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볍고 우아하게 합스부르크 이해하기 - 도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글 입력 2022.11.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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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노 교코는 독문학자이자 유명 작가로, 이미 그의 저서는 여러 차례 국내에 소개된 바가 있다. '무서운 그림' 시리즈, '나카노 교코와 읽는 명화의 수수께끼'와 같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이며, 이번에 발간한 새 책도 비슷하게 전개된다.

 

오늘 소개할 나카노 교코의 신작은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다. 이름 그대로 합스부르크 가문의 명화를 따라 역사를 추적하는 책이다.

 

빈미술사박물관에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 내년 3월 1일까지 전시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발간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의 역사'의 발간은 의미가 깊다. 책은 아주 명료하고 쉬운 언어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전시회를 즐기기 위한 선택으로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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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빠르게, 하지만 우아한 마무리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라는 이름에서 '명화'와 '역사'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지만, 그만큼 무겁게 읽는 책이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책의 전개방식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책은 합스부르크의 흥망성쇠를 결정한 역사적 사건이나 합스부르크를 그린 작가들의 예술적 특성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지 않는다. 대신 합스부르크 왕조의 중요한 인물들과 그들을 그린 작가들을 묶어 차례대로 기술한다. 명화는 합스부르크 사람들의 특성을 설명하는 보조적 도구로 사용된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은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합스부르크의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이러한 책의 서술방식은 이 책을 딱딱하기보다 즐거운 책으로 만든다. 독자들은 초로한 가문에서 시작해 마침내 유럽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이야기를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그 누구보다 부유함과 자부심을 갖춘 가문의 일원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실제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유명 뮤지컬로 재해석 되고 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빠른 전개 속도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꼭지가 되는 인물을 중심으로 20페이지 내외로 이들의 특성을 핵심만 짚어 전개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저자의 글쓰기 역량을 느꼈다.

 

명화와 캐릭터가 잘 달라붙을 만 아니라 20페이지 내외만으로도 각 인물의 삶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 덕에 '명화로 읽는 합수브르크 역사'는 쉬지 않고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왜 그가 유명한 대중교양서 작가로서 이름을 떨치는지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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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는 살짝 누수


 

하지만,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점이 한국인 독자로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저자가 사용한 비유는 일본역사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부분은 돌부리처럼 읽기의 흐름을 깨게 하였다. 이런 소소한 부분뿐만 아니라, '명화'를 내걸고 발간된 책치고는 명화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작품들을 그린 작가의 이야기와 그들이 표현한 왕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통 미술작품을 주요 소재로 가져온 책치고는 그에 대한 설명도 빈약하고, 명화 아래의 명화명과 넘버링도 잘 되어있지 않았다. 본문에서도 넘버링이 없으니 눈치껏 작품을 찾아야했다. 그래서 몇몇 부분에서는 책에서 어떤 그림을 묘사하는지 알 수 없어 앞뒤 페이지를 오간적이 많다.

 

 

 

나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는 좋은 책이다.

 

내가 불만을 가졌던 부분은 아주 소소한 부분이거나 가볍게 읽는 대중 교양서라는 기능 면에서는 전혀 방해될 것이 없는 것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흩어져있는 지식들이 한데 모여지는 기분이 들었다. 서양 역사는 늘 흥미로웠지만 각 국가간 복잡한 관계성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책의 방식대로 각 인물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합스부르크 왕가의 흥망성쇠를 가벼운 스케치처럼 이해하니 당시 유럽정세도 조금 잡히는 기분이 든다.

 

이전 양자역학 컴퓨터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대중교양서가 아주 훌륭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대중에게 학술적 지식이 이렇게 즐겁고 튼튼한 방식으로 보급되는 출판문화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이런 질좋은 교양서들이 수입되면 좋겠다.

 

책을 덮고 나니 뭔가 복잡한 기분에 휩싸였다. 가장 부유하고 고귀한 가문의 일원도 거대한 만큼의 깨달음도, 행복감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은 전국에 영향력을 흩뿌리고 다녔지만 그 개개인들의 삶은 일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름도 낯선 먼 가문의 전시회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도 합스부르크 가문의 희극과 비극이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감응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에는 책을 안고 전시회를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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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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