인간의 과도한 탐욕과 공포라는 비이성적 감정이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인간의 심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첨단 금융 시스템 역시 언제든 주술적 기복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작품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주술적 소망과 노동의 가치


 

노동의 가치가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합리적인 분석보다는 단 한 번의 대박이라는 행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 샤머니즘의 탈을 썼지만, 그 속에는 일확천금이라는 기적에라도 의지하지 않으면 삶의 궤도를 바꾸기 힘들다고 느끼는 현대인들의 씁쓸한 초상이 투영되어 있는 셈이다.


웹툰 속 여의도 굿판은 매력적인 허구일 뿐이다. 현실의 주식 시장에는 내 자산을 자동으로 늘려줄 신도, 주가를 부양해 줄 굿판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의 과열과 불안에 휩쓸려 신적인 존재에게 기도하듯 투자를 이어가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에게 건네야 할 가장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자경단은 결국 단순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시장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어선은 언제나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자산을 운용하는 평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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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좋아합니다. 폭넓은 문화 향유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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