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게티이미지 사진전: 세상을 연결하다 [전시]

사진으로 말하는 역사
글 입력 2022.02.0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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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찾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gettyimages'라는 로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크 게티와 조너선 클라인이 1995년 창립한 게티이미지사는 아날로그의 스톡 사진 사업부터 디지털 시대에서의 웹 이미지 제공까지 매년 16만 건이 넘는 사진과 보도 자료들을 업로드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사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축적해온 이미지는 현재 4억 개에 달한다.

 

<게티이미지 사전전 - 세상을 연결하다>는 세계 최초로 게티이미지사가 컬렉션을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 전시이다. 5개의 섹션으로 나뉜 전시는 그동안 수집된 이미지들부터 우리 사회의 역사,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전달하는 사진들로 인류의 연대기까지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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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 아키비스트의 저장고에서는 섹션의 이름처럼 과거부터 축적되어온 게티이미지의 다양한 사진들을 담은 공간이었다.

 

역사가 오래된 신문사나 출판물에 실렸던 사진이나 슬림 에런스, 버트 하디 등 전설적인 사진 작가들의 컬렉션을 볼 수 있었는데, 혀를 내밀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아인슈타인이나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와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 기억에 남았다.

 

고층 건물을 짓고 있는 노동자들의 휴식 장면처럼 일상의 한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은 사진 한 컷으로도 역사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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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이어진 공간은 Section 2: 현대르포의 세계 관이다. 6인의 베테랑 기자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한 르포르타주 사진 컬렉션들은 사진들은 전쟁 중인 곳이나 분쟁 지역, 자연 환경의 문제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담아내며 현실을 고발하고 있었다.

 

어떤 사진은 너무 적나라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현실을 그대로 담은 사진들은 관람객을 지구 반대편 어느 먼 지역의 사건에 바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중동 지역에서 분신자살 시도로 화상을 입은 소녀의 모습이나 멸종위기에 처한 고릴라의 죽음을 담은 사진, 삶의 터전을 등지로 피란을 가고 있는 난민의 모습 등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때로는 사진 한 장의 힘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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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이어지는 3, 4, 5관은 다양한 시대 속 인류의 연대기를 담은 공간이었다.

 

Section 3: 기록의 시대는 발전하고 진화하면서도 폭력과 혐오로 얼룩지는, 하지만 연대와 공존을 이뤄내기도 하는 인류 사회의 모습을 담았다. 노조 결성을 이뤄낸 조선소의 파업을 담은 사진, 고단한 하루를 보낸듯한 이주노동자 출신 어머니의 모습부터 촌각을 다투는 전쟁 중의 장면을 담은 사진까지. 휘발될 수도 있었던 찰나의 순간들이 섬세한 순간 포착으로 역사의 일부가 되었다.

 

Section 4: 연대(連帶)의 연대기(年代記)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공간이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발생하되 같은 주제를 다루는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여 시공간을 초월해 되풀이되는 인류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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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같은 날 찍은 사진인 것 같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인천상륙작전의 사진이나 한 시대에 새로운 이념을 제시한 체 게바라, 마틴 루터 킹의 사진이 거의 동일한 구도로 촬영된 것을 보면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시대를 불문하고, 전쟁 중에도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군인들의 모습에서는 인류애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Section 5: 일상으로 초대는 팬데믹 시대에 게티이미지가 전하는 응원과 위로를 담았다. 격리나 방역, 가면에 관련한 이미지들 뿐만 아니라 가족, 여행, 모임, 친구에 관련된 사진들도 함께 미디어월로 전달되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일상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지금 시대는 셔터보다 한 번의 터치가 더 익숙하다. 촬영은 공들인 한 컷보다 여러 터치를 남발한 후 잘 나온 사진을 솎아내는 과정에 더 가깝기도 하다.

 

섬세한 시각으로 포착해 낸 한 장의 사진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많은 울림을 전달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게티이미지 사진전>이었다.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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