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퍼스널 컬러 '봄 웜톤'이 바라본 봄의 나라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봄 웜톤'인 사람이 행복함에 허우적거리는 전시회
글 입력 2022.02.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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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_공식 포스터 (1).jpg

 

 

이런 봄의 색감을 매일마다 볼 수 있는 세상이라면,

당장 그 곳으로 떠나고 싶다!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핑크색, 하늘색, 연두색과 같은 파스텔 톤의 존재감을 극명하게 그대로 드러내는 꽃과 풍경, 사람들과 건물들. 과연 이런 세상이 정말 있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두말없이 짐을 싸고 그곳으로 가고 싶다.

 

행운스럽게도,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에 입장한 동시에 나는 '파스텔 톤 봄의 나라'를 여행할 수 있었다. 퍼스널 컬러가 '봄 웜톤'이며, 5월의 봄날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바라본 전시공간은 마치 처음 만나는 고향처럼 신비하면서도 익숙하게, 비현실적이면서도 포근하게 다가왔다. 색조화장이 매우 어색하고, 전체적으로 옅고 따뜻한 톤의 색감을 추구했던 나에게 이곳의 전시는 그야말로 '제 2의 고향'이었다.

 


Rothko Spring, 2018.jpg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Rothko Spring, 2018

 

 

Spring is a season that's filled with symbolical meaning. It's the season where fresh buds bloom, the sun starts to shine more often and daylight seems much longer than in winter, which is great for a photographer like me.

 

봄은 상징적인 의미가 가득한 계절이에요. 새싹이 돋아나고, 화창한 날도 많아지고요. 일조 시간도 늘어나니 저 같은 사진 작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계절입니다.

 

 

봄은 테레사 프레이타스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다. 만물이 깨어나고, 생명력을 힘차게 뽐내는 시기인 '봄'. 그는 봄을 사랑하여 봄의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 자신만의 파스텔톤 색깔과 스펙트럼으로 아름답게 담아왔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체된 그의 단독 전시회,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은 봄을 사랑하지 않았던 이들에게조차 가슴이 두근거리게 할 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은 '어느 봄날'을 컨셉으로 80여 점의 작품 및 영상으로 구성한 전시다. 작가가 표현하는 특유의 따뜻한 파스텔톤으로 꽃이 만발하는 들판, 도심의 눈부시게 화사한 거리들을 봄의 풍경 속에 담았다. 전시를 충분히 감상하고 나니 테레사 프레이타스를 표현하는 여러 수식어가 떠올랐다. 봄날의 파레트를 선물하는 작가다.

 

이번 리뷰에서는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하면서, 과연 파스텔톤 봄의 나라를 '어떻게 여행하면 좋을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겠다.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관전 포인트 3가지



파스텔톤 봄의 나라로 여행을 가는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먼저 사진전을 다녀온 입장에서 나름의 관전 포인트를 공유하고 싶다. 놀라운 사실은 테레사 프레이타스 본인이 직접 전시기획에 참여하여 비쥬얼 디렉터로서 적극 참여했다는 점. 과연 그는 어떤 시각과 관점으로 그의 사진전을 준비했을까?

 

 

1) 작품 속에 들어가있는 듯한 '포토존'과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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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을 둘러보며 전시공간의 디테일한 구성과 기획에 감동했다. 바로 포토존과 배경 때문이다. 작가가 직접 보고 느낀 봄의 풍경을 그대로 연출했다.

 

한 예로 섹션 1의 꽃 사이 사이(Among the Flowers)에서는 꽃이 만발한 배경을 전시장 4면에 둘러싸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이 작품 그 자체에 '들어가있는' 혹은 '존재하는' 느낌을 주곤 했다. 아직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2월의 겨울에, 따스하면서도 화사한 꽃들 속에 둘러쌓인채 봄의 들판을 만끽해보는 경험을 상상해보라!

 

 

Inside the Maze, 2019.jpg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Inside the Maze, 2019

 

 

특히 화제가 된 소재가 있다면 섹션 5 '라 무라야 로하 La Muralla Roja'의 스페인 칼페에 위치한 포스트 모턴 스타일의 아파트를 담은 작품이다. 아름다운 기하학적 형태와 핑크, 하늘 등 특유의 색깔을 테레사 프레이타스만의 방식으로 다채로이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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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무라야 로하'는 전세계에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세트장과 비슷하여 소문이 나기도 했다고. 전시 공간에서 '라 무라야 로하'를 방문한 듯한 포토존이 있으니, 이곳 또한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흡사 핑크 레고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놓치지 않길 바라는 포인트는 6개의 섹션별로 달라지는 '전시공간의 배경 색감'이다. 전시장은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배경까지도 봄의 세계를 그대로 표현했다. 인테리어 벽은 친환경 프리미엄 팬톤페인트로 시공되어 순수한 자연의 느낌을 한껏 살렸고, 각 섹션마다 어울리는 색감을 선택하여 작품에의 몰입도를 대폭 높여주었다. 특히 작가가 팬톤컬러북을 보며 전시 섹션별 페인트 컬러를 직접 선택하였으니, 과연 작가가 각 섹션마다 어떤 색감을 배경으로 선택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큰 재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을 꼭 가보길 추천한다. 익숙하고 친숙한 사물의 배치 속에서, 그가 사랑했던 특유의 자연적인 요소와 크리에이터로서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들이 있다. 그의 작업실에서 테레사 프레이타스만의 시간과 감성을 충분히 느껴본 결과, 그는 아마도 굉장히 섬세하고 자연과 풍경을 사랑하는 사람임이 확실했다.

 

 

2) 테레사 프레이타스를 표현하는 다양한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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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Bel-vedere, 2020

 

 

그의 사진들은 일관적이면서도 다채롭다. 작가 특유의 시선과 색깔로 다양한 사물과 배경을 담았기 때문이다.

 

전시를 둘러보며 가장 궁금했던 것은 작품들이 지닌 매력을 완성한 '테레사 프레이타스'였다. 단순히 카메라로 현상을 포착하는 '셔터 누르기'의 경지를 훨씬 넘어서, 색채의 풍요로움과 풍부함을 연구하고 사물을 생동감있는 동화처럼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가 봄이고, 봄이 곧 그였다. 그런 테레사 프레이타스가 어떤 가치와 역사를 가지고 지금의 아름다운 봄의 나라를 선물해줄 수 있었던 것인지 알고 싶었다.

 

상냥한 전시공간은 나의 그러한 내적 질문들에 대해 친절하게 시시각각 답변해주었다. 그녀의 생각과 신념, 그리고 역사를 표현하는 문장을 곳곳에 기재해 두었기 때문이다.

 

 

테레사 프레이타스에 대한 5가지 사실 | 5 things about Teresa freltas 

 

1. 거장들의 회화 작품과 애니메이션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2.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이미지나 주제를 스크롤하면서 영감을 얻는다.

3. 시그니처 스타일을 개발하는 데 2년이 걸렸다. 

4. 지도를 좋아한다. 

5.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아직 가본 적이 없는 곳이다.

 

 

It took a long time for me to possibly admit that I was an artist and deserved to be called as such. The easiest part is getting to play around and call it work. 

나 자신이 예술가라는 것, 그리고 그렇게 불려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렸어요.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게 노는 것을 일이라고 부를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은 정도였죠. 

 

I've always been enamored with the idea of capturing something that won't be the same again. 

다시 오지 않은 무언가를 포착한다는 것, 그런 점이 저를 항상 매료시킵니다. 

 

A camera feels like an extension of who I am, of my arm and hand.

카메라가 나와 한 몸이 된 것 같아요. 내 팔과 손의 연장처럼 느껴져요.

 

Colour is the most important part of my work.

색은 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테레사 프레이타스

 

 

전시회에 들어오기 전 머릿 속을 가득 채운 고민이 떠올랐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일까?' 그의 작품들을 보며 깨달았다. 분명한 건 스스로에 대한 정의는 지금 당장 명확히 내릴 수 없어도, 내가 보고 있는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Colour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었다. 누군가를 구,절,문장도 아닌 오직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니 그건 꽤 신기하고 기쁜 경험이었다.

 

전시장을 나오고 나서 알 수 없는 좋은 예감을 느껴보았다. 먼 훗날 본인 또한 심플한 한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노라. 그 여정을 거니는 길은 꽤나 흥미진진하겠다는 직감이 고개를 들었다.

 

 

3)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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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Neighbourhood Layers, 2018


 

마지막으로 이 전시공간에서 특별히 자신만의 별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스팟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만의 다채로운 개성과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자신만의 '별'이라고 표현하자면, 그 별이 반응하는 어떤 지점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작품 속 한 송이의 꽃이어도 좋다. '이것 or 이곳만은 꼭 실제로 만지고, 보고, 듣고,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장소 또는 사물을 찾아본다면 전시회를 나오는 발걸음은 보다 더 경쾌하고 가벼워지며, 봄을 맞이하는 설렘은 절로 둥실둥실 떠오를 것이다.

 

필자는 특히 섹션 4. 도시의 봄 Spring in the City에서 표현한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에 푹 빠졌다. 작가는 사진을 통해 도시의 활동적인 에너지와 더불어 빛과 파스텔을 활용해 건축미를 풍요롭게 담아냈다. 따뜻한 날씨와 화사한 분위기 속에 샌프란시스코의 변화무쌍한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 퍼스널컬러 '봄 웜톤'인 내가 만약 저곳에 간다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상상만해도 가슴이 뛰고 입꼬리는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여행을 통해 다양한 장소와 사물들을 포착하고, 각각의 사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그 장소에서 그가 받았던 인상을 최대한 표현하려 한다고. 본 사진전에서는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고향인 포르투갈의 전경, 그의 작품활동에서 터닝포인트가 된 샌프란시스코(제 2의 고향으로도 표현했다), 스페인의 라 무라야 로하, 바닷가나 호수에서의 추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You can cut all the flowers but you cannot keep spring from coming.

당신이 세상의 모든 꽃을 없앨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봄이 오는 것은 막을 수는 없다.

 

- Pablo Neruda

 

 

잊고 있었던 봄의 감각을 일깨우고 싶다면,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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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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