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트 컬렉팅이라는 먼나라 이야기 [도서]

이 책을 읽으면 더이상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글 입력 2023.09.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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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팅


 

몇 년 전만 해도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소장한다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아닌 개인이 작품을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 외국의 경매에서 (필자의 생각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작품이 팔렸다는 뉴스를 봤을 때나 전시회에서 그림 옆에 적혀있는 천문학적인 가격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리송한 현대 미술 작품은 고사하고, 미술 교과서에서 여러 번 뵀던 거장의 작품이라 한들 말이다.

 

‘그니까 저 그림이 저만한 가치가 있다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미술품 컬렉팅이 글로벌 대기업의 수장이나 할리우드의 유명 셀럽과 같은 소수의 거부가 하는 요상한 활동이라는 인식은 사그라들었다.

  

왜일까?

 

우선은 예술 시장이 커지며 일상에서 예술 작품을 더 쉽게 접하게 되었다는 이유를 댈 수 있을 것 같다, SNS나 전시장에서 작가들과 관객의 소통이 활발해지기도 했고, 아트 토이나 NFT 예술품처럼 비교적 접근이 쉽고 사고파는 것 또한 어렵지 않은 예술품들이 유명해지며 장벽이 낮아졌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예술인들끼리의 커뮤니티 내에서만 인정되던 미술품의 여러 가치가 점차 예술인 커뮤니티 바깥의 대중들에게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또, 미술품의 희소성이 소장 욕구를 일으킨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할 거다. 인형 뽑기 기계에서 누구도 따지 못한 인형을 갖고 싶은 욕구나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장면을 필름 카메라에 담아 소장하고 싶다는 욕구와 다름없는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어떤 신성한 공간에 가서야 볼 수 있었던 예술 작품을 나만의 공간에서 실컷 독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트 컬렉팅은 이런 식으로 점차 대중과 마음의 거리를 점차 좁히더니 이젠 썩 괜찮은 소장품이자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아트 컬렉팅: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그런데 초보 감상인이자 컬렉터로서 기본적인 상식과 공부가 필요하다.

 

내 취향의 작품은 무엇인지, 미술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햇병아리 컬렉터로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작품을 보고 모아야 하는지부터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어디서 구매해야 하며 꼭 알아야 하는 법률적 지식은 어떤 것인지까지 직접 여러 최신 자료를 취합하며 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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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트 컬렉팅: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는 이런 우리를 위한 책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기본적인 것들에 더해 국내에서 가볼 만한 갤러리나 예산에 맞는 작품 찾는 법, 작품 매각 타이밍 등 최신 동향에 맞는 세세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여러 그림 자료와 함께 책이 전개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덕에 책장이 후루룩 넘어간다.

 

또, 책에서 저자가 유난히 반복하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특히 당장 유행하는 작품이나 특정 작가의 전성기 작품만을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과 거래 계약 시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미술 작품 역시 많은 애호가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와인, 영화, 패션, 가구처럼 기호품의 하나일 뿐’이며 한 번 구매하면 되팔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나 부동산 구매만큼 신중하게 찾고 거래해야 한다고 말이다.


확실한 것은 예술은 더 이상 소수만의 놀이가 아니다. 지난 9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 페어(국내외 갤러리들이 일정 기간 한 공간에 모여 각각 부스를 마련하고 그들의 대표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 판매하는 곳_p.112)가 보여준 위력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2002년 시작된 한국 최초의 글로벌 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는 전 세계의 대표 갤러리 300여 개가 참가하였고, 두 아트페어는 4일간 각각 8만 명, 7만 명의 입장객을 모았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미술 시장의 기세가 등등하다. SNS에서는 입장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입장객들의 모습이나, 특정 부스의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이럴되기도 했다.

 

저자는 초보 컬렉터들에게 이러한 아트페어를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한 장소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몇백 년의 장대한 미술사 흐름을 훑고, 신진작가들을 만나며 나의 취향을 알아갈 기회가 된다.

 

아트페어 외에는 어디에서 작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을까? 또 어떤 방식으로 안목을 기르고 나만의 주제가 있는 컬렉션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쩌면 아트 컬렉팅이 당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취미가 되거나 더 나아가 자산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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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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