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안의 외로운 어린아이를 위한 심리학 -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감정에 서툴어 혼자 울고 있는, 상처를 받은 너에게
글 입력 2021.10.1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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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PTSD 온다는 말’이 일종의 밈처럼 쓰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증상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찰스 화이트필드 박사는 이 장애가 어린 시절 충격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는 성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하면서도 치유가 힘든 장애 중 하나라고 말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하는 충격적인 경험은 정신질환뿐 아니라 신체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이 충격들은 어린 시절에 겪은 반복된 정신적 충격과 관련되어 있다. 이에 앞서 화이트필드 박사는 세상의 수많은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정서적인 안정 등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이로 인해 그들은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쉽게 상처받고 좌절하는 사람으로 자랐다고 말한다.


이때 거짓된 자아가 생겨나는데, 자신의 진정한 자아는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깊은 곳에 가두고, 거짓 자아를 내세워 살아간다. 그렇지만 이 거짓 자아는 그저 고통에 대응하려는 방어 기제에 불과하기 때문에 거짓 자아는 진정한 자아를 대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깊은 내면에 갇힌 상처 입은 자아는 어떻게 치유해주어야 할까? 찰스 화이트필드 박사는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책을 통해 그 치유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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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아이를 치유하는 법


 

화이트필드 박사의 방법은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식, 발견과 확립, 입증, 허락, 구조화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인식을 해야 한다. 치유를 하기 위한 자신의 상처와 숨어버린 자아를 인식해야 한다, 그 후에는 발견과 확립이 이어진다. 자신의 내면 아이를 찾았다면 영적인 힘을 발견하고, 그를 확립해나가야 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과거 가정에서 겪었던 일을 입증, 즉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완쾌를 위한 치유 작업을 허락하고 나면 그를 위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구조화하는 것이다.


내 무의식 속에는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위축되어 버린 아이가 살고 있다. 그 아이를 만나서 어린 시절에 어떤 상처에 베였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과거, 부모님에게 어떤 상처를 받고 자랐는지를 직면해서, 그때 충족되지 못한 어떤 욕구들이 현재의 감정을 조종하고 PTSD를 일으키는지 찾아야 한다.


내면의 아이를 아프게 하는 상처들을 제대로 치유하려면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한다. 부정하고 슬퍼하면서 상실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감정에 부딪히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면 과거의 나를 타인에게 털어놓을 준비가 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내면의 아이가 조금이라도 편안해졌다면, 이제는 용서가 필요하다. 변화하는 자신 역시 또 하나의 자아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므로 이 변화를 자연스럽게 여겨줄 때 진정한 행복을 만날 수 있다.


화이트필드 박사는 치유를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완벽한 치유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내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과정이 힘들다고 해서 인내심 없어 건너뛰려고 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치유를 향한 여정이 길고 힘들다고 해도, 서서히 쉬엄쉬엄 나아간다면 스스로의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화이트필드 박사의 말대로 중요한 것은 오로지 현재이다. 현재만이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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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이 글을 읽었다면,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가정에서, 부모님으로부터 폭력적인 일을 겪은 적이 없다고 말이다. 물론 그렇다면 당신은 세상에서 몇 없는 행운아이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의 어떤 폭력은 피해자도 인지하지 못한 채 일어난다는 것을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가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정서적인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이 모두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가 겪었던 일을 찾아내고 그를 마주하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어렵고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 정서적 학대는 스스로의 감정에, 나아가서는 타인과의 유대 관계에 있어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인지하고 치유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당신이 지나치게 인정과 지지를 바란다면, 과도한 완벽을 추구하고 있다면, 권위 있는 사람들로부터 이유 모를 불안감을 느낀다면, 혼자 있는 것이 어려워 타인과의 관계에 집착한다면, 반대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고 있다면 지금 바로 자신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내면의 나를 찾아 나서길 바란다.


정말 가정에 불화가 없었다면, 그것에 감사하며 자신이 또 다른 상처를 받은 적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 정서적인 폭력은 인지하기 힘들며, 가정에서는 다양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가정에 대한 상처만을 말하고 있지만, 책을 읽어보면서 치유법에 대해 생각해보니까 다른 부분에서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치유에 있어 어떤 일을 겪었는지가 아니라, 안전하다고 느끼는 주변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와닿았다.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도 무의식에 갇힌 내면의 나가 있는 것 같다. 나는 그 아이의 존재만을 인식했을 뿐, 아직 그 이상의 단계로 나아갈 용기가 없었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 아이의 슬픔을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화이트필드 박사는 그런 내게 용기를 가지라는 말을 해주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지금까지도 엄두가 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나 역시 화이트필드 박사의 치유법대로 나아가 그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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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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