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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봄날은 온다: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누군가의 색감을 엿본다는 것

by 김가을 에디터
2022.02.20 01:13

 

 

겨울은 원체 색채가 없는 계절이다.

 

파릇했든 무르익었든 날이 추워지면 빛은 모조리 하늘로 빼앗기고 그 빛들이 모여 다시 하얀 눈이 되어 내린다. 세상은 겨울이면 하얗거나 차갑거나 둘 중 하나다. 흑백텔레비전 시대를 밀어내고 컬러의 세상이 왔듯 인간이 색채를, 특히 아름다운 색채를 좇는 건 당연한 본능인가 싶다.

 

사진은 색을 가둘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구다. 사진은 대체로 우리의 순간을 담아내고 붙잡아 두려는 목적성을 띤 채 찍히지만, 예술로서의 사진은 조금 다르다.

 

현상 그 자체의 색을 재현하는 것에만 그쳤다면 그냥 그 순간을 눈으로 가득 담아내는 것보다도 가치가 덜 할테다. 눈에 담았던 풍경은 공감각적인 것으로, 결국 사진은 그 감각을 한 번 더 랩핑한 이차 부산물에 불과할 것이니 말이다.

 

사진이 예술인 순간은 화가가 정신을 담아 그림을 그리듯 어떤 의도에 의해 구성된 구도와 우연히 맞아 떨어진 그 찰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걸 담아내는 카메라 뒤 작가의 시선, 사진을 현상해내는 과정에서의 개입 또한 예술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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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녀온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사진전에선 봄을 재현하기보단 봄을 불러오는 능동적인 예술로서의 사진을 만나볼 수 있었다.

 

꽃과 건물과 사람과 개와 도로… 지극히 일상적이었던 것들은 사진에서 새롭게 발화한다. 테레사는 뻔하고 현실적인 것을 찍은 다음 그것을 색을 이용해 비현실적인 장면으로 만드는 게 자기 작업의 비밀이라 말했다.

 

우리가 테레사의 사진을 보고 느끼는 비현실감은 색채에서 비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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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프레이타스는 작업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서 인기를 얻어 인플루언서이자 사진작가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에서 요즘 세대의 눈을 사로잡을 화사한 색감과 오브제의 배치들이 눈에 띈다. 여행을 즐기며 본가부터 생판 처음 가보는 타지까지 사진의 배경이 되어주는 곳도 다양해 보는 즐거움이 있다.

 

봄, 꽃, 마을. 좋아하고 가깝고 즐겼던 것들 모두가 프레이타스의 피사체가 된다. 그 본연의 색감이 재현되면서도 어딘가 동화처럼 산뜻해진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아름다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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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웠던 섹션은 by the water였다. 물의 투명함을 어떻게 잡아낼 수 있을 것인가. 애당초 물의 색은 무엇인가.

 

갖가지 물음과 함께 보기 시작했다. 프레이타스는 물의 색을 맑고 푸른 색의 계열로 정의했고, 사진 속에선 거짓처럼 일렁이는 물결과 수심을 알 수 없는 투명한 바다 아래가 담겨 있었다. 사진은 가끔 담아낼 수 없는 것까지 담아낸다.

 

사진을 좋아하든, 전시회에서 기록을 남기기를 좋아하든 누구나 마음 편하게 가볼 수 있는 전시다. 곳곳에는 섹션 테마에 맞는 별도의 설치작품들이 있어 직접 사진 속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볼 수 있다.

 

겨울이 길다. 엊저녁엔 눈이 왔다. 손발이 시린 문제는 둘째 치고 시야마저 새하얘진 게 얼마나 된 지도 가늠이 안 가는 요즈음이다. 잠시나마 눈도 손도 녹일 겸 가본다면 봄을 미리 끌어다 둔 사진을 마주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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