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신선하고 색다른 흥겨움 - 국악뮤지컬 '심청날다'

국악크로스오버 밴드 '날다'
글 입력 2023.10.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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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베이스와 기타, 둥둥 울리는 드럼, 낭만적인 색소폰까지. 신나는 밴드 음악에 맞춰 어딘지 우리의 귀에 익은, 구수한 가락이 들려온다면 어떨까? 여기 신선한 흥겨움과 따뜻함으로 가득한 색다른 뮤지컬 공연이 있다. 국악크로스오버 밴드 ‘날다’의 ‘The Gift : 뮤지컬 [심청날다]’ 공연이다.


‘날다(NALDA)’는 2021년 JTBC ‘풍류대장’으로 얼굴을 알린 소리꾼 오단해 그리고 신예주를 주축으로한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이다. 다양한 서양악기와 판소리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국악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부터 '날다'가 선보이고 있는 뮤지컬 [심청날다]는 판소리 심청가의 주요 대목과 장면들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공연으로 한국 고유의 소리와 다양한 서양악기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날다'는 이번 공연에서 '쾌지나칭칭', '둥둥둥 내 딸', '나는 심청', '중 올라간다', '화초타령', '눈을 뜨고' 등의 곡에 펑크, 소울, 블루스 음악을 접목해 익숙히 알려진 '심청가'의 장면들을 그들만의 스타일로 신선하고 새롭게 재해석했다.


밴드와 국악의 크로스오버라니? 처음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색다른 밴드 소개에 호기심이 생겼다. 국악이란 주변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장르였기에 어떤 면에선 더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과연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장르가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까?


공연이 시작되고, 힘찬 밴드의 음악에 맞춰 익살스러운 소리꾼 심 봉사와 심청이가 등장하자마자 나의 호기심은 곧 즐거움으로 뒤바뀌었다. 시원시원한 소리꾼 배우들의 목소리와 세련된 베이스, 드럼, 키보드의 음악은 생각보다 퍽 잘 어울렸다. 신나는 밴드의 음악과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 밴드로 치면 ‘보컬’인 – 국악 소리꾼의 목소리는 분위기를 한층 더 띄웠다.


현대적으로 유쾌하게 재해석된 ‘심청전’ 이야기도 눈에 띈다. 홀로 딸을 키워낸 심 봉사의 딸 심청이는 효녀 심청이 아닌 그저 노래를 좋아하고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나 자신’ 심청이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러던 중 용왕의 바다세계에서 열리는 가수가 되는 오디션에 참가할 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할 공양미 삼백석을 마련할 겸 인당수에 뛰어든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무대는 화려한 색소폰의 독주 연주 부분이었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비늘 옷을 입은 색소폰 연주자가 용왕 역을 맡았는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현란하게 연주하던 색소폰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색소폰 특유의 음색으로 가득 찼던 무대가 무척 낭만적이었다.


마지막에 흘러나오던 앵콜 무대의 흥겨운 ‘옹헤야’가 귀에 맴돈다. ‘옹헤야’는 우리 말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연주자부터 소리꾼까지 모두 덩실덩실 흥겹게 춤을 추며 노래하던 ‘어절씨구 옹헤야, 저절씨구 용헤야’라는 구절은 어느 새 관객들 모두 따라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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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흥겹고 즐거운 공연이었다. 특히 공연 중간중간 관객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이어지던 부분들이 재미있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심청이를 보며 심봉사역의 소리꾼이 ‘요즘 친구들은 제육볶음 말고 뭘 먹지?’라고 관객들에게 던진 질문에 이곳저곳에서 ‘마라탕이요! 탕후루!’ 같은 답변이 나왔는데 정말 웃음이 나왔다. 마지막 ‘옹헤야’를 부르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연주자들과 배우분들에게서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과 한국메세나협회가 함께하는 '메트라이프 재단 문화예술 사회공헌 The Gift’ 무대로, 2023년 올해 대전과 대구 공연을 거쳐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앞으로 이어질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 ‘날다’의 흥겹고 신나는 공연들이 기대가 된다.

 

 

[박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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